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복제의 안전한 성공 확률은 제로?

글쓴이
Simon
등록일
2003-11-1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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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주 현재 네이처 온라인에는 최초의 체세포 복제 성공 사례인 '돌리'의 탄생에 참가했던 영국 연구진과 에딘버러 대 연구팀 등이 동물 복제의 실패 원인에 관한 요약 보고서를 게재해 놓고 있다. 따라서 본 지에서는 특별히 2회에 걸쳐 수잔 린드 등이 네이처에 게재한 장문의 보고서를 정리해 싣는다.

상단 그림) 체세포 핵치환에 의한 복제 과정: a 유사분열의 중기에 난모 세포로부터 염색체 제거 b 세포 분할의 여러 주기 중 G0 상태에 있는 타 개체로부터 기증 받은 세포를 이미 핵이 제거된 난모세포에 심음(치환). C 이제 수정란을 인위적으로 자극시키면 발생 시작d체외의 임시 수용체에서 수정란이 일정한 세포 분열을 끝내고 속이 빈단계가 되는 배반포 시기에 이를 때까지 키움 e 체외에서 자란 배반포를 최종 수용체로 이식f 세포를 기증했던 동물과 유전적으로 같은 복제 동물이 수용체 내에서 발생 완료.

하단 그림) Table 1 복제된 동물들의 종별 병인론적 이상징후와 특질


네이쳐 리뷰/유전학 4, 855-864 (2003); doi:10.1038/nrg1205

file=/nrg/journal/v4/n11/full/nrg1205_fs.html

인간복제 성공 가능성은 로또 당첨 확률?

수잔 린드, 제인 테일러, 폴 드소사, 팀 킹, 미셸 맥개리, 이안 윌뭇
1 영국 에딘버러대 수의학과
2 영국 로즐린 연구소

인간 외의 포유동물을 복제하였을 경우 발생하는 치명적 결함과 이상 징후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현재에도, 세포의 핵 치환(nuclear transfer)을 이용하여 인간을 복제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동물을 복제한 후 유발되는 거의 모든 문제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한다. 첫째, 유전적 즉 선생적 요인(genetic), 둘째, 비유전적(epigenetic) 다시말해 후생적 (유전자 외에 주변 환경 등) 요인이다.

그러나, 창조주를 제외하고 복제 후 생겨난 문제의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야기되었는지 정확히 아는 이는 아직 없다. 치료용이 아닌 재생산(reproduction)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 복제는 분명 비윤리적이며 만시지탄이다. 그러나, 복제된 태아를 가지고 (간암 환자의 경우 손상된 간 조직과) 세포를 배양해 내는 작업은 환자에게 엄청난 유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치료를 목적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특정 세포의 부분적 생산을 해보자는 관점에서, 인간복제가 과연 안전히, 그리고 아무 탈 없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접근한다.

분할된 동물 세포로부터 복제된 최초의 성공적 포유류는 복제양 ‘돌리’였다. 태아의 세포를 이용한 동물 복제가 성공한 적은 돌리 탄생 이전에 이미 있었지만, 지금은 죽은 ‘돌리’ (암컷)가 세간의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완전히 성숙한 동물의 몸 일부를 가져다 복제했다는 것이다. 즉, 체세포 핵치환(Somatic Cell Nuclear Transfer; SCNT)이 성공함으로써 완전히 성숙한 세포(돌리의 경우, 포유류 상피세포, mammary epithelium)를 가지고도 이전까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또 다른 세포의 분화 및 연이은 개체 발생이 가능하다고 입증된 셈이다(비록 불완전했다고 판명났지만). 이전에는 태아 세포, 즉 세포 분할의 가능성이 매우 높고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경우에만 개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으며, 돌리의 경우와 같이 이미 다 자라나서 더 이상 세포 분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던 체세포를 가지고 별도의 또 다른 개체를 만드는 일은 ‘신의 영역’이라고 간주했다. 돌리는 6년을 살았고 병원체에 의해 유발된 폐의 염증 때문에 죽었다.

진일보한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체세포 핵치환에 의한 동물 복제(SCNT)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복제 동물 상당수는 발생의 초기 및 중간 단계에서 사망하고 있다. 발생이 끝나 살아났다고 판단된 복제 동물의 경우에도 완전히 성숙하기 전, 원인 불명의 여러 질환에 의해 유아기에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몇 몇 사례를 통해서만 복제 동물이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고 있다. 문제는 ‘복제라는 여러 로또 후보군’ 중에 최후의 당첨자를 판가름해 내는 결정적 요인이 무엇인지를 아직 모른다는 점이다. 핵-치환 기술 자체에 관해 모아진 폭발적 관심에 비하여 복제로 인한 미숙아 또는 태아 발생 전후 단계, 그리고 출생 후 생긴 병리학적 문제들에 관한 정확한 메커니즘에 관한 관심은 극히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치료용 배아 복제 (박스 기사1)는 연구용 배아 세포의 활용 가능성에 세간의 이목을 다시 집중 시키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고등 동물의 복제가 과연 생각만큼 안전한 지, 그리고 세포로부터 하나의 개체로 발생하는 과정에 변이 또는 이상은 왜 생기는지를 규명하는 일은 복제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복제의 안전성에 관한 고찰없이 무작정 핵치환 기술을 사용하려 한다면, 잘해봐야 과학적으로 의미있는 연구를 위한 연구가 될 것이고 최악의 경우 만인과 역사의 심판대 위에 올라야만 할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

