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유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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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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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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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고 일찍이 선언한 바 있는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하여, 여러 나라가 화성 탐사 계획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태양계의 천체들 중에서 물과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예로부터 화성과 유로파가 꼽혀왔다.
 이 두 천체는 우주여행과 외계인의 침략 등을 주제로 한 수많은 SF영화, 소설 등의 무대가 되어왔다는 점에서도 공통적인데, 근래 들어서 미항공우주국(NASA)이 물의 존재 등과 관련된 ‘중대발표’를 잇달아 한 것도 데자뷔처럼 유사하다.

< 화성의 운하(?)는 정말 관측되었는가? > 
 화성의 외계인 하면 큰 머리를 지니고 휘청거리는 문어모양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영국의 소설가 허버트 조지 웰즈(Herbert George Wells; 1866 -1946)가 1898년에 발표한 SF소설 ‘우주전쟁’에서 처음 등장하였고 이 소설은 여러 차례 영화화된 바 있다. 
 화성에 생명체나 고도의 지능을 갖춘 동물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그 이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는데, 재미있게도 이 논쟁의 시작은 어휘의 잘못된 번역으로부터 출발하였다. 즉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지오반니 스키아파렐리(Giovanni Schiaparelli; 1835-1910)는 1877년에 망원경으로 화성의 표면을 관찰하여 가로·세로의 줄이 그려진 것과 비슷한 모양을 발견한 후, 이탈리아어로 ‘줄’이라는 의미로 ‘카날리(Canali)’라고 지칭하였다.
 그런데 이 단어가 영어로 운하를 뜻하는 ‘캐널(Canal)’로 잘못 전해져 ‘화성에는 운하가 있다'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되어 버리는 바람에 사람들은 화성에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여 운하를 건설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미국의 천문학자 로웰(Percival Lowell; 1855-1916) 역시 화성 표면에서 줄무늬를 발견하고 그 모습이 계절에 따라 변한다는 것도 관측하였는데, 그는 한 술 더 떠서 더 과감한 주장을 하였다. 즉 “화성에는 본래 충분한 물이 존재했는데, 환경이 악화되어 점점 물이 부족해짐에 따라 고등 생명체가 극지방의 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운하와 비슷한 관개시설을 건설하였고 농업의 계절에 따라 그 수가 바뀐다.”라는 주장을 책을 통하여 발표하였다.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화성을 탐사한 마리너호, 바이킹호 등의 관측 결과, 화성은 너무 척박한 환경이어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결론을 내려왔다. 그러나 1997년 7월 화성 표면에 착륙했던 패스파인더호는 탑재했던 탐사로봇 소저너를 통하여 화성 표면에서 과거에 물이 흘렀던 흔적인 퇴적암 등을 발견하였고, 뒤를 이은 스피릿 호 및 오퍼튜니티 호 등도 화성 표면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알려주는 물의 흔적을 촬영해 전송한 바 있다. 그 후 화성의 극지 등에 얼음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점도 밝혀졌으나, 액체 상태의 물이 지금도 흐르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2015년 10월 화성에 고립된 우주비행사의 고군분투 생존기를 그린 SF영화 ‘마션(The Martian, 2015)’의 개봉을 앞두고, 미항공우주국(NASA)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하여 “화성에는 소금물이 흐르고 있다.”는 중대발표를 한 바 있다. 즉 몇 년 전부터 화성의 어두운 경사면(Recurring Slope Lineae, RSL)이 계절별로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현상이 관측되었는데, 화성정찰위성(MRO)의 고해상도 이미지로 스펙트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금물 개천이 지금도 흐르고 있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밝힌 이는 네팔 출신의 청년 과학자 루젠드라 오이하(Lujendra Ojha)인데, 조지아 공과대학원생이었던 그의 관련 논문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도 실린 바 있다.
 화성의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까지는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RSL이 계절별로 바뀌는 것은 농업의 계절에 따라 운하의 수가 바뀐다는 로웰의 주장과 유사한듯하여 놀라움을 안겨 준다. 
 
< 유로파 표면의 물기둥 >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곳으로는 화성 이외에도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Europa)’가 꼽힌다. 17세기 초에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가 발견한 목성의 4개 거대위성 가운데 하나인 유로파는 일찍부터 과학자들의 관심을 받아 왔는데, 화성보다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유로파의 표면은 화성보다 더욱 선명한 줄무늬를 지니고 있는데, 물과 얼음이 그런 줄무늬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명한 SF 작가인 아서 클라크(Arthur C. Clarke; 1917-2008)는 1980년대 초에 쓴 장편소설 ‘2010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고 가정한 바 있다. 즉 중국의 유로파 탐사선이 연료 재급유를 위해 유로파의 대운하 옆에 착륙하여 조난을 당한 후, 정체불명의 유로파 외계생물과 충돌하여 우주선이 완파되고 탐사 팀은 전원 사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와중에 중국 우주선의 마지막 생존자는 극적으로 “유로파에 생물이 있다. 다시 반복한다. 유로파에는 생물이 있다.”는 최후 통신문을 지구에 타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1990년대에 유로파를 탐사한 갈릴레오 탐사선 등의 관측 결과, 유로파의 표면은 얼어붙은 거대한 바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아래에는 액체상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해왔다.

 지난 2016년 9월 26일, NASA는 중대발표를 예고한 후 허블 망원경을 통하여 유로파의 표면에서 수증기의 발산 흔적을 찾았다고 발표한바 있다. 몇 년 전에도 유로파에서 물기둥이 솟구치는 모습을 관측한 바 있는데, 이번 발표는 유로파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존재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준 셈이다. 유로파의 표면에서 물기둥 또는 수증기의 기둥이 분출하는 이유는, 태양계에서 가장 큰 행성인 목성의 강력한 중력과 기조력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서 NASA가 중대발표를 너무 남발하는 느낌도 없지는 않은데, SF소설에서처럼 고등생명체는 아닐지라도 과연 유로파에서 생명체의 흔적을 발견하는 날이 올지 지켜볼 일이다.

                                                                                                By 최성우

이미지1: 선명한 줄무늬가 보이는 유로파의 표면
이미지2: 화성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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