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글쓴이
hiafrica
등록일
2004-07-22 13:58
조회
16,2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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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
밤하늘이 어두운 이유?

최근 계속되는 열대야현상으로 잠 못 이루고 뒤척이다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밤 피서 인파들이 연일 늘고 있다. 그나마 태양이라도 자취를 감추었기 망정이지 24시간 내내 강렬하게 내리쬔다면? 상상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다.
그렇다면 조물주는 과연 무슨 연유로 밤하늘을 캄캄하게 만든 것일까? 단순히 무더운 여름밤, 지구인들의 더 나은 평안한 잠자리를 위해서만은 아닐 것인데 말이다.

밤하늘의 어두움을 언급하기에 앞서 대낮은 왜 밝은지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보자. 대낮의 하늘은 왜 밝은가? 1차적인 원인은 바로 ‘태양’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의 존재도 존재지만, 그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공기가 빛을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태양이 있다 하더라도 태양 부근을 제외한 하늘은 어둡게 보일 것이다. 어두운 밤에 차 안의 전등을 켜면 유리창에 반사된 빛과 산란된 빛 때문에 밖이 보이지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이해가 빠르리라.

그렇다면 도대체, 밤하늘은 왜 어둡게 보이는 것일까. 그 이유는 18세기 독일의 천문학자인 하인리히 올버스(Heinrich Olbers)가 제안한 올버스(Olbers)의 파라독스로 설명될 수 있다.

우주론에서, 우주의 크기가 무한하며, 별들이 균일(homogenious)하고, 등방(isotropic)하게 분포돼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하늘의 어느 지점이든지 적어도 한 개 이상의 별이 존재하게 된다.
가령, 지구에서 직선 하나를 우주 밖으로 무한히 연장할 때, 그 직선은 적어도 하나 이상의 별과 맞닥뜨리게 되므로 하늘의 어느 부분이든 간에 별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야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물론 별빛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어두워지므로 하늘의 밝기가 태양의 밝기가 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의 밤하늘은 어둡기 때문에 파라독스라고 불리는 것이다.

1970년대 이전까지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주의 팽창설’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우주론에서는 우주의 팽창보다 우주의 나이가 유한하기 때문에 밤하늘이 어둡다고 설명하고 있다.
쉽게 설명하자면, 우주의 팽창에 의해 차차 멀어져가는 은하로부터 오는 빛은 도플러효과에 의해 점차 더 낮은 에너지, 다시 말해 낮은 세기로 이동된다. 즉, 우주의 팽창은 유한 우주로부터 지구에 도달하는 빛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어두워진다는 것이다. 사실 이 효과가 일부 작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자세히 계산해보면, 태양정도의 밝기를 갖는 밤하늘이 되는 올버스의 파라독스가 만족되려면 우주의 크기가 약 1016 광년이 되어야 한다. 현재 우주의 나이를 130억년으로 보면 그 크기는 대략 1010 광년으로 올버스의 파라독스가 일어날 크기보다 훨씬 작다. 즉, 우리가 유한한 나이를 가진 것이 올버스의 파라독스를 해결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결국 우주팽창으로부터 도출되는 빅뱅우주론으로 귀결된다. 이를테면 만약 우주의 나이가 1016이 되면 올버스의 파라독스가 일어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결국 팽창에 의한 밀도감소 때문에 파라독스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단, 빅뱅에 의한 팽창우주가 아니라, 정상우주나 팽창하는 정상우주에서는 파라독스가 현실화될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밤하늘이고, 별이 아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자. 만약 우주배경복사를 감지하는 곤충이 있다면 그 곤충에게 밤하늘은 여전히 대낮처럼 밝게 보일 것이다. 다시 말해 우주 탄생 후에 적당한 시기(즉, 흑체복사가 6000도에 이를 때)에 인간이 밤하늘을 보면 역시 대낮처럼 밝을 것이라는 얘기다.

정리 유화설

원문링크 : http://www.scieng.net/zero/view.php?id=tech&no=1465
소요유님, 저녁노을님, 남영우님의 글을 참고했습니다.

  • 김선영 ()

      Q&A에 올라왔던 글이 잘 정리가 되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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