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가루이야기 (1) - 우리 주변의 가루이야기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5-07-20 16:01
조회
11,1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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뿡뿡아.
이제 새 학기가 시작되어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그리고 새로운 책으로 공부를 하게 되어서 마음이 설레겠구나.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새로운 친구들이랑 사이좋게 지네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길 바랄게. 그리고 오늘부터 가루박사님이 분체, 즉 가루에 대해서 뿡뿡이랑 다른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해주려고 하는데 어떨까? 뿡뿡이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들어 주어야 박사님도 신이 나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 줄 텐데.

자 그럼 가루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이 세상의 모든 물질은 흔히 고체, 액체, 기체의 3가지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알지? 그런데, 가루 박사님은 거기다가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네. 그것은 바로 '분체'라고 불리는 제4의 상태지. 분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지금부터는 분체라는 단어를 ‘가루’라는 말로 바꾸어 놓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거든, 어때? 이제는 훨씬 알기 쉽지 않니? 좀 더 쉽게 이야기 해 볼까? 고체와 액체, 고체와 기체의 가장 큰 차이점이 뭘까? 고체는 딱딱하면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액체는 마음대로 흘러 다닌다는 것, 기체는 아주 적은 힘에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 이겠지. 여기서, 분체라는 것은 '고체이면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물질'이라고 말 할 수 있어.

자, 그러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가루와, 분체공학을 응용한 여러 기술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분체, 즉 가루라는 것은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에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서 많이 존재하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항상 우리 옆에 있어서 그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하는 공기나 물처럼, 사람들은 가루또한 왜 중요한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모르고, 느끼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우리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물질들을 만들기 시작할 때는 가루상태에서 출발하거든, 그리고, 제품으로 사용 할 때도 많은 제품들이 가루로 되어있는 것을 뿡뿡이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해. 따라서 박사님은 모든 제품은 가루에서 시작해서 가루로 끝난다고 말하고 싶어. 먼저 우리들이 생활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의․식․주생활에서 가루는 빼 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로 작용하고 있고, 최근에는 사람들이 좀 더 좋은 것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서, 화장품, 의약품, 가전제품 나아가서는 화학무기에 이르기까지 분체 기술의 즉, 가루의 응용 분야는 끝이 없이 가깝게 발전해 나아가고 있지.

그럼 도대체 가루가 어디에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면 이빨을 닦고, 세수를 한지. 이빨을 닦을 때 쓰는 치약이 원래 가루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하면 뿡뿡이는 알 수 있을까? 치약을 손위에 조금 짜서 비벼 보면, 치약이 가루로 되어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 아주 오래전에는 가루 치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할머니 할아버지는 알고 계실걸... 그리고 엄마나 아빠가 좋아하시는 커피가 가루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은 너무 잘 알 고 있을 것이고. 뿡뿡이가 좋아하는 빵과 과자가 원래 밀가루에서 출발하여 빵과 과자가 된 것이라는 것은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 않아도 뿡뿡이는 잘 알고 있겠지. 그리고 밖에서 놀다 더러워진 옷을 빨 때도 가루세재를 사용하곤 하지. 또, 우리생활 가까운 곳에서 분체기술을 응용한 예를 좀 더 들어보면, 자동차 안에서 음악을 듣거나, 영어회화를 공부하는 테이프에도 가루들이 코팅 되어있으며, 재미있는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도 역시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회사나 학교에서 늘 사용하는 복사기의 토너, 프린터의 잉크 등이 모드 가루로 되어있지.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늘 옆에 두고 사용하는 각종 종이에도 미세한 크기(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크기)의 돌가루가 들어있어. 이 돌가루 들이 종이 안에 들어가서는 종이의 품질을 높이고, 색을 다르게 하기도 하거든. 그리고 요즘 들어서는 아빠가 드시는 고급술의 하나로 애주가들이 많이 찾는 ‘금술’이라는 것이 있는데, 술 안에 금가루가 들어 있는 것이지. 이것 역시 분체기술이 적용된 예이다. 특히, 엄마들이 좋아하는 화장품은 립스틱, 매니큐어, 파운데이션 모두 모두 분체기술이 응용된 것으로, 화장품을 만드는데는 가루의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 또한, 최근 집에서 많이 키우는 애완동물들의 사료를 잘 살펴보면, 역시 가루를 뭉쳐놓은 분체의 조립기술을 적절히 응용한 것이지.