소위 비-재생산용 복제라고 명명되는 기술이 있는데 돌리와 같이 재생산을 목적으로 하나의 개체를 ‘복사’해 버리는 경우와 차별화시켜 이것을 ‘치료용 복제’라고 칭한다. 이론적으로 심장과 뇌 등의 생체 기관은 복제된 배아 세포를 사용하여 손상된 부위의 대체 및 병변 완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유전자에 문제가 생겼거나 유전 변이가 생겼을 경우에도 자신과 동일한 유전자를 가진 복제된 생체 부위를 이용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완치 될 수 있다. 이런 긍정적 맥락에서, 복제가 왜 실패하고 있는 지 사례를 분석하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유관 기술의 진일보한 발전에 여러 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실패의 증거
복제가 실패한 원인은 두가지 소스로부터 찾는다: 이미 수차례 복제 시도를 했지만, 한번도 성공하지 못한 종(specicies)과 복제 시도가 성공한 종(이 경우도 실패율이 무척 높았다). 물론 시간이 지난 후 훗날 성공 못한 많은 동물들이 복제에 성공한 사례로 탈바꿈되어 보고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특정 종의 경우 결코 복제가 만만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고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므로, 성공한 사례들에 비추어 이들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가늠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복제에 실패한 대표적 종. 복제 양 돌리를 만들어낸 핵치환 기술(SCNT)로 복제하지 못한 대표적 동물은 원숭이다. 보다 정확히, 흔히 의학 및 생체 실험에 쓰이는 짧은 꼬리의 붉은 털 원숭이(Rhesus macaques)를 복제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복제의 실패에 관한 결정적 증거들을 찾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인간 복제를 궁극적으로 성공시키고 싶다면, 우선 인간 외 영장류의 복제에 성공해야 함은 주지의 사실이다.

붉은 털 원숭이의 경우 생체 이식 전 태아로부터 추출한 핵을 사용하여 복제에 성공한 사례는 있다. 하지만, 돌리의 경우와 같이 완전히 다 성숙한 성체 세포를 사용하여 복제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복제에 성공한 다른 종들과 달리, 붉은 털 원숭이는 유사 분열 시 분열 축의 형성 및 배열이 다른 동물에 비해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착상이 되지 않은 수정란으로부터 핵을 떼어내는 과정(체세포 복제의 경우 체세포 핵을 치환하기 직전에 꼭 필요한 단계)에서 유사 분열의 축을 바로 잡아 형성시켜주는데 필요한 단백질이 사라져 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는데, 추정컨데 해당 단백질들 사이의 염색체가 서로 너무 비슷하여 핵 분리 과정 중에 같이 제거되어 버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붉은 털 원숭이의 복제가 실패한 이유는 핵치환 후에 세포들이 분할하는 데 필수적인 주요 단백질 중 일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불행히도 인간을 복제할 경우에도 붉은 털 원숭이를 복제할 때 생겼던 비슷한 문제가 생길지에 관해서는 해당 연구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 설령 원숭이 복제 시 세포 분열을 위해 필요했으나 사라진 단백질이 인간 복제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점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으로서는 사라진 단백질을 복원시키는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다. 어쩌면 종 별로 복제 기술을 다르게 가져가야 할지도 모른다. 얘기인 즉, 최근 복제에 성공한 쥐의 경우에도, 실패의 실패를 거듭하다 결국 다른 종에서는 일어나지 않지만 쥐와 같은 종에서만 존재하는 난모 세포 자극(oocyte activation) 기술을 도입, 기존 기술에 변화를 꾀함으로써 복제가 성공했던 것이다.

복제에 성공한 종. 표 1에는 지금까지 복제에 성공했다고 보고된 동물들의 복제후 나타난 징후와 신체 주요 지수들이 실려있다. 성공했다고는 하나, 심혈관계는 물론이고 체중도 각양각생으로 비정상적이며 많은 문제점들이 혼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상, 쥐, 염소, 그리고 돼지의 경우 다른 동물, 이를테면 양이나 소 등에 비해 복제 후 생긴 문제가 적은 것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몇 몇 연구의 경우 복제 동물의 이상 징후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쓰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복제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를 무작정 비교하여 어떤 결론을 도출해 내려는 것은 현재로서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원문링크) http://www.nature.com/cgi-taf/DynaPage.taf?file=/nrg/journal/v4/n11/full/nrg1205_r.html&filetype=&dynoptions=

Scieng News Service 심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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