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가 잠이 많은 이유는?

글쓴이
최성우
등록일
2021-03-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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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 관한 잘못된 속설(2)
 귀여운 외모를 지닌 코알라는 캥거루와 더불어 오스트레일리아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기후변화 등으로 앞으로 멸종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데, 더구나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전역을 휩쓴 대형 산불로 인하여 행동이 느린 코알라들이 많은 희생을 당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하였다.
 코알라는 잠을 많이 자는 동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하루에 거의 20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한다. 코알라의 수명이 대략 15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2년 이상은 잠을 자는 셈이다.
 이처럼 코알라가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잠을 많이 자는 이유에 대해, 주식인 유칼립투스 나뭇잎에 수면제나 마취제 성분이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속설로서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코알라가 그 잎을 즐겨 먹는 유칼립투스는 쌍떡잎식물 도금양목 도금양과에 속하는 상록교목으로서, 원산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이다. 영어로 ‘Gum tree’라고도 불리는 유칼립투스는 하나의 종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700여 종이 자라고 있으며, 유칼립투스(Eucalyptus) 자체가 학명으로서 이 식물군의 속(屬; genus)을 지칭한다. 꽃이 피기 전에 꽃받침이 주위를 잘 감싸고 있어서, 18세기에 한 식물학자가 그리스어로 ‘잘 덮여 있다’는 의미를 지닌 이 합성어를 속명으로 택한 것이다.   
 유칼립투스의 잎은 향기가 강하고 휘발성의 오일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잎과 잔가지를 채취하여 만든 에센셜 오일은 오래전부터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즉 유칼립투스 오일은 면역계를 강화하고 호흡기 증상을 치료하며, 살균과 진통 작용, 스트레스 감소와 진정기능 등 매우 다양한 효능이 있다. 따라서 유칼립투스 잎에 마취나 수면을 촉진하는 성분이 있어서 코알라가 잠을 많이 잔다는 잘못된 속설은, 유칼립투스 오일이 지니는 다양한 약리적 효용 때문에 생긴 듯하다.   
 코알라가 잠이 많은 진짜 이유는, 먹이인 유칼립투스 잎의 칼로리와 영양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동물처럼 활발히 움직일 수가 없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일생의 많은 시간 동안 잠을 잘 수밖에 없다.
 코알라는 식성이 몹시 까다로워서 수백 종의 유칼립투스 나뭇잎 중에서도 일부 종들만을 섭취한다. 즉 단백질 함량이 많고 섬유질이 적은 30여 종을 선호하며, 하루에 섭취하는 유칼립투스 나뭇잎은 0.5kg에서 1㎏ 정도로 이를 대여섯 차례에 나누어서 먹는다. 또한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의 잎만 먹는데, 더 어린 잎은 비타민이 너무 부족하고 더 오래된 잎은 독성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코알라는 코의 예민한 후각으로 이들 유칼립투스 잎을 잘 구분할 수 있다. 그래도 유칼립투스 잎에 존재하는 독은 효소를 만들어 소화하며 간에서 해독한다.
 그리고 유칼립투스 잎에는 수분도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코알라는 따로 물은 마실 필요가 거의 없다. 코알라(koala)라는 명칭 자체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언어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라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코알라는 동물분류학상 유대목 코알라과에 속하는 단일한 종으로서, 학명은 ‘Phascolarctos cinereus’이다. 귀여운 인형 같은 외모에 성질도 온순하여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지만. 예전에는 모피를 이용하기 위해 마구 잡아 왔다. 유대목에 속하는 동물이므로 캥거루, 왈라비 등 오스트레일리아에 서식하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아기 주머니가 있고, 새끼는 미발육 상태로 태어나서 그 안에서 몇 개월 동안 자란다.
 코알라는 영장류가 아닌 동물로서는 유일하게 발가락에 지문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포유류 중에서 뇌의 크기가 체중에 비해 가장 작은데, 이 또한 먹이인 유칼립투스의 나뭇잎에 칼로리와 영양소가 충분하지 않은 것과 관련이 깊다. 신체 기관 중에서 뇌의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기 때문에, 작은 뇌를 지니도록 진화해온 것이다. 그리고 뇌는 작지만 이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은 많아서, 만약 코알라가 나무에서 떨어질 때 뇌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게 해 준다. 
 과거의 남획과 계속되는 서식지 파괴, 감염증의 확산 등 여러 요인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코알라는 오스트레일리아 당국을 비롯해서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동물이다. 따라서 동물원 등에 코알라를 원하는 나라는 코알라의 먹이인 유칼립투스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는 엄격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유칼립투스 나무가 자라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원에 가더라도 코알라를 볼 수 없다.
 
                                              By 최성우

이미지1: 하루에 20시간 정도 잠을 자는 코알라 (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이미지2: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인 유칼립투스(Eucalyptus globulus) ( ⓒ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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