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교란하는 태양의 격렬한 활동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3-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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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SOHO 우주선이 지난 10월 말에 찍은 태양 표면의 이미지. 두 군데에서 격렬한 활동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구를 교란하는 태양의 격렬한 활동


해양기상국(NOAA)의 연구진들은 지난 10월 말경에 태양 표면에서 매우 격렬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두 군데를 발견하였다. 그중 하나는 코로나가 덩어리로 분출되는 현상, 즉 CME(Coronal Mass Ejection) 이었다.
CME는 태양표면의 강력한 폭발현상으로서, 거대한 플라즈마 거품이 태양의 표면으로부터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솟아오른다. 그 결과 대전된 입자와 가스가 분출되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된다.

CME는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그 해답은 남극과 북극 사이로 지구를 아치 모양으로 둘러싸며 자기력선을 형성하고 있는 지구 자기장과 관련이 있다.
태양은 평시에도 대전된 입자들을 지속적으로 방출하며, 이는 태양풍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대전 입자들, 즉 음으로 대전된 전자와 양으로 대전된 양성자 등이 지구 대기권에 돌입하면 같은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자기장의 자기력선에 따라 방향이 바뀌게 된다.

입자들은 남과 북으로 움직임에 따라, 대기권에서 원자와 이온들에 부딪히면서 지구를 향하여 나선을 그리며 운동하게 된다. 그 결과 이들은 가시광의 형태로 전자기파를 방사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얇은 종이장처럼 빛나 보이는 '오로라'이다. 오로라가 가장 흔히 나타나는 곳은 지구 주위에서 고리 모양을 형성하는 두 대역인데, 하나는 자북극으로부터 10도에서 20도만큼 떨어진 대역이며, 다른 하나는 자남극으로부터 10도에서 20도 만큼 떨어진 대역에 위치한다.

일반적으로 태양풍은 비교적 일정하다. 그 결과 지구의 자기장 역시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그러나 CME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대기권은 비정상적으로 밀도가 높은 대전 입자들로 넘쳐나게 된다. 이는 자기장의 세기에 요동을 일으키며, 이른바 '자기 폭풍'이라 알려져 있다.
전자기학의 법칙에 따라서, 자기장의 세기가 급히 변화하면 자기장 내에 있는 전도체에 전류를 생성하게 된다.

전신 시스템을 이루는 긴 전선, 혹은 우리가 자주 쓰는 전화 시스템의 일부나 파워 그리드는 이러한 자기장에 매우 민감한 전도체로 되어 있다. 1859년에 강력한 자기폭풍이 닥쳤을 때에는 뉴 잉글랜드의 전신 교환수가 보스턴과 포틀랜드 간의 전신 선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터리를 꺼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저녁 때에 오로라로부터 발생한 전기를 써서 두 시간동안이나 전신을 제대로 작동시킬 수 있었다.

이런 전류는 민감한 전기 그리드에 골치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시스템의 접지 지점 간에 전압을 변화시키거나, 재해를 일으킬 수 있는 전력의 서지를 불러오거나, 변압기에 과부하를 걸리게 하고 전압 조절기에 무리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지난 1989년에는 하이드로 퀘벡 지방에 대규모의 정전 사태가 발생하여 6백만명의 캐나다 사람들이 어두움에 떨어야 했다.


[Scieng News 김덕양/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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