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자물리학 선구자 파웰 탄생 10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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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
등록일
2003-12-06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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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1947년 브리스톨대학에서 파웰과 오키아리니]


100년 전, 1903년 12월 5일에 세실 파웰(Cecil Powell, 1903-1969)이 태어났다. 이 영국 물리학자는 기본 넘원자입자(subatomic particle, 아원자입자)들의 발견에 초석을 놓았다.

파웰은 2차 세계대전 중에 입자의 궤적을 사진건판에 기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 덕택에 그와 브리스톨대학(University of Bristol)의 동료들은 π중간자(pi meson), 또는 파이온(pion)이라 불리는 입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이 1947년의 일이다.

파웰은 π중간자의 발견과 그것이 μ중간자로 붕괴하는 과정을 밝히는 등 실제적인 많은 성과와 사진 건판을 응용해 입자의 궤적을 기록할 수 있는 핵건판(nuclear emulsion)의 발명으로 195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파웰의 연구업적을 살펴보면, 당시의 입자물리학자들이 어떤 식으로 특이한 경로를 거쳐 입자물리학계에 발을 들여놓곤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는 초기에 증기의 응축에 대해서 연구하다가 1936년에는 지진학자로 서인도 제도로 가는 원정대에 합류하기도 했다.

그는 1930년대 후반에 브리스톨에서 우주선(宇宙線, cosmic rays)[1]을 연구하기로 했을 때 사진건판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전기적으로 대전된 입자가 핵건판을 통과하면 브롬화은과 반응하면 입자의 궤적이 검은 선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것은 1930년대에 이미 알려져 있었으나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고에너지 입자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안개상자(cloud chamber)[2]를 더 선호했다.

파웰은 핵건판을 사용하는 방법이 믿을만하고, 때론 안개상자보다 더 편리하다는 점을 다른 물리학자들에게 납득시켰다. 1946년, 파웰과 그의 협력자들은 핵건판에 나타나는 이상한 것들을 찾기 시작했다. 핵건판에는 우주선이 대기중의 분자와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입자들의 궤적이 나타나 있었다.

후일 파웰은 당시의 일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갑자기 과수원의 담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안에는 보호받고 있던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있고, 모든 종류의 이국적 과일들이 잘 익어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과 같았죠.” 가장 이국적인 과일 중 하나는 전자보다 수백 배 무겁고 음전하를 띠고 있었다.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원자핵의 입자들은 전자보다 2,000배 정도 무겁다.


파웰의 연구팀의 발견한 입자는 중간자로 밝혀졌다. 중간자는 1937년 안개상자 실험에서 처음 발견된 바 있다. 파웰은 1947년에 브리스톨(Bristol)에서 오키아리니(Giuseppe Occhialini), 뮤어헤드(Hugh Muirhead), 그리고 라테스(Cesare Lattes)와 함께 연구를 수행하다가 좀더 놀라운 것을 보게 되었다. 중간자가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 다른 종류의 중간자로 붕괴된 것이다.

파웰의 연구팀은 첫 번째 것을 π중간자 또는 파이온(pion)으로, 나중 것을 μ중간자(mu meson) 혹은 뮤온(muon)이라고 불렀다. 뮤온은 이전에 발견된 중간자와 같은 것으로 판명되었다.[3] 하지만 파이온은 새로운 것이었다. 파이온은 뮤온에 비해 1.3배 무거웠다.

사실 파이온은 일본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가 12년 전에 예언했던 바로 그 입자였다.[4] 이것은 원자핵 내에서 양성자들과 중성자들을 함께 묶어주는 핵력(核力,nuclear force)[5]을 매개하는 입자이다. 핵력은 중력, 전자기력, 약력과 함께 자연계의 네 가지 기본 힘 중 하나이다.

중간자들의 존자는 원자 물리학에 의해 친숙한 양성자와 전자보다 넘원자 세계에 더 많은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출처:Nature>
http://www.nature.com/nsu/031201/031201-7.html

<참고>
한국물리학회 물리학 용어집


[1] 우주선(宇宙線, cosmic rays)이란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높은 에너지를 가진 미립자와 방사선을 말한다.
[2] 안개상자(cloud chamber)는 과포화된 수증기가 투명한 상자 안에 들어있어, 대전된 입자가 그곳을 지나갈 경우에 마치 구름처럼 가는 선이 나타난다. 이는 대전입자가 기체분자를 통과해가면서 경로 부근의 기체분자를 이온화시켜 그 이온을 핵으로 해서 수증기가 응결하기 때문이다.
[3] 1937년 앤더슨(Anderson)과 네더마이어(Neddermeyer)는 우주선 속에서 최초로 뮤온을 발견하였다.
[4] 1935년 유카와 히데키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핵자(核子,nucleon), 즉 양성자와 중성자들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에 대한 이론을 만들었다. 유카와의 이론은 양자전기역학(QED)에 영향을 받았다. QED에 따르면 하전입자는 광자를 주고받음으로써 전자기적 상호작용을 한다. 전자기력의 범위는 무한한데, 그 이유는 광자가 질량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광자는 임의의 작은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 유카와의 이론에서 핵자는 중간자라 불리는 무거운 입자를 교환함으로써 강한 상호작용을 한다. 이것이 핵력이다. 핵력은 무거운 입자를 교환하기 때문에 제한된 거리 내에서만 작용한다.
[5]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양성자들은 +전하를 띠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흩어져 버리지 않고 원자핵을 구성한다. 여기에는 같은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끼리 밀어내는 전자기력보다 더 강한 어떤 힘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핵력이다. 핵력은 원자핵과 같은 짧은 거리 내에서만 작용해서 핵자, 즉 양성자와 중성자들을 강한 힘으로 묶어준다. 핵력의 도달범위는 10-15 m, 즉, 1백만분의 1 나노미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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