고사위기의 기초학문 살리는 법 글러먹었다 - 박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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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
등록일
2002-02-25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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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학문분야에 11년째 몸담고있는 늙은 학생이다.
처음 학부 입학할 때만 해도 기초학문 위기라는 말은
듣기 어려웠고 나름대로 자부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고사위기라는 말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근간에 정부는, 기초학문을 고사위기에서 건져 고사직전상황을
계속 유지하고, 고등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어떻게든
어르고달래서 사회에 필요한 공돌이를 계속 수급하고자
각종 지원책(주로 돈이 많이 드는)을 만들어 발표하고 있다.

그나마 신경써 주어 눈물겹게 고맙다.

이런 정책을 가리키는 말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근시안.
미봉책. 뼈부러진데 파스붙이는 격. 칼에 찔린 상처에
대일밴드 붙이는 격, 머리터진 애 모자씌워 놓는 격,
신장 망가진 애한테 투석기 매달아 놓는 격, 심장병 걸린
애 등에 펌프 매어주는 격이다.

기초학문 고사와 이공계 기피현상의 이유는 다음의 것들이
절.대.아.니.다.

1. 대학이 경쟁력이 없다
2. 특히 서울대가 경쟁력도 없이 잘난체한다
3. 교수의 행정업무가 많다
4. 연구비가 부족하다
5. 학생들이 가난하여 대학원에 안간다
6. 대학원생들이 가난하여 과외를 뛰느라 연구에 소홀하다
7. 우리나라는 원래 후지다
8. 일제시대에 조선인 기술자를 양성 안해서 그렇다 --;

기초학문 고사와 이공계 기피현상의 진짜 이유는 다음의 것들이다.

1. 의사가 돈 '매우' 많이 번다.
2. 변호사가 돈 '매우' 많이 번다.
(돈 못버는 의사 변호사 많다는둥 그런 우는소리 집어쳐라.
동네의원 호황난리났다는 기사 엊그제 실렸다. 돈없어 우는 변호사
와 돈없어 우는 박사중 누가 많은지 세볼까?)
3. 은행원이 연구원보다 월급이 많다
4. 펀드매니저가 연구소장보다 월급이 많다
5. 과기처 장관은 과학자일 필요가 없다. 치과의사출신이면 학부
2학년까지는 이공계였다고 쳐준다.
6. 이공계 전문인력은 진로도 뻔하고 수명도 뻔하다.
7. 인문사회계 전문인력은 그나마 갈 진로도 없다.
8. 열심히 연구해도 항상 선진국과 비교하며 괄시한다
(미국 연구진이 지네 말로 지네끼리 노는 미국 학회지에 논문 내는
것과 한국 연구진이 내는 것을 개수로 단순비교한다.)

그렇다. 기초학문 열심히 해서 전문가가 되 봐야 잘먹고 잘 살수
없는데다 보람도 못느끼게 해주시고 명예도 못느끼게 해 주시는
사회 분위기인데 뭐하러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길을 스스로
가겠는가?

7,80년대 암울했던 독재시대엔 현실이 암울하니 사람들이 꿈만
꾸었는지는 몰라도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1위가 과학자였다.

글이 더 새기 전에 결론을 요약하자면, 이공과학자나 인문사회학자가
대우받는 사회가 되어야 기초학문 고사니 이공계 기피니 하는 말이
안나오는 법이라는 것이다. 방법은 쉽다. 월급을 많이 주면 된다.
당장 국립대, 국책연구소, 정부출연연구소부터 월급을 올려주면
된다. 그러면 이바닥 시스템이 다 따라서 올려주게 되어 있다.

대학원가면 몇십만원씩 장학금 줄께 대학원 가라고? 대학원 안가고
외국계 회사에 취직하면 몇백만원씩 월급 받는데 그 몇십만원 받으려고
아무도 안알아주는 힘든 길을 왜 가겠나. 연구비 많이 줄테니 맘껏
연구하고, 연구비 많으면 행복할테니 이공계 가라고? 연구비 주고
어디썼나 만원짜리 영수증 한장까지 붙여서 정산하고 각종 서류로
행정업무에 치이게 만드는데다가, 몇년후 연구비투자를 늘렸는데
왜 성과는 몇배 안늘어났냐고 또 사회적으로 기초과학하는 사람들
질책하려구 그러는거지? 우리가 뭐 언제는 연구비 풍부해서 연구하고
연구비 없어서 연구 안하고 그랬던가?

단단한 착각이다. 대학원생 용돈 쥐어주고 교수들 연구비 뿌려준다고
기초학문이 융성하고 양질의 인재가 몰려들줄 알면 오산이다.
기초학문을 사회에, 나라의 발전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인식하고 대우해주는 것이 먼저다.

기초학문 하는 사람들도 각성해야한다. 기초학문 학자 출신 정치인도
나오고, 돈 많이 버는 기업인도 나오고, 글 잘쓰는 사람도 나오고,
심져 연예인도 --; 나오고 그렇게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 고고한척
'난 기초학문하니까...' 하고 살아서는 영원히 사회의 마이너리티
집단이 되고 계륵적 존재, 아니 심져 기생충적 존재가 되고 말 것이다.

  • 익명좋아 ()

      대우안해줘도 좋으니까 무시하지만 말아다오 라고 이야기 하고 싶군요. 기초과학하는 사람들이 먹으면 얼마나 먹는다고 돈도 안주고 먹는 것 걱정하게 만들까요, 대한민국 만세입니다.

  • 오상혁 ()

      박상옥

  • 김덕양 ()

      이 글이 가장 처음 올라왔던 곳의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a href=http://bbs.hani.co.kr/Board/ns_write/Contents.asp?STable=ns_write&RNo=17884&Search=&Text=&GoToPage=1&Idx=32763&Sorting=1 target=_blank>http://bbs.hani.co.kr/Board/ns_write/Contents.asp?STable=ns_write&RNo=17884&Search=&Text=&GoToPage=1&Idx=32763&Sorting=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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