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가루이야기 (9) - 더불어 작용하는 분체입자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4-02-06 13:54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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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앞서 분체의 쓰임에 대해서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 바가 있다. 독자들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 분체 입자 그대로 제품으로 활용되는 경우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고, 그것이 또한, ‘분체=가루’라는 등식을 설명하는데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소개를 하였다.

하지만, 사실 분체는 단순히 분체입자 그 자체로서 제품으로 쓰이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보다 고기능성 제품에 분체 입자를 적용시키기 위해서 각종 폴리머나, 플라스틱 등과 함께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 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행해지고 있다.

최근에 폴리머에 분체입자를 섞은 복합재료가 이용된 제품으로서 우주항공기 및 비행기, 자동차 내장재, 건축 내장재, 공원의 의자나 테이블 등이 개발되고있으며, 선진 외국의 경우 분체를 이용하여 개발된 복합재료가 재료시장에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렇듯 분체입자를 플라스틱 및 고분자에 혼합한 복합재료들의 장점은 일일이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있고, 그 혼합비율과 효율적인 조합에 의해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나타나곤 한다.

예를 들어, 조물주가 이 세상을 창조할 때 유일하게 빠뜨린 것이라는 플라스틱은, 개발 된 이후, 이 지구상의 곳곳에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제품으로 활용되고있으나, 결정적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이기 때문에, 전자재료의 측면에서는 쓸모 없는 소재였다. 하지만, 최근 플라스틱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금속 분체입자를 차례로 배열하여 혼합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이 개발이 되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목분(木粉, wooden powder)을 이용한 복합재료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데, 이제까지 폐기물로 처리되던 건축자제를 파쇄한 쇄성물 또는 톱밥 등을 이용하여, ‘나무처럼 보여도 나무는 아닌’ 목재대체 복합재료의 상품화로 산림자원의 보호, 환경친화적 그리고 내구성, 내열성 등이 강한 고품질의 제품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분체를 이용한 복합재료의 개발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우주 왕복선의 경우 무게를 1 kg 줄이면, 전체 비용을 4 천만원 정도 절약 할 수 있고, 민간 항공기의 겨우 1 kg 감량에 1 백만원 정도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최근 분체를 이용한 복합재료는 토목 건축 분야에서 신소재로 각광 받고 있는데, 교량이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을 경우 기존의 시멘트를 덧칠하는 것에 비해 수 배 내지는 수십 배의 강도와 내구성을 가지고 보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것도 있다.

따라서, 분체입자가 기존의 폴리머, 플라스틱과 더불어 사용한다는 것은 신소재의 개발이라는 관점에서 기존에 나와있는 재료들에게 특별한 기능을 부여받지 않은 분체입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혼합시켜, 성형 공정을 통해 새로운 소재를 창출한다는 측면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어려움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유에서 더 나은 유를 창조하는 기술 집약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분체에 관심을 가지고 분체를 연구하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분체입자 하나 하나의 특성을 중요 시 하여 그 특성 규명을 하는 일차원적인 연구에서부터, 집합적인 분체입자의 특성, 즉 분체가 그 가루 자체로서 제품으로 사용되는 이차원적인 연구 그리고, 다른 제품들과 어울려 분체 입자의 특성에 전혀 새로운 기능을 덧붙인 제품으로 발현하는 삼차원적인 연구를 병행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는 생활 속에서 항상 분체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분체 입자가 언제 어느 곳에 사용되는지를 잘 관찰하면서부터 그 연구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21세기 프론티어 시대를 맞이하여,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황금덩어리를 발견 할 수 있는 것이 분체의 연구라 생각하고,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원한다.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최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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