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병을 약물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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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피드
등록일
2004-01-1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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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 약물로 뇌 속에 덩어리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 한 연구진에 의해 아밀로이드 베타(Aß)라는 단백질이 알츠하이머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지목되었다. 이 단백질은 뇌 속에 플라그(원반형태의 이물질)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치매를 잘 일으키는 쥐의 Aß 단백질 수치를 낮게 유지한 결과 치매를 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1] Aß 단백질을 줄일 수 있는 약으로 사람의 알츠하이머 병을 치료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전 세계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는 약 1500만명. 과학자들은 Aß 단백질이 뇌 속에 플라그나 덩어리를 형성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단백질과 치매와의 직접적인 관계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 대학의 존 디스테로프트 박사(John Disterhoft)와 그의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기 쉬운 변종 쥐를 가지고 연구했는데, 쥐의 연령이 많아질수록 Aß 단백질 수치는 증가했으며 기억력이 감퇴했다.

  그러나 유전공학적인 과정을 거쳐 BACE1 이라는 효소를 제거한 쥐는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 BACE1 효소는 Aß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돕는다. 이 효소만 제거하면 Aß 단백질 수치는 낮게 유지되며 신경세포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이 결과는 뇌 속을 떠다니는 Aß 단백질이 지각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최소한 쥐에 대해서는 확실하다고 박사는 말한다.

  쥐에게서 BACE1 효소를 제거한 후에도 특별한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들은 아마 BACE1 효소를 제거하는 약물을 사람에게 투입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BACE1 효소를 제거하는 약물은 이미 있으며, 다음 단계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다. 이런 약물치료는 치매를 지연시키거나 역행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진들은 또한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을 놓고 벌여온 오랜 토론을 종식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떤 연구팀들은 Aß 단백질이 치매를 야기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또 다른 연구팀들은 타우(tau)라고 부르는 또 다른 단백질이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있다.

  디스테로프트 박사에 따르면 Aß 단백질이 타우 단백질 형성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둘이 차례로 병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다음 연구 목표는 BACE1 효소를 막는 약물이 타우 단백질의 축적도 막는지를 테스트 하는 것.

  이 연구는 작년 12월에 발표된 하버드의 루쿤핑 박사의 알츠하이머 병과 PIN_1 유전자의 관련성을 밝혀낸 논문과 함께 알츠하이머 병 연구의 큰 진전으로 여겨진다.


< 원문 >
Nature online, 8 Jan 2004
http://www.nature.com/nsu/040105/040105-6.html

< 참고자료 >
[1] Ohno, M. et al. BACE1 deficiency rescues memory deficits and cholinergic dysfunction in a mouse model of Alzheimer's disease. Neuron, 41, 27 - 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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