뿡뿡아.
우리가 흔히 가늘다는 것을 말할 때 “머리카락 같이 가늘다”라는 이야기를 하지? 그러면 사람의 머리카락의 굵기는 어느 정도 될까? 사람의 머리카락의 굵기는 대게 100 ㎛ (1 mm의 1/10) 전후야. 이 크기는 사람이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작은 정도이지. 그래서 가루를 이야기 하고자 할 때 이 머리카락의 굵기에서부터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아. 가루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가루로 하면 모습이 사라진다.”, “가루로 하면 무엇이라도 먹을 수 있다.”라는 말을 하거든. 이 이야기는 사람이 눈으로 볼 수 있는 한계를 이용하여 가루의 각종 현상을 설명하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지.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시멘트의 원료로 알고 있는 석회석은 곱게 갈아서 가루로 만들면, 여러 가지 식품의 씹는 맛을 좋게 하는 원료로 사용되어지는데 예를 들어 우리가 즐겨먹는 소시지에도 아주 적은 양의 석회석이 들어가거든. 이것은 석회석이라는 돌덩어리가 점점 작아져서 결국에 모습이 사라진 것 같이 되어서 우리가 먹을 수 있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인 것이야. 따라서 최근 새로운 소재라 불리는 여러 가지의 재료들 중에도, 그 중간단계의 물질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가루로 만들어져 다루어지고 있으며, 알고 보면 가루를 다루는 기술은 지금까지 인류의 생활과 산업을 뒷받침 해온 기초가 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러면 가루를 다루는 기술이 발전 한 역사에 대해서도 잠간 알아보도록 할까?
오디오, 비디오의 자기테이프는 물론, 컴퓨터의 플로피 디스켓까지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기억하는 곳에는 미세한 가루가 존재한다고 했지. 자기 테이프는 무수히 많은 가루자석이 하나하나 서로 떨어져 테이프 위에 쌓여 일정방향으로 정렬이 되어있어. 그 가루자석을 감마-페라이트라고 하며 입자의 크기를 가능한 한 균일하게 한 뾰족한 모양의 기루들의 집합이지. 가루의 크기가 0.5~0.3 ㎛인 이 마법과 같은 미세한 가루자석은 1947년에 ‘침상결정 감마-페라이트 제조’의 발명특허가 나온 이후로 20여 년 간의 연구 끝에 제품으로 개발이 되었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 기술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전자복사는 검은 가루로 똑같은 모양의 글자나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는데, 복사기의 역할이 이 가루를 기계적으로 아주 균일하게 그 농도를 조절하여, 있어야 할 곳에만 있게 만드는 것이거든. 전자복사의 원리는 1939년 미국의 칼손이 발명하여 1944년 바톨메오리얼 연구소가 실험연구를 개시 1950년에 상품화되었지. 전자복사에 사용하는 가루분말에는 각 회사마다 다양한 노하우가 숨겨져 있으며, 세세한 것은 알기 어려운 일이지만, 전자복사에 사용되는 분말의 크기는 5~20 ㎛의 크기로 조절해야 하며 5 ㎛이하 크기의 입자와 20 ㎛이상의 입자를 걸러내는 기술이 아주 어려운 기술에 속하지.

어때?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루를 벗어나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만큼 가루는 우리에게 가까이 있지? 그런데, 이런 가루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박사님은 마음이 아프답니다.

뿡뿡아.
지금부터라도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주위에 수많은 것들이 가루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좀 더 가루에 가까이 다가가서 분체기술, 분체공학이 보다 많은 새로운 기술분야에 응용되고, “마이더스의 손”으로 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고, 우리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가루의 기술이 적용된 분야를 소개 하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칠게.

그럼 안녕.

․ 종이에 돌가루의 투입농도에 따라 종이의 질이 달라짐
․ 소시지에 돌가루를 넣어 씹는 맛을 좋게 함
․ 음료수에 굴껍질 가루를 넣어 칼슘농도를 높임
․ 외국 볼펜은 똥이 덜 나오는데 국산이 똥이 많이 나오는 이유? : 분체기술의 차이
․ 외국 크레파스와 한국 크레파스의 차이 : 분체기술의 차이
․ 똑 같은 크기의 알약이라도 녹는 시간이 다르게 만듦(콘택 600 : 12시간 지속형)

  • 익명좋아 ()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글이군요.

  • Simon ()

      색깔이 무척 화려하군요. 장관입니다.

  • 환비 ()

      여긴 변함없는 사람들이 있어서 좋군요. ^.^
    희규님도 Simon님도

  • 최희규 ()

      환비님 오랜입니다. 잘 안보이시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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