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여학생이 푼 '세기의 수학문제', 해답의 신빙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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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
등록일
2003-12-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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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학술지가 수학의 큰 미스터리 중 하나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논문을 회수했다. 하지만 이미 그것을 검토하고 온라인 상에서 출판까지 한 후였다.

11월 18일, 논리니어 애널리시스(Nonlinear Analysis)는 스웨덴 스톡홀름대학(University of Stockholm)의 대학원생 엘린 옥센힐름(Elin Oxenhielm)의 논문을 출판했다. 이 논문은 힐베르트의 23문제 중 16번 문제의 두 번째 부분을 해결했다고 밝히고 있다. 힐베르트의 23문제는 1900년에 독일의 수학자 데이비드 힐베르트(David Hilbert)가 도전이 필요한 난제로 지정한 문제들이다.

수학자들은 이것이 유효한 풀이라면 그것은 16번 문제에 대한 완전한 풀이를 찾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는 데에 동의한다. 옥센힐름은 “운이 좋다면 1년 정도에 풀이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라고 예견했다.

이 연구는 11월 24일 BBC를 비롯한 여러 언론매체에 의해 소개되었다. 그러나 논문은 즉시 수학자들의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프린스턴대학(Princeton University)의 존 매서(John Mather)는 “그것은 완벽하게 부적절합니다. 누가 그것을 증명이라고 생각했는지 상상할 수도 없어요” 라고 말한다.

옥센힐름의 연구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의 지도교수 이샤오 조우(Yishao Zhou)도 있다. 이샤오 조우는 그녀의 웹사이트에 “그 논문은 불완전하고 심각한 실수들을 포함하고 있다”라는 말을 남겨놓았다.

힐베르트 문제들은 지난 세기의 대표적 난제로 꼽혀, 그 중 하나라도 풀면 유명세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다. 힐베르트의 23문제는 2000년까지 세 문제를 제외하고 모두 풀렸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16번 문제는 대수곡선과 대수곡면의 위상에 대한 것으로, 기하학과 대수학이 경계를 다루고 있다. 이 문제의 두 번째 부분은 미분방정식의 주기적 해의 개수는 유한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주기적 해는 끝돌이(limit cycle)로 알려져 있다. 끝돌이는 안정된 궤도로, 계(system)의 운동은 결국 이 궤도로 돌아온다. 이 현상은 자연계에서 흔히 발견된다. 힐버르트의 16번 문제 두 번째 부분의 증명은 끝돌이 현상과 관련된 심장박동, 동물의 움직임, 그리고 계속 진행하는 진동 등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고 있다.

옥센힐름은 그녀의 증명을 ‘함수 묘사(describing functions)'라는 방법을 사용해 공식화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비선형 방정식에서 끝돌이의 존재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스웨덴 칼머스공대(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수학자 그리고리 로젠블리움(Grigori Rozenblioum)은 “단지 몇 분만 살펴보아도 그녀의 추론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서 “옥센힐름이 연구한 근사해들은 증명에서 요구되는 정확한 답을 제공할 수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의 방정식들은 근사항들을 마치 정확한 것인양 다루고 있죠”

“그 연구는 출판되지 않았어야 합니다” 라고 로젠블리움은 말한다. “그 학술지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학계에선 꽤 명성이 있는데 말이죠”

논리니어 애널리시스(Nonlinear Analysis)는 12월 4일 그 논문을 회수했다. 편집자인 플로리다공대(Florida Institute of Technology)의 수학자 라크쉬미칸담(V. Lakshmikantham)은 “현재 논의되는 문제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출판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한편, 논문은 최초에 한 명의 검토자에 의해서 인정된 후 현재 좀더 심도있는 검토를 위해 추가로 두 명의 수학자에게 보내져있다. 그들은 옥센힐름의 풀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녀의 방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더 이상의 언급을 회피했다. 그녀는 노르웨이의 신문 아프튼포스튼(Aftenposten)과의 인터뷰에서 “논리니어 애널리시스의 편집자들은 그 논문을 사정하고, 그것을 받아들여 출판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내용에 대한 저작권을 가지고 있죠. 그러므로 그들이 논문의 정확함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라고 말했다.


<출처:Nature>
http://www.nature.com/nsu/031208/031208-4.html

<관련기사>
(연합뉴스) ‘세기의 수학문제’ 대학생이 풀어
http://news.empas.com/show.tsp/20031128n00888/?s=687&e=865

  • 아즈 ()

      얼마 전에 스웨덴의 여대생(사실은 대학원생인 듯)이 힐베르트의 23문제 중 하나를 풀었다고 화제가 되었고, 국내 언론에도 소개가 되었는데 그 이야기에 관한 것입니다. 그런데 풀이의 신빙성에 관해 논란이 일고 있더군요. 국내 언론에 나온 내용은 관련기사에 링크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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