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정치에 과학기술인력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까요? - eyeofboy

글쓴이
sysop2
등록일
2004-04-05 05:53
조회
5,2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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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이름    eyeofboy (2004/04/02, Hit : 232, Vote : 3) 
 
 
 
제목  어떻게 정치에 과학기술인력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까요?
 
 

이번에 총선에서, 혹시나 하셨겠지만, 불행히도 역시나 
비례대표 공천에서 과학기술 인력은 그다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과학기술에과 그 현황에 대해 잘 모를 사람들이 만든 법안의 효율성은 둘째치고...
이번 결과를 보면서,
과연 과학기술인력이 가만히 '이렇게 해달라'라고 요구조건만 내거는 것이
합당하고, 바람직한 모델인지를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현재 대부분 생각하는 그림들은,

Case1) 각 정당에서 일정 부분의 비례대표를 과학기술 인력으로 할당한다.
          권위 있으신 교수님, 혹은 연구원, 기업체 임원들이 비례대표로 뽑힌다.
          그 분들이 과학기술 진흥 및 과학기술 인력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대한민국은 보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_-;;

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좋은 그림이고,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지 이루어지지 않는게 문제겠지요.

그렇다면 왜 이루어지지 않을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과연 이것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 모델인지는 의구심이 생깁니다.
즉, 앞으로 이런 그림이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지요.

제 개인적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없다.'라는 쪽에 가깝습니다.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너무 낮습니다.

가능성이 낮은 이유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과기인력의 '희망사항'만으로...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2. 따라서 정치적 영향력 및 연고 관계가 없는 단체 혹은 세력인 과학기술 인력을
정치권에서 비례대표로 다수 뽑기에는 우선순위에서 뒤쳐진다.
3. 정치적 기반이 없는 비례대표로 소수의 과기인력이 뽑힌다하더라도 정책적인 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간단하게 첨언하면 현재 제 짧은 지식으로는 각 당의 총수되시는 분들이나,
기타 정치권에서 무게를 가지신 분들과 과학기술계의 인력이 정기적으로 접촉해서
의견을 나누는 자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비례대표로 뽑힌다고 하더라도, 그 분들이 정책기조를 바꿀 수 있을 만한 힘을
현재 정치구조에서 발휘하실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만약에 이번 비례대표로 각 당이 과기인력 10명씩을 뽑아서...
대략 20-30명의 의원이 선출되었다고 합시다.
그리고 그 분들이 '과학기술인력'이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캐나다처럼 'Engineering'자격증을 신설한다."
"Engineering자격증을 취득한 자는 각 분야의 Engineer로 불릴 자격을 가진다."
"각 기업체는 특정 프로젝트에 해당분야의 Engineer 자격증 소지자를
일정 비율 이상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Engineer가 특정 기술 개발에 공헌했다고 하면, 각 기업은 그에게 특허권리중 X%를
지급하고 그 권리는 기업에 양도되어 질 수 없다."
"기업은 그 해당 특허에 대한 권리 사용료를 지불하여야 한다."

이런 정책이 있다면 Engineer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고,
상당수의 기술인력들은 Engineer의 자격증을 취득할 것입니다.
그 결과 안정적인 댓가를 받으며 기업체나 기타 조직에 공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정말로 이런 정책을 입안하려 한다면,
이에 반대하는 기업들이 (존재하겠지요?) 이런 법안에 대한 부정적인 요소들을 들어서,
언론 매체나 여러 경로 (양성적, 음성적인 경로)를 통해서
그 법안 통과 혹은 상정 조차도 막으려 할 것입니다.

물론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만, 이런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치적 능력 및 활동이 요구되겠지요.

따라서, 단순히 비례대표로 뽑히는 것 보다는, 정책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이공계 출신이 많이 진출하는 것이 더욱 의미있고 가능성이 높은 일이 아닐까합니다.
(비례대표로 뽑는게 의미가 없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그것도 물론 필요한 일입니다.
단지 현 상황에서 기대만큼의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의 경우는 어떨까요?

Case2) 정권을 잡은 인사들이 주요 공기업 및 장관, 주요직에 과학기술 인력을 배정한다.
          주요 공기업, 장관, 차관을 경험한 인력들이 정부요직 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등장한다. (각 당의 비례대표 후보)
          그 분들이 과학기술 진흥 및 과학기술 인력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대한민국은 보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_-;;

Case3) 정치에 관심있는 과학기술인력들이 정치 무대로 나선다.
          이분들 중 소수나마 국회의원이 되기 시작한다.
          국회의원으로 경험을 쌓고, 더 나아가 행정분야로도 진출한다.
          그 분들이 과학기술 진흥 및 과학기술 인력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대한민국은 보다 살기 좋은 나라가 된다. -_-;;

......................................

저는 이공계 인력들 가운데 뜻 있으신 분들이,
반드시 기술이나 학문의 길 보다
이러한 전문지식을 정책적인 기반, 혹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정치에 진출하시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공계에서 배운 지식 및 합리성을 바탕으로 다른 면에서 개인과 사회에 공헌하는 방안도
중요한 일입니다. 대부분 이공계인력들이 '선비정신'이라고 할까요?
자신의 꿈 - 기술, 학문적인 의미 -을 이루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사회가 지원을 해주기를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회 누구나 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계시지 않을까요?

따라서, 이공계인의 목소리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이공계인 출신의 정치인들이 많이 나와야 하고,
각 국가의 발전 과정에서 이공계 출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학문적인 분석이나 연구가 이루어 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보다 효과적인 활동을 했었으면 합니다.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Scieng.net에서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최소한 이런 선거철에, 혹은 정기적으로
"이공계와 정치인 - 각 당의 당수, 혹은 과기처 인사들, 국회의원-간의 대화 행사 정도는
Scieng.net 이름으로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무능하다고 미워하고 반목할 생각 말고,
그쪽 분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고,
또한 그쪽 분야에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고 인맥을 형성하는 것도
정치에 과학기술인력을 반영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나...

젊은 과학도들중에도 정치를 꿈꾸는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두서없이 점심시간에 밥도 안먹으러 가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입체냉각 (2004-04-02 16:45:31) 
 
대화를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정치인들을 압박할 수 있는 정치력을 우리 스스로 기르는 것이 먼저입니다. 
 
 
 
나대로 (2004-04-03 09:55:27) 
 
입체냉각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떻게 하면정치인들에게 아니 우리 사회의 깊이 뿌리박혀 있는 과학기술에 대한 천시하는 정신이 깃들어 있는 시스템, 법제도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어나가도록 하는 힘과 정치력을 기를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대한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했으면 합니다. 
 

2004년 4월 2일, 회원자유게시판에서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now&page=2&category=&sn=off&ss=on&sc=on&keywor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211

  • 아톰 ()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가고 싶은 길입니다.
    시간도 노력도 많이 필요한 일이지만..
    패러다임은 변화를 원하는 자에 의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 ()

      옳소 전적으로 같은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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