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의 ‘괴물’은 정말 있을까?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05-08-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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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 공룡을 닮은 코모도 왕도마뱀(Komodo dragon)

아래 : 언론에 보도된 백두산 천지 괴물의 헤엄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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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천지의 ‘괴물’은 정말 있을까? - 신비동물학의 세계


우리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의 천지에는 언제부터인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이 살고 있다는 얘기가 전해져 왔다. 얼마 전에는 신문과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이 괴물이 헤엄치는 모습을 촬영했다는 보도가 나와서 사람들의 호기심을 모은 바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정체불명의 괴물은 백두산 천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나라의 여러 호수에도 비슷한 ‘사촌뻘’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수의 괴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영국 스코틀랜드 지방의 네스호라는 호수에 살고 있다는 ‘네시(Nessie)’이다. 목격담에 의하면 네시는 중생대에 물에서 살던 수장룡 ‘플레시오사우루스(Plesiosaurus)’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있으나, 대부분의 사진과 목격담이 조작되었거나 다른 자연현상을 괴물로 착각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역시 공룡과 유사하다는 괴물로 미국 버몬트 주의 챔플레인 호수에 살고 있다는 ‘챔프(Champ)’가 있는데, 최근에도 목격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챔프는 이미 ‘벨루아 아쿠아티카 챔플래이네시스(Belua Aquatica Champlainiensis)’라는 학명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이 미지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법까지 제정되었다고 한다. 그밖에도 캐나다 오카나간 호수의 오고포고(Ogopogo), 노르웨이 셀요르드 호수의 셀마(Selma) 등이 세계적으로 알려진 호수 괴물들이다.

아마존의 외딴 밀림 지대를 탐험하면서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채로 유지되어 온 공룡의 세계를 만난다는 코난도일의 소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1912년에 발표되어 공룡이 실제로 지구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증폭시켰으며, 고질라 등 수많은 공룡 관련 SF영화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기묘한 동물이나 신화, 전설로 내려오는 동물들의 실제 존재여부 등을 탐구하는 학문 분야가 바로 신비동물학(Cryptozoology)이다. 신비동물학자들은 그간 인간의 손길이 거의 미치지 못하던 밀림, 심해, 극지방 등을 열심히 뒤지면서 괴물들을 발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지금껏 전설상의 괴물 등이 실제로 발견된 경우가 의외로 많은데, 깊은 바다에 살면서 작은 배를 쥐어 삼킨다고 전해져 옛날부터 뱃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어 온 거대한 오징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향유고래와 싸우기도 하는 괴물 같은 거대 오징어가 바로 ‘알키투더스(Architeuthis)’인데, 배구공만한 크기의 눈에 몸길이는 10m가 넘는 지구에서 가장 큰 무척추동물이다. 깊이 1000m 아래의 심해에 살기 때문에 눈에 띄기가 쉽지 않지만 큰 배에서 잡히거나 사체가 해안가에서 발견된 적이 여러 차례 있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더 거대하게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한다.


또한 고대 히브리 문서에서만 나오던, 집에서 우리에 넣고 기른다는 얌전한 ‘시리아산 쥐’를 추적하던 한 동물학 교수가 1930년에 시리아에서 실제로 그와 같은 어미 쥐 한 마리와 11마리의 새끼를 발견하였다. 일부는 데려오는 과정에서 죽거나 도망쳤지만 나머지 새끼들로 번식에 성공하여 세계 각지의 동물원과 연구소 등에 보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세계적인 애완동물의 하나가 된 ‘햄스터’의 기원이다.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이자 멸종 위기의 보호 대상 동물인 팬더 역시 1869년에 다시 발견되기 전까지는 고대의 화석으로만 남아 있던 신비동물이었고, 베트남의 밀림지대에서는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소문을 추적한 끝에 ‘부쾅(Vu Quang)’이라는 전혀 새로운 종류의 소를 1994년에 발견한 적도 있다.
1912년에는 인도네시아 발리 섬 옆의 코모도 섬에서 원주민들이 ‘육지 악어’라 부르던 무시무시한 동물이 새로 발견되었는데, 바로 그간 방송 등에도 가끔씩 소개된 ‘코모도 드래곤(Komodo dragon)’이라 불리는 거대한 도마뱀이다. 돼지를 잡아먹을 정도로 공격적이고 생김새도 공룡과 비슷한 점이 많은데, 호주 원주민들은 바로 이 동물이 자신들의 신화에 나오는 ‘뭉군 갈리(Mungoon Gali)’라 불리는 용의 후손으로 생각해 왔다고 한다.

2~3m의 큰 키에 두발로 걷고 털투성이로 고릴라와 비슷하게 생겼다는 히말라야의 설인(雪人)은 옛날부터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얘기되어 왔으나 아직껏 존재가 확인되지 않은 괴물의 하나이다.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예티(Yeti)’라 불리며 북미에서는 인디언 말로 ‘야성의 인간’이란 뜻의 ‘사스콰치(Sasquatch)’ 혹은 큰 발을 의미하는 ‘빅풋(Bigfoot)’, 그리고 호주에서는 ‘요위(Yowie)’라고 불리는데, 어떤 학자들은 이 괴물이 인류의 먼 조상으로부터 갈려 나온 유인원의 하나인 ‘자이간토피테쿠스’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신비동물의 연구는 아무래도 과학과 신화, 전설과 미스터리, 판타지 등의 세계를 넘나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이비과학(Pseudo Science)으로 몰리기도 한다. 그러나 지구상에 동식물, 미생물, 균류를 통틀어서 지금껏 발견된 약 170만 종의 생물 이외에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숱한 종들이 더 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그 수가 최소 수백만 종에서 1억 종에 달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전문가도 있다.


진화생물학자들에 따르면, 하나의 동물 종이 오랫동안 멸종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려면 개체 수가 최소한 500 마리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한다. 즉 괴물은 만약 있다면 떼거리로 있거나 아니면 아예 없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저명한 신비동물학자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 분야 연구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에 나는 괴물의 존재를 100% 확신한다. 하지만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엔 그런 게 실제로 있는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러다 일요일이 되면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쉬고만 싶다.”
(글: 최성우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 임호랑 ()

      재밌습니다. 한번 이와 관련한 SF 영화 시나리오라도 써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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