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는 사기극?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18-08-06 08:49
조회
3,020회
추천
0건
댓글
0건
[최성우의 공감의 과학] 이래도 지구온난화는 사기극?
 
올여름 한반도는 사상 최악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고, 일본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이 비슷하게 재난적인 상황에 처해있다. 지구온난화란 단순히 지구의 평균 온도가 상승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로 인한 기후 교란으로 여름에는 더욱 더워지고 겨울에는 더욱 추워지는 등 날씨가 갈수록 사나워지게 된다. 해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가뭄·한파·폭설 등이 워낙 자주 일어나다 보니 이제는 기상이변(氣象異變)이라는 용어 자체가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모든 나라가 일치단결해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선다 해도 이미 때가 늦지 않았나 하는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불행히도 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다 보니 실효성 있는 대책에 합의하기가 늘 쉽지 않다. 서유럽과 북유럽은 온실가스 절감에 가장 적극적인데, 그곳의 나라들이 선진국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될 경우 멕시코만류의 교란으로 인하여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중국과 미국, 그리고 공업화가 진행 중인 개발도상국들은 입장이 같을 수가 없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행태마저 보여 왔다.

심지어 지구온난화라는 과학적 사실마저 정치·경제적 입김에 따라 춤을 추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는 사실이 아니거나 설령 그렇다 해도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뿐 온실가스 증가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하는 지구온난화 회의론자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이들은 한술 더 떠서 지구온난화는 일부 과학자나 기후산업 종사자, 환경주의자가 만들어낸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음모론적인 주장마저 서슴지 않는다.
자국의 산업 보호를 위해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했던 미국 부시 정권 당시에는 화석연료 사용 기업들을 중심으로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조치는 필요 없다는 캠페인과 로비활동이 펼쳐진 적이 있다. 현 미국 정부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작년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 시절 거의 전 세계가 어렵게 합의했던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하고 말았다. 영화 ‘투모로우’의 마지막 장면처럼, 미국인 대다수가 기후 재난으로 이웃 나라로 피난 가야만 하는 극한적 상황이 닥쳐야 정신을 차릴지 답답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최성우 과학평론가

[중앙일보] 2018. 8. 6

목록


과학기술칼럼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900 상온초전도체, 상온핵융합, 그리고 아카이브 최성우 03-13 246 0
1899 상온초전도체 소동과 ‘국뽕’ 과학 댓글 2 최성우 02-14 571 0
1898 물 없이 견디는 동식물과 레퓨지아 댓글 1 최성우 03-30 2740 1
1897 빙하 코어라는 차가운 타임 캡슐 최성우 03-11 2325 1
1896 타임캡슐과 같은 물 최성우 02-28 2187 1
1895 갈수록 심해지는 가뭄과 홍수 최성우 02-19 2172 0
1894 가상수와 물 발자국 댓글 4 최성우 01-29 2629 0
1893 물을 둘러싼 국제적 분쟁 최성우 12-30 2135 0
1892 동식물과 물의 상호작용 최성우 12-26 2055 0
1891 물과 생명체의 진화 최성우 12-22 2131 0
1890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특징 - 우주망원경의 세대 교체 댓글 3 최성우 11-29 2870 0
1889 2021년 올해 노벨물리학상의 특징 최성우 10-28 2894 0
1888 새롭게 각광 받는 해조류 최성우 10-25 2486 0
1887 가장 검증된 탄소 흡수 - 식물의 광합성 최성우 10-18 2419 0
1886 태양 지구공학적 방법은? 댓글 2 최성우 10-11 2582 0
1885 이산화탄소의 다양한 활용과 저장 최성우 09-28 2439 0
1884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직접 포집 최성우 09-23 2571 0
1883 엑스프라이즈 카본 리무벌 최성우 09-13 2334 0
1882 외골격 로봇의 선구자 최성우 08-31 2664 0
1881 최초의 로봇은? 최성우 08-19 6005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