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울음소리에 주파수가 맞춰진 부모들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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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africa
등록일
2003-12-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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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울음소리가 감정을 유발한다.

부모들의 뇌가 아기 울음소리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 뇌영상기법(brain-imaging) 연구에서 밝혀졌다. 한편, 부모가 아닌 이들은 대개 아기 울음소리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위스 Basel 대학의 연구진들은 녹음된 아기 울음소리와 웃음소리를 부모와 부모가 아닌 성인들에게 들려주고, 자기공명단층촬영기(fMRI)를 이용해 그들의 두뇌활동을 측정했다.

그 결과, 부모들의 뇌는 아기 웃음소리 보다 울음소리에 더 반응을 보였다. 울음소리는 감정을 담당하는 소뇌편도(amygdala)를 활성화시킨다. 연구책임자인 Erich Seifritz에 따르면 이는 생물학적 감각으로, 부모에게 아기 울음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부모는 이로 인해 근심 걱정 같은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간이 진화하는 가운데 유전되면서, 어린 아기들의 생존 수단에 이용된다고 보여진다.

이와는 반대로 부모가 아닌 이들은 울음소리 보다 웃음소리에 더 반응을 보였다.

Charleston의 South Carolina 의과대학에서 엄마와 아이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Jeffrey Lorberbaum 은, 뇌세포는 어쩌면 자녀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쥐를 예로 들자면, 어떤 세포는 어미 쥐를 새끼에게 가까이 다가가게 만들지만 어미 쥐가 아닌 쥐일 경우에는 새끼를 피하게 만든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일 수 있다.

모성본능

남자와 여자, 성별에 따라서도 다르게 반응한다. 여자가 아기의 소리를 들을 때, 필요 없는 소리를 걸러내는 전두엽 대뇌피질의 활동이 저하되지만 남자는 그렇지 않다. 즉, 남자는 아기의 소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말이다.

여자의 경우, 아기울음 소리는 전두엽 대뇌피질 안의 소음 여과기를 개방시켜 아기의 울음소리를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지도 모른다.
뇌파는 강렬하게 감정(아기에게 우유를 먹이거나 꼭 껴안는 등의 행동에서 얻어지는 것 같은)을 자극하면서 다른 부위의 뇌로 전달된다.

연구진들에 의하면 아기 울음소리에 응답하지 않는 여자는 어머니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또 성별로 차이가 나는 것은 후천적이라기 보다 선천적인 것이라고 Seifritz는 밝혔다.

Lorberbaum는 이번 연구가 사람들 사이의 또 다른 사회적 연결장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사회적 연결장치에 문제가 이는 이들이 의학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예로 전체 인구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경계선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환자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의존적이고 감정적으로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 환자들은 전두엽 대뇌피질과 소뇌편도 사이의 연결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Lorberbaum은 이 부분의 뇌가 사회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정상적으로 반응하는지를 안다면, 경계선성격장애를 가진 이들의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참고
Seifritz, E. et al. Differential sex-independent amygdala response to infant crying and laughing in parents versus nonparents. Biological Psychiatry, 54, 1367 - 1375, (2003).


* 출처 : Nature
http://www.nature.com/nsu/031215/031215-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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