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시각의 한계 - 용의자 식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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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g office
등록일
2005-02-2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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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각의 거리에서 떨어져서 본 줄리아 로버츠의 얼굴. 좌에서부터 5.4피트, 43피트, 172피트)

추리소설에 가까운 Geoffrey Loftus의 연구.

워싱턴 대학의 Luftus는 한 살인사건을 계기로 인간의 시각 시스템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그 사건은 바로 1997년 알라스카의 Fairbanksd 거리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450피트 떨어진 곳에서 현장을 목격한 증인의 증언으로 2명의 사내가 유죄를 선고받았다.

Loftus는 “조금 떨어져서 사물을 보면 인간의 시각 시스템은 사물의 세밀한 부분을 놓치기 시작하고, 더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많은 세밀한 부분을 잃게 된다. 10피트 이내 떨어진 곳에서 당신은 상대방의 속눈썹을 볼 수 없겠지만, 200피트 밖에서 당신은 그 사람의 얼굴조차 볼 수 없을 거다. 500피트 밖에서라면 얼굴은커녕, 사람의 머리도 뿌연 덩어리로 밖에 보이지 않을 거다.” 라고 말했다.
Loftus는 시각 시스템에서 목격자의 기억의 질(quality)과 거리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했다.
실험에 참가한 이들의 시력은 최소 20/20(1.0) 이상이며 실험은 평범한 낮 시간 동안 행해졌다.

1. 이미지 크기의 변화

연구원들은 (사물이 뿌옇게 보이는)블러 현상과 거리와의 상관관계를 알아내기 위해 몇 개의 실험에 착수했다.
그들은 우선, 식별하기 힘들만큼 작은 크기의 유명인사 사진(줄리아 로버츠나 마이클 조던, 제니퍼 로페즈 등)을 갖고 시작했다. 그리고는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 식별해낼 수 있을 때까지 점점 확대시켰다.
그런 다음, 유명 인사들을 인식하기 시작한 순간의 사진의 크기를 기록하고 그에 상응하는 거리로 환산했다. 즉, 거리가 얼마만큼 가까워졌을 때 비로소 얼굴 식별이 가능한가를 수학적으로 환산한 것.

2. 이미지 선명도의 변화

두 번째 실험에서는 유명인사의 사진을 처음엔 흐릿한 것에서 시작해 실험대상자들이 사진을 식별할 때까지 점점 선명한 것으로 바꿔나갔다. 그리고는 식별할 수 없었던 이전의 흐린 얼굴 사진들을 기록해뒀다.

Loftus는 이 두 실험을 통해, 블러 현상과 거리는 시각 시스템의 원근법대로 동등하게 변한다고 설명했다.
“당신이 사진을 점점 작게 만들면 사진의 세밀한 부분을 볼 수 없게 된다. 사진의 크기는 그대로 유지한 채 뿌옇게 만들어도 역시 세밀한 부분을 볼 수없다. 가령, 목격자들이 120피트 떨어진 곳에서 무언가를 봤다면, 나는 그 떨어진 거리에서 본 것만큼 세밀함이 떨어지는 뿌연 사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Faribanks 살인사건에서 목격자는 피해자가 4명의 용의자에 의해 구타를 당하는 것을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서서 목격했다.
약 450피트 밖에서 그리 치명적이지 않은 구타를 목격한 목격자는 경찰이 보여준 사진에서 두 명의 용의자를 짚어냈다. 그는 또한 다른 사건에서도 바로 그 두 명의 용의자를 지목했다.
(450피트 밖에서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일이란 뉴욕양키즈 스타디움의 외야석 한 가운데에 앉아서 홈베이스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하는 것과 마찬가지)

재판 도중 사람 배심원들을 상대로 얼굴 인지에 대한 실험이 이루어졌다. 한 명 이상의 배심원들을 얼마간 떨어진 곳에서 지나가게 한 뒤, 다른 배심원들이 그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는지를 체크한 것.
배심원들 중 한 명은 비록 자신의 시력이 나쁘기는 하지만 그만한 거리에서 사람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 실험으로 목격자의 증언은 설득력을 잃었고, 피고인은 현재 다음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Lotfus는 “사람을 잘못 알아보는 것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목격자의 기억이란 대상을 보는 거리에 따라 제한적이다.” 라며 자칫 잘못된 결과를 낳을 뻔한 재판에 자신의 연구가 도움이 된 것을 다행스러워했다.

참고로 항공사진으로 테러리스트들과 대량살상무기 보유 가능지역을 알아내는 데에도 이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고.

출처 :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5/02/050218140357.htm

  • 김하원 ()

      심지어는 가공된 기억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폭발사건을 목격한 사람들은 (실제로는 그것이 없었음에도) 굉음과 연기를 증언하기도 한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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