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회의론, 근거는 있는가?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17-06-3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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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하여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거의 전세계 국가들이 어렵게 합의한 파리기후협약 역시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파리기후협약은 미국에 큰 불이익을 가져올 뿐 아니라,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 자체가 사실이 아닌 사기극이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트럼프의 주장은 부시 전 미국대통령의 입장과도 매우 유사한데, 이와 같은 지구온난화 회의론 또는 음모론식의 주장은 과연 충분한 근거가 있는 것일까?

물론 지구온난화는 오랫동안 논쟁이 지속되어온 문제로서, 그 원인 역시 완벽하게 밝혀졌다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지구온난화라는 사실 자체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인간의 잘못이 아닌 자연현상의 하나로 파악하고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고 비판하는 이들은 예전부터 적지 않았다. 심지어 정치인, 과학자 등이 조작해서 만들어낸 문제인 것처럼 규정하는 ‘음모론적인’ 주장을 하는 경우마저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덴마크의 통계학자인 비외른 롬보르(Bjorn Lomborg)를 꼽을 수 있다. 그가 2001년에 펴낸 책 ‘회의적 환경주의자(The Skeptical Environmentalist)’는 세계적으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면서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환경문제에 관한 격렬한 논쟁이 불붙는 계기가 되었다. 세계적인 대기물리학자로서 오랫동안 미국 정부의 에너지, 환경 정책에도 자문을 해 온 프레드 싱거 등도 지구온난화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을 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이들이 모두 동일한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부류와 상당한 편차를 보여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구온난화라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지구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일부 맞지만 그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증가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 활동의 결과가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지구온난화의 주된 원인을 태양의 활동 등에서 찾기도 한다. 또한 과거 인류의 기후 역사를 재구성하여 살펴보면 지금보다 더 기온이 높았던 시대가 있었으며, 지구의 기후와 온도는 약 1500년을 주기로 하여 변동해왔으므로 지금의 지구온난화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지구온난화는 저개발국들의 발전을 막으려는 선진국의 이해관계와 언론, 과학자를 포함한 기후산업 종사자, 극단적 환경주의자 등이 합작품으로 만들어낸 산물일 뿐”이라는 음모론적인 주장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언젠가 해외 방송에서 과학자들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지구온난화-그 거대한 사기극’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지구온난화를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는 극단적 회의론자들의 주장과 비슷한 맥락에서, 반대편에서는 회의론자들이 거대 석유회사 등 이해관계 기업들의 지원을 받거나 커넥션이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동안 이런 의혹의 상당수는 사실로 드러나기도 하였다. 또한 정치적인 요인 등에 의해 과학자들의 주장들이 휘둘리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들도 일어나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미국의 부시 정부 당시 공개된 문건 등에서 드러난 바 있다.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2001년 3월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미국 부시 행정부가 지구온난화에 어떤 입장을 지니고 있었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시는 환경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공화당 정부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와 불만을 잠재우고자, 지구온난화에 관한 회의론을 적극 유포하려 했던 것이다.
부시 대통령의 재선 전략을 담은 문건 하나가 2003년에 언론에 의해 노출되었는데, 여기에는 정치적 논쟁을 할 때에는 과학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라고 지시하는 전략이 담겨있었다고 한다. 즉 지구온난화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내려진 것이 아니라 과학적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으므로,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을 부각시켜서 국민들을 설득하라는 내용이었다.
부시 정부와 발맞추어, 화석 연료를 사용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기업들은 자신들을 대표하는 세계기후연맹(Global Climate Coalition)이라는 단체를 조직하여, 1990년대부터 지구 온난화에 대비한 예방 조치는 필요 없다는 캠페인과 각종 로비활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이들은 지구온난화를 뒷받침하는 유력한 과학적 증거가 나올 때마다 회의론자들을 부추겨 적극적인 반론을 펼치도록 하였고, 심지어 상대진영의 과학자들을 사기꾼으로 몰아붙이기도 하였다.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은 그동안 여러 가지 반론을 내놓은 바 있으나, 지구온난화의 주원인이 이산화탄소가 아닌 태양의 흑점 활동에 있다는 등의 그들 주장 대부분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대표적인 지구온난화 회의론자였다가 최근에는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인정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과학자들도 많고, 세계기후연맹 역시 지금은 해체된 상태이다.
사실 지구온난화나 기후문제처럼 수많은 요인과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문제는 ‘과학적으로 완벽한 입증’ 혹은 반증 자체가 처음부터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 또한 이처럼 어려운 문제에서는 과학자나 일반 대중들의 특정 신념이나 선입견 등이 과학적 주장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객관적이고 면밀한 고찰과 연구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입김 등에 의해 과학적 주장이 크게 휘둘리고 왜곡된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일일 것이며, 이에 앞장서는 과학자들이 아직도 있다면 크게 비판 받아 마땅할 것이다.

                                                                            By 최성우

이미지1: 지구온난화로 점차 녹아내리는 극지의 빙산
이미지2: 최근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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