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A2008 학회참관기

글쓴이
최희규
등록일
2008-12-16 09:5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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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공학회 nice지 12월호에 실린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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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고향에서 분체를 논하다
- PSA2008 학회 참관기

최희규 (창원대학교 나노신소재공학부)

무더위가 한풀 꺾이려고 하는 지난 8월31일 부산에서 출발하여 셰익스피어의 고향인 영국 ‘Stratford upon Avon’에서 개최된 ‘10th PSA2008 (Particulate Systems Analysis)’ 학회에 참석하였다. PSA 학회는 유럽에서 개최되는 분체공학에 관한 유명한 학회 중의 하나로, 3년에 한번씩 개최되며, 금번에는 제 10회째로 영국이 자랑하는 셰익스피어의 고향에서 9월2일부터 9월4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한국에서는 필자와 경상대학교 BK21친환경냉열에너지기계연구사업팀의 김성수박사님 이렇게 둘이서 각각의 연구주제를 가지고 발표를 하면서 참가하였다.

본 학회의 취지는 분체공학과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와 산업의 개발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각각의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서 다방면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세미나를 개최하고, 연구 성과를 기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 등을 모색하기 위함 이었다. 필자는 ‘일본분체공학회’에서 본 학회의 소식을 접하고, 다양한 국제 학회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 분체공학을 기반으로 한 분체의 특성 분석연구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참가하였고,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부산에서 ‘Stratford upon Avon’까지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필자는 오사카를 거쳐 영국의 관문인 히드로우 공항까지 가는 비행기 편을 선택하였고, 히드로우 공항에서는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는 여정이었다. 숙소는 학회가 개최되는 ‘Holiday Inn, Stratford upon Avon’에서 묵었고, 셰익스피어의 고향답게 아주 고풍스럽고 단아한, 어떻게 보면 소박하기까지 한 3층 건물로 천천히 흐르는 강변에 위치한 아주 아름다운 곳이었다.

학회에는 전 세계 12개국에서 114편의 발표가 진행이 되었고, 개최지가 유럽인 만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참가를 하였으며, 호주, 캐나다, 미국 그리고 아시아 에서도 한국과 일본, 중국에서 참석을 하는 등 명실공히 전 세계의 분체공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다.

초청강연 연사로도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만한 유수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주었는데, 대표적으로, 프랑스 ‘RAPSODEE-Powders and Process-Research Center’의 ‘John Dodds’ 박사, 미국 ‘Penn State Particulate Materials Center’의 ‘James H. Adair’교수, 그리고 미국의 ‘Dispersion Technology’ CEO인 ‘Andrei Dukhin’박사 등이 초청 강연을 해 주어, 현재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분체공학의 학문적, 산업적 기술들을 전해 주었다.

그리고 3일 동안 이어진 발표들에서는 분체공학의 여러분야가 소개되었으며, 특히 입도측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분석기술, 최근 각광받고 있는 DEM 시뮬레이션기술, 나노테크놀로지, 그리고 필자가 발표한 Powder Processing 등 다양한 분야가 소개 되었다. 특히 최근에 많은 연구자들이 수행하고 있는 on-line 압도측정 연구와 벌크 상태에서의 분산연구 등이 많이 발표되어졌고, 각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유학하는 세계 각지의 연구자들이 발표를 하는 현상도 알 수 있었다. 아쉽게도 이번 기회에는 외국에서 연구하는 대한민국 과학자는 만날 수 없었으나, 참가한 연구자들에 따르면 각 연구실별로 대한민국 연구자들도 꽤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뿌듯했다.

둘째 날에는 저녁 만찬이 있었는데 양고기 스테이크로 훌륭한 식사가 나왔다. 원래 양고기를 접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던 필자는 오래전 경험에서 음식의 냄새가 아주 많이 났던 것으로 기억했는데, 만찬에 제공된 요리에서는 아무런 냄새도 없고 부드러운 육질의 고기가 와인과 어우러지면서 아주 좋은 풍미를 내 주었다. 이때 많은 외국 연구자들과 교류를 통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며, 앞으로 좋은 연구교류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셰익스피어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관광지가 된 ‘Stratford upon Avon’은 9pound(영국은 아직 유로가 아닌 파운드를 쓴다)를 내면 셰익스피어가 태어난 곳, 죽은 곳, 그리고 당시 외과 의사로서 명성을 떨친 큰 사위의 집을 볼 수 있고, 12pound를 내면 추가로 두 곳의 장소를 더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오후 4시가 되면 관람 장소가 대부분 문을 닫아 필자는 세 곳의 관광지만 둘러보았고, 어디를 가나 한국어로 된 관광 설명서가 있어 매우 편리하였고,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일본에서 참가한 일본 동지사 대학의 Mori Yasuhige 교수와의 만남에서는 ‘일본분체공학회영문지’이자 SCI 저널인 ‘Journal of Advanced Powder Technology’가 내년 1월부터는 ‘Elsevier’사에서 출판이 되게 되었으며, 현재 Mori(Yasusige) 교수가 영문지 편집위원장으로 활동 중인데, 추후의 계획으로는, 한국의 분체공학연구자들이 한국 내 편집위원회를 구성해서 한국 편집위원회에서 승인이 되면 즉시 게재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상호간에 모색해 보자는 좋은 제안도 얻었다. 이는 한국 내 화학공학회의 미립자공학 부문위원회에서 추후 잘 검토 할 수 있는 좋은 제안 이라 생각되어진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셰익스피어. 그의 고향에서 개최된 금번 PSA2008학회는 학회의 내용은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그 고장의 풍취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셰익스피어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던 그의 고향을 산책하면서, 비단, 문학이라는 학문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이공계 연구자들도 이런 분위기에서는 좋은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아직도 국내 분체공학계에는 이러한 좋은 학회가 소개되어지는 장이 많이 부족 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연구교류가 아직 크게 활발하지 못하고,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분체공학의 이름을 걸고 행해지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운 실정이다. 따라서 화학공학회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립자부문위원회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필자역시 분체공학을 전공하였고, 지금도 분체공학을 연구하는 젊은 연구자의 한사람으로서 국내에 분체공학을 뿌리내리게 하는 의무감이랄까 사명감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금번 PSA2008 학회와 같은 좋은 학회들이 많이 소개되어 비단 분체공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뿐만이 아니라, 화학공학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국내 연구자들도 해외 유수의 학회에 많이 참석하여 국내 연구의 위상을 드높이고, 첨단 국제연구와의 교류를 통해 더 나은 연구 성과를 내기를 기원해본다.

  • Simon ()

      looking very very nice! congratulations on your great tr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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