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닮은 외계행성은 얼마나 될까?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19-01-2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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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와 관련된 SF영화들 중에는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거나, ‘인류가 떠난 이후의 지구’를 그린 영화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SF 중에서도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다고 볼 수도 있을 정도이다.
 윌 스미스와 아들인 제이든 스미스가 함께 출연했던 영화 ‘애프터 어스(After earth; 2013)'를 먼저 꼽을 수 있겠는데, 서기 3072년이라는 먼 미래의 낯선 지구를 묘사하고 있다. 애프터 어스에서는 미래의 인류가 지구를 버리고 다른 행성으로 오래 전에 이미 이주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즉 지구는 심각해진 환경오염과 거듭되는 자연재해 등으로 갈수록 황폐화되어 인류가 더 이상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으로 변하고, 이 영화의 시간적 무대보다 약 천년이 앞선 시점, 즉 서기 2070년경에 인류는 ‘노바 프라임’이라는 새로운 행성으로 이주하여 정착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던 ‘인터스텔라(Interstellar; 2014)’는 상대성이론과 블랙홀 장면 등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지만, 원래 내용은 식량 부족과 붕괴된 경제 등으로 인하여 미래의 희망이 사라진 지구를 대신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비교적 최근의 영화로서 크리스 프랫과 제니퍼 로렌스 주연의 ‘패신저스(Passengers; 2016)’ 역시 유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지구를 완전히 대체할 행성까지는 아니지만 아무튼 새로운 개척 행성으로 5천여명의 승객들이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데, 우주선을 타고 120년을 여행하는 동안 인공 동면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지구와 거의 똑같은 환경을 지닌 행성’은 SF소설이나 영화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일 뿐 아니라, 과학자들도 실제로 이런 행성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간이 이주하여 생존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도 산소를 대거 포함한 공기와 풍부한 물이 가장 중요할 텐데, 태양계 내에는 이런 곳이 물론 없다.
 생명체 존재 여부로 관심을 모으는 화성, 그리고 목성과 토성의 위성인 유로파 및 타이탄 등은 상대적으로 지구와 가까운 태양계 내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 미생물 수준의 생명체 가 존재하는지를 밝혀내려하는 정도이지, 사람처럼 지적인 고등동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나 인류가 대거 이주해서 살 수 있는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물은 있을지 몰라도 대기 중에 인간이 호흡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산소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지구와 거의 유사한 환경을 갖춘 태양계 밖의 행성, 즉 외계행성들을 찾는 작업들을 해 왔고, 그 후보들을 이미 목록에 올려놓은 상태이다. 물론 너무도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실제로 산소와 물이 충분히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가지 조건 등을 감안하여 외계행성의 환경을 추측하고 있다.
 외계행성 자체, 즉 태양계 밖의 다른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다른 행성들은 이미 많이 발견이 된 바 있다. 그중 일부는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갖추어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기도 하는데,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행성이라 불리기도 한다. 골디락스는 영국의 전래동화인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 등장하는 소녀 이름에서 유래한 것인데, 경제학 용어로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도 물가상승은 거의 없는 이상적인 경제 상태를 지칭하기도 한다.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물이 있어야 하고, 지구를 비추는 태양처럼 항성의 빛을 꾸준하게 받되 너무 가깝거나 멀어서는 안되는 적당한 거리에 위치해야만 하는데, 이러한 조건을 갖춘 지역을 ‘골디락스 영역(Goldilocks zone)’이라 한다. 이처럼 항성으로부터 적절한 거리에 있어서 기온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낮지 않으면 생명체가 살 수도 있을 것이므로, ‘생명체 거주 가능 영역(Habitable zon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계행성은 1990년대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발견되어 왔으나, 특히 지구와 유사한 외계행성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2007년에 ‘글리제(Gliese)581c’가 발견된 것이 큰 계기가 되었다. 이 행성은 적색왜성인 글리제 581을 공전하는 행성 중의 하나인데, 천칭자리에 있어서 지구로부터 20광년 정도 떨어진 곳이다.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인데다, 질량은 지구의 5배 정도인데 암석과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생명체 가능성 여부 등으로 한때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항성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운데다, 온실효과 등으로 생명체가 살기에는 지나치게 뜨거울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골디락스 행성 후보에서 멀어졌다. 그보다는 약간 떨어져있는 다른 행성에 관심이 더 집중되기도 하였으나, 가장 이상적인 ‘슈퍼 지구’라던 이른바 글리제581g 등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짜 행성’으로서 관측 착오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가중되었다. 
 그후 2009년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발사되면서 골디락스 행성 찾기가 본격화 되었다. 즉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외계행성들을 찾기 위해 우주로 발사된 이 망원경은 약 9년 동안 수십만개의 항성과 외계행성 2600여 개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고, 연료가 고갈되어 작년인 2018 년 11월 임무를 완전히 마치고 퇴역하였다.
 물론 케플러 망원경이 발견한 외계행성이 모두 골디락스 영역의 행성은 아니었지만, 그중 일부는 지구와 환경이 매우 유사해 생물체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기도 하였다. 특히 2015년 7월에 발견된 케플러-452b는 지구에서 1,400광년 거리에 있는 행성인데, 지름은 지구의 약 1.6배이며 공전 주기가 385일로 지구와 매우 유사하여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이 행성계의 항성인 케플러-452 역시 크기와 온도, 밝기 등이 태양과 비슷할 것이라 추측되었다. 

