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의 구분이 없어진다 - 가상현실(VR)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4-07-21 08:2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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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이란 컴퓨터를 이용하여 구축한 가상공간(Virtual Environment 또는 Cyberspace) 속에서 인간이 가진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인간이 오감으로 느끼는 감각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현실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가상현실은 여러 SF영화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인데 '론머맨'에서는 지능이 낮은 사람을 가상현실을 통해 교육시켜서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만들고, '데몰리션맨' 등에서는 남녀간의 가상의 육체관계, 즉 '사이버 섹스(Cyber Sex)' 장면이 나온다.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 3편까지 개봉된 바 있는 '매트릭스'에서는 인공 두뇌를 가진 컴퓨터에 의해 인간의 기억마저 지배당하는 매우 끔찍한 가상현실이 등장하는가 하면, 국산 SF영화인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역시 컴퓨터 게임을 통해 빠져드는 가상현실의 세계를 주무대로 한다.

가상현실은 구현 형태에 따라 6가지 정도로 나눠지는데 데스크탑형(Desktop Type), 투사형(Projected Type), 몰입형(Immersive Type), CAVE형(Computer-Assisted Virtual Environment Type), 원격조작형(Telepresence Type) 및 증강형(Augmented Type)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가상현실 기술은 각 형태에 따라 많은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는데 데스크탑형 가상현실은 주로 산업 설계나 게임, 건축등과 같은 분야에 사용되며 투사형 같은 경우는 주로 게임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본격적인 가상현실에 급접한 몰입형은 사용자가 입체형 HMD(Head-Mounted Display)를 머리에 쓰고 컴퓨터가 가상으로 만든 공간에 활동하도록 만든것으로 주로 산업용으로 많이 쓰인다. CAVE형은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동시에 가상현실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되어 있으며 주로 항공기의 모의 비행 및 군사용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 외 원격조작형은 위험한 지역에 로봇을 보내 로봇을 통해 상호작용을 하도록 하는 일종의 원격환경이라 볼 수 있으며 증강형 가상현실은 실제 세계와 가상의 물체를 합성하는 경우로 산업분야나 의료 분야에 쓰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상현실의 궁극적인 목표는 컴퓨터와 인간이 현실과 똑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인간의 감각이 컴퓨터가 제공하는 인위적인 환경을 느끼지 못하도록 현실과 가장 근접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가상현실 구현 기술의 핵심이다.
현재 많은 국가에서 이러한 핵심 기술을 구현을 위해 연구, 개발 하고 있는데 이중 시각 및 청각의 기술은 80%이상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으나 촉각이나 후각, 미각을 재현하는 기술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다. 최근 들어 특수하게 제작된 슈트(Suit-의복 전체에 피부가 압점 및 통점을 느낄 수 있도록 센서를 장착한 특수한 의복)를 통해 제한적인 촉각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든 것도 있으나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다.

가상현실은 1980년대 들어서 컴퓨터 그래픽, 인공지능, 산업공학, 제어공학 등의 도움으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하였고, 지금도 발전을 거듭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항공 조종용 시뮬레이터 등을 들 수 있는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무중력 상태인 우주공간에서 해야 할 일들을 가상현실 속에서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조그마한 실수가 치명적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는 우주공간 작업에 대비하도록 한 적이 있고, 국내에서도 항공기나 지하철 운행 훈련 등에 가상 현실 시뮬레이션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현실 기술을 가장 유용하고 활발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분야 중의 하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면서 사실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놀이공원에서는 어린이들이 시뮬레이션 놀이기구에 타고서 실감 있는 시각 효과 및 음향 효과, 그리고 거기에 일치하는 의자의 흔들림과 진동 등을 느끼면서 현실에 가까운 가상 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여러 놀이공원에서 게임형 가상 현실 시스템을 도입하여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분야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에서도 가상현실 기술을 응용할 수 있다. 사이버상에서도 물건을 사면서 만져보거나 냄새를 맡고 실물과 똑같이 비교해 볼 수 있다면, 언젠가는 전통적인 일반 상거래와 전자상거래의 구분이 없게 되어버릴 지도 모른다.
교육과 통신 분야에서도 가상현실은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 가상대학을 세울 수도 있고, 여러 대학들간의 원격 공동 연구나 다른 가상현실 기법으로 학습 효과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인데,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과 한자리에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원격 가상회의 시스템은 지금도 활용되고 있다.

근래에는 3차원 입체영상 기술 등이 가상현실과 접목되면서 여러 분야에서 실용화가 진행되고 있는데, 가상현실은 21세기 신산업질서에 맞는 핵심기술로서 경제, 사회, 문화 등 인류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많은 수요와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미래 산업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 :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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