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년 아톰, 마징가Z, 그리고...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18-07-30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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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들이 매우 좋아하는 장르 중의 하나가 바로 로봇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및 영화이다. 또한 로봇 만화나 영화 중에는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까지 폭넓은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SF의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고 사회적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일본에서 ‘만화의 신’으로 추앙 받았던 테즈카 오사무(手塚治?; 1928-1989)가 창조한 우주소년 아톰(원제: 鐵腕アトム)은 일본이 세계적인 전기전자왕국으로 성장하고 오늘날에도 로봇기술과 관련 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된 데에 큰 공헌을 한 바 있다.필자가 국내 전기전자업체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시절에, 나이도 지긋했던 일본 기업의 유능한 연구원들로부터 “어릴 적에 우주소년 아톰을 보면서 엔지니어로서의 꿈을 키워왔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하였다.

우주소년 아톰은 사람 정도의 작은 크기에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일이라면, 사람이 조종하는 거대한 전투 로봇들 역시 청소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최근 영화로 국내에 개봉된 ‘마징가Z’나, 거대 로봇과 태권도를 결합한 ‘로보트 태권V’ 등을 보고 열광했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어느덧 중장년층이 되었는데, 필자 역시 어린 시절에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마징가Z는 일본과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데, 예전의 로봇에 비해 다양한 무기와 새로운 조종 방식을 선보였기 때문이 아닐까도 싶다.즉 마징가Z보다 앞선 세대의 거대 전투로봇인 ‘철인28호(鐵人28?)’는 힘은 셀지 몰라도 몸체에서 발사하는 무기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 요즘의 드론 조종기처럼 원격으로 무선조종을 하여 움직이는 방식이다.
반면에 마징가Z는 미사일을 비롯하여 다양한 광선 등 가공할 발사형 무기들을 장착하고 있으며, 조종 방식 또한 호버파일더라고 부르는 작은 비행체를 타고 머리 부분에 도킹을 한 후에 조종사와 로봇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싸우는 방식이다.이러한 로봇 조종 방식은 오늘날에는 익숙하겠지만 당시로서는 대단히 획기적인 것으로서, 마징가Z에서 최초로 선보인 방식이었다.필자의 후배 중에 마징가Z의 영향을 받아 공대나 관련 학과에 진학했다는 이들이 꽤 있었다.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최근에 개봉되었던 거대 로봇에 관한 영화로서는 ‘퍼시픽 림(Percific Rim)’도 있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외계 괴물에 맞서 싸우는 초거대 전투로봇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2013년에 첫 편이 개봉되었고 올해 후속 작인 ‘퍼시픽 림: 업라이징Pacific Rim: Uprising)’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영화는 동명의 SF소설을 원작으로 한 것인데, 원작의 소설가 알렉스 어빈은 세계적인 권위의 SF판타지 문학상인 ‘로커스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이 영화 첫 편을 연출한 길예르모 델 토로(Guillermo Del Toro)는 멕시코 출신으로서 여러 SF영화들 및 특수효과가 돋보이는 독특한 영화들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온 감독이다.
이 영화는 엄청난 크기의 외계 괴물인 ‘카이주(怪獸; かいじゅう)’들이 나타나면서 지구 전역을 파괴하고 막대한 인명피해를 내게 되는데, 전세계 지도자들은 이에 맞서서 지구연합군을 결성하고 전투로봇인 예거(Jaeger)를 만들어서 대항한다는 이야기이다. 외계 괴물 카이주는 크기나 생김새가 영화 ‘고질라’의 거대 괴수를 연상하게 하는데, 이에 맞서는 지구인들의 ‘예거(Jaeger)’ 역시 그와 비슷한 크기의 초대형 전투로봇으로서, 독일어로 사냥꾼 혹은 저격수를 의미한다. 예거의 전투로봇들은 최근 인기를 끌었던 영화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등장하는 변신 로봇들보다 단순히 키로만 비교해도 무려 10배 정도 크다.  마징가Z나 로보트 태권V를 연상하게 하는데, 전투로봇 예거의 조종 방식 역시 그들과 유사해 보인다.
다만 마징가Z 등의 전투로봇들은 탑승한 파일럿이 비행기를 조종하듯 버튼 등을 눌러서 동작과 공격무기 등을 제어하는데 반해, 예거의 파일럿들은 이보다 더 진화한 방식으로 초대형 로봇을 조종한다. 이른바  ‘드리프트(Drift)’라 불리는 신개념 조종시스템으로서, 뇌파를 통하여 파일럿과 로봇을 연결하여 한 몸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다만 예거는 초대형 로봇인 만큼 용량과 시스템 역시 매우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한 사람만으로는 뇌에 과부하가 걸려서 조종이 어렵다. 따라서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조종을 하는데, 한 사람은 좌반구, 한 사람은 우반구를 각각 담당하여 조종하는 식으로 분담을 한다. 두 사람 이상이 함께 원만하게 조종을 하려면 이들은 로봇뿐 아니라 상대방의 정신세계와도 온전히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융합을 ‘드리프트’라고 부른다.
두 명 이상의 파일럿이 드리프트를 통하여 예거와 합체가 되려면 신경과의 접속을 통하여 기억, 습관, 전투 스타일 등을 모두 공유해야 하므로, 원활한 파트너십을 위하여 파일럿들은 대개 가까운 가족 등으로 한 팀을 이룬다. 예를 들어, 중국의 전투로봇은 세쌍둥이, 호주의 전투로봇은 부자지간, 미국과 러시아의 전투로봇은 형제나 남매가 함께 조종하는 식이다.
 
과연 뇌파로 로봇을 조종하는 기술이 가능할까?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된다. 뇌과학 및 관련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뇌파 및 이를 이용하는 연구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뇌파에 대한 연구가 주로 질병의 진단 등을 위한 목적이며,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꽂아서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분석하는 방식 등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는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할 뿐 아니라, 광범위하게 뇌파를 활용하는 수단으로서 실용화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머리에 헬멧 비슷한 것을 쓰고서 뇌파를 검출하는 이른바 ‘건식 전극’ 방식도 많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미 이런 방식을 이용하여 뇌파로 컴퓨터를 작동시키거나 게임을 하는 기술 등이 개발되었고 특허도 상당수 출원된 바 있다.
앞으로는 팔다리가 불편한 장애인 등이 뇌파를 이용하여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수준 등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뇌파는 워낙 미세한 신호이기 때문에 전자공학 상의 노이즈 제거 기술, 효율적인 증폭 기술의 발전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듯하다.


                                                              By 최성우

* 이미지1: 애니메이션 영화 마징가Z인피니티의 포스터  ⓒ(주)이수CE
* 이미지2: 우주소년 아톰의 작가 테즈카 오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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