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박사 잘 가소 - 심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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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sop2
등록일
2002-05-2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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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1일 미국 EP-3 정찰기가 중국 F-8 군용기와 충돌 후 중국 남부 하이섬에 비상 착륙하였다. 이 비행기는 전자첩보 비행기로써 중국측에서 가장 탐내는 것이 고성능 시시디 카메라가 부착되어 있었을 것이다. 시시디 카메라는 빛을 전자로 변환하여 7000배 이상으로 증폭하여 지상의 목표물을 차량번호판 정도의 글자까지 읽어 낼 수 있고 670 KM 높이 인공위성에서 1M 간격의 물체를 분석 할 수 있는 고성능 카메라이다. 이러한 고성능 카메라와 같은 계측 장비는 미국 국방부에서 전략물품으로 분류되어서 구입이 여간 쉽지가 않다. 요즈음 한국정부가 F-X 사업에서 F-117 스텔스기를 구입하지 못하고 한 단계 아래인 F-15기를 구입해야 되는 것과 만찬가지이다. F-15기를 구입하는 것은 전쟁시에 혹시나 F-117를 대여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비상 착륙한 EP-3 첩보기에서 중극측 에서 이 카메라를 훔쳐갔을까 아니면, 비상 착륙 30분 동안 미군이 기체로부터 카메라를 분리시켜 바다에 버렸을까. 독자의 상상력에 맡기기로 한다. 한 사회를 오랜 세월 유지하는 것은  최종적인 보루는 결국 물리적인 힘이다. 당나라에 잡혀간 신라 구진천이가 철판을 관통하는 노(弩)기술을 당나라에 넘기지 않아서 20만 당나라 기마병을 무찌를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물리적인 힘을 다루고 공부하는 이공계 학과를 기피하는 현상 등, 이러한 물리적 힘에 대하여 경원시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공백으로 인하여 생기는 끔찍한 재앙은 다 우리의 몫이다. 20만 여성이 위안부로 끌려한 할머니들이 살아 계시지 않는가.
아무리 정신적으로 훌륭하고 찬란한 문화를 가졌어도 개개인이 아주 훌륭한 교육을 받고 본인 스스로 아무리 좋은 직업을 갖고 떵떵거리고 살아도 나라를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이 없다면 종교도, 학문, 인간관계도 정상적으로 또는 본질적으로 계속 될 수가 없다. 각자가, 더 나아가서는 공동체가 서로에게 결국은 배반의 총을 겨눌 수 밖에 없다. 행주산성에서의승리도 나당전쟁에서 20만 당나라군을 무찌른 것도 물리적힘을 과학적으로 제어 할 수 있는 지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힘은 국민적 합의와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더욱더 많은 시간이 요하는 것이며 국민의 도덕성, 근면성, 지도자의 장기적인 전략적 비젼에서 나온다.
얼마 전 론하워드 감독의 뷰티플 마인드 영화를 감상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동료직원의 추천으로 이 영화를 감상하게 되었다. ‘내쉬균형(상대가 최선의 전략에 따라 행동할 거라고 가정해 참여자마다 최선의 전략을 추구하는 것)’ 논문으로 1994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한 존 내쉬의 삶을 그린 실화이다. 영화의 내용에서 그의 삶을 담아내기는 역부족이었으나 한 사회가 지식인의 창조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지켜 가는가를 보고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
내가 근무하는 연구소에 유리창을 깨는 사람, 근무 시간에 산에 가서 돌 던진 사람, 매일 도서관에서 중국어 말을 하는 사람들, 동료에게 피해를 준다는 의미로 아이엠에프(IMF) 이후에는 볼 수가 없다. 나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에 내 자신도 그들을 이상한 사람들로만 취급하고 말았다. 아직 우리는 창조성보다는 남의 것 암기하고 복사하고 하는 것에 우선을 두는 사회이다. 시외 버스 출퇴근 차에서 가끔 만나 연구 및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던 김박사가 미국으로 취직이 되어서 이민을 간다고 출근길 버스안에서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 학회에서 논문발표를 하였는데 스텐포드 대학에 있는 교수가 발표 내용을 듣고 스텐포드 대학에서 1년간 공부 할 수 있는 조건, 공부하는 동안에 4만 5천불 지급 등의 조건과 항공우주국과 MIT 공대 등과 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이야기이다. 아마 부시 공화당이 추진하는 미사일방어(TMD)프로젝트 냄새가 난다. 작년 겨울 고향에 와서 근무하고 싶어 모 대학에 원서를 냈는데 내부 사정으로 채용이 되지 않았다.
마라톤을 3번이나 완주했다는 김박사, 이번 14일에 전군(전주-군산) 마라톤에 뛰기로 했는데 무척 아쉽구만. 애굽 파라오 왕이 히브리노예들을 자유인으로 놓아주지 않아 10가지 재앙이 임하지 않았소. 아직 우리 사회는 물리적인 힘을 만들어 내는 과학기술자들을 중국이나 미국, 일본처럼 자유인으로 허락하지 않아요. 아마, 언제가 10가지 재앙 중 가장 무서운 장자가 죽는 일이 벌어질지 모르죠. 김박사 잘가소, 출장 가면 만나서 한민족 재앙 막는 이야기하면서 술 한잔합시다.     
     
옮긴이 주: 자유게시판 200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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