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이 코로나19 극복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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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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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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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코로나19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해 온 화이자와 바이오앤텍은, 최근 미국 등지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한 최종 임상시험인 3상 시험에서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기업뿐 아니라 전세계 주식시장의 주가지수가 치솟으면서 코로나19를 곧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 이번에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은 이른바 mRNA 백신인데, 모데르나 등 다른 기업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역시 이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mRNA 백신이란 과연 무엇이며 기존 백신과는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과연 이 백신이 머지않아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데에 큰 힘을 발휘하여 인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백신에는 생백신과 사백신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생백신(Live vaccine)이란 살아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주입하는 백신인데, 홍역 백신, 결핵 백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생백신은 면역력이 강한 반면에, 균주가 살아있기 때문에 원래의 병원성을 회복하여 취약한 이들에게 발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균주를 화학물질 등으로 처리하여 사멸시킨 사백신도 있는데, 안전성이 높은 반면에 면역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 A형 간염바이러스 백신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바이러스의 경우 ‘죽었다’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표현일 수 있으므로 불활성백신(Inactivated vaccine)이라 지칭하기도 한다.

 생백신이나 사백신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전체 균주를 주입하는 방식이지만, 이들과는 달리 인공적으로 합성한 DNA나 RNA 또는 단백질 등을 주입하는 유전공학 백신(Genetic engineering vaccine)도 있다. 이번에 화이자 등에서 개발한 mRNA 백신 역시 이에 속한다.
 mRNA란 핵 안에 있는 DNA의 유전정보를 세포질 안의 리보솜에 전달하는 RNA로서 전령 RNA(messenger RNA)라고도 한다. 리보솜에 결합한 mRNA는 단백질의 합성과정에서 아미노산 배열을 지령하기 때문에, DNA 내에 저장되어 있는 유전 정보가 단백질이라는 형태로 발현이 되려면 mRNA에 의한 번역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즉 mRNA 백신이란 사람 몸에 주입된 mRNA가 체내에서 항원 즉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고, 그 특정 단백질에 대하여 인체의 면역계가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인 것이다.
 전자현미경 사진 등을 통하여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생김새와 구조가 확인되었고, 이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 증식하면서 감염병을 일으키는 과정을 역시 그간의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에 돌기처럼 달려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S-protein)’이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인 ‘ACE2’와 결합하여 인체 속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이번에 화이자가 개발한 m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과 관련이 깊다. 즉 mRNA에 당을 결합하여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mRNA를 변형시킨 형태의 백신이다.   
 mRNA 백신은 유전공학 백신이기 때문에, 생백신이나 사백신 등 기존의 백신에 비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즉 바이러스 자체를 직접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될 우려가 전혀 없고, 항원 단백질을 쉽게 형성하도록 mRNA를 다양하게 변형시켜 제조할 수 있다. 또한 기존 백신에 비해 신속하면서도 저렴한 수준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화이자 등의 mRNA 백신이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꽤 남아 있다. 먼저 백신으로 면역을 형성했다 해도 이 효능이 과연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즉 최근의 3상 시험에서 90% 이상의 효과를 얻었다 해도, 항체 유지 기간이 너무 짧으면 백신의 효능이 상당히 떨어지는 셈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특히 취약한 노약자 등에 대해서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그리고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 중 일부에서라도 심각한 부작용은 일으키지 않는지 등도 검증해 봐야할 문제이다.
 또한 백신 자체의 효능이 확실히 입증되고 부작용 문제 등이 다 해결된다 해도, 매우 까다로운 과제가 또 하나 남아 있다. 즉 이번에 발표된 mRNA 백신은 기존 백신과는 달리 섭씨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만 효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백신이 생산되어 소비자가 접종하기까지 모든 유통, 보관 단계에서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농산물 등의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는 시스템인 이른바 ‘콜드체인(Cold Chain)’을 적용한다 해도 그리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비용의 상승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화이자 측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액체 질소와 같은 값비싼 냉매를 이용할 필요 없이 영하 78.5도에서 승화하는 드라이아이스를 가득 채운 저온 냉동 용기 하나당 5000회 분의 백신을 최장 25일 동안 보관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다. 즉 비행기에 의한 국제운송이 가능하며, 25일간 초저온 냉동 보관 이후에도 일반 냉장고 수준의 냉장 온도에서 최대 5일을 더 보관할 수 있으므로 백신의 국제적 유통과 보관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설령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의 초저온 유통, 보관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보관할 수 있는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 문제로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상당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의 높은 임상효과를 발표하여 화이자의 주가가 크게 오른 당일에,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자신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대거 매각하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이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By 최성우

이미지1: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mRNA의 구조 ⓒ Patricia R. Araujo 등
이미지2: 콜드체인에 이용될 수 있는 드라이아이스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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