 작년 4월에는 케플러 우주망원경보다 400배의 탐색 성능을 갖춘 외계행성 탐색 위성 테스(TESS; Transiting Exoplanet Survey Satellite)가 발사되어 벌써 외계행성 3개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천문학자들은 은하계에 인간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의 골디락스 행성이 최소 2억개 이상 존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실제로 인류가 이주할 수 있느냐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즉 이들 중 일부가 ‘산소를 포함한 대기와 물’이 충분히 있어서 미래의 인류가 이주할 수 있을 수준의 환경을 갖추었다고 해도, 외계행성들은 모두 너무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20광년 정도 거리의 글리제 581c는 우주의 스케일로 보면 지구로부터는 ‘무척 가까운 거리’에 해당하지만, 이마저도 빛의 속도로 20년을 날아가야 도달할 수 있는 위치로서 현 수준의 우주선 속도로는 수십만년 이상 소요될 것이다. 따라서 수백, 수천 광년 떨어져 있는 다른 외계행성들은 우주선으로 얼마나 걸릴지 계산하는 것도 별 의미가 없을 듯하지만, 외계 지적생명체 탐사(SETI) 등과 관련해서도 골디락스 외계행성들에 대한 탐구는 지속될 것이다.   

                                                                            By 최성우

이미지1: 지구와 매우 유사할 것으로 한때 거론되었던 글리제581c의 가상적인 모습 (GNU Free)
이미지2: 2018 년 4월에 발사된 TESS 위성(그래픽)

  • 묵공 ()

    골디락스 행성이 2억개 이상이라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우주에 생명현상은 아주 흔하다는 가정을 해보면, 지구생명체와 유사한 생명체가 우주에 가득하다는 상상을 하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항성의 주위를 도는 행성들에게는 멀어질 수록 이산화탄소, 질소, 산소, 메탄, 수소 등 가벼운 원소로 가득찬 대기를 갖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일 것으로 보입니다. 행성 생성 초기 조건이나 수십억년간 항성에서 불어온 태양풍에 섞여있는 원소들이 행성의 중력장에 포획되어 누적된 결과로 태양계뿐 아니라 우주의 항성 주변 행성계에 이런 현상은 흔히 발생할 것으로 봅니다.

    그리고 우주에 전기 불꽃 방전은 흔한 현상이므로 고분자 단백질과 DNA는 가장 손쉽고 안정되게 유기물이 존재할 수 있는 한 방식입니다. 해저나 땅속 깊은 곳, 운석에서까지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것을 보면 생명현상이야말로 우주에 아주 보편적이고 흔한 생화학 현상으로 보입니다.

    다만, 고등생물로 진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문제인데, 지구의 경우 40억년 정도 걸린 것으로 봐서 이 정도의 행성 차원의 시행착오를 겪는데, 10억년~150억년 정도 될 확률이 꽤 클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세포생물의 존재는 비교적 쉽게 예측이 되는데, 고등생물 부분은 예측하는 것이 간단해보이지는 않습니다.

    생물의 진화와 멸종에 대한 확률론적인 연구결과가 있다면 한번 지구와 같은 생태계가 될 확률이 얼마일지 알아볼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인류학적, 우주론적 생물학 연구를 해보면 좋겠습니다.
    이런 분야 전문가들의 도전과 정부 차원의 지원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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