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글쓴이
B급과학자
등록일
2008-03-01 10:5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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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건
를 보고 왔습니다. 두 번.

첫 번째는 굉장한 긴장감과 도대체 얘기하려는 게 뭔가를 놓고 약간 헷갈리는 감정으로 보았습니다만……. 두 번째 봤을 때….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서 대충 알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요…….

코엔 형제의 가장 대표작은 ‘파고’라고 할 수 있겠죠. 범죄영화 같은데…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맨 마지막에 여 주인공의 대화가 아직도 선합니다. “여보. 우린 잘 살고 있는 거죠?”

이 영화도 그렇습니다. 뭔가 스릴이 넘치는 영화인데,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너무 많은 걸 얘기하면 재미 없으니, 이 정도만…….깔끔하고 명확한 결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입니다.

코엔 형제 얘기가 나왔으니, 오늘은 B급 영화에 대한 얘길 좀 해 볼까 합니다. 제가 B급 영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지만, 이 양반이 오랫동안 침체기가 있었습니다.

‘달은 해가 꾸는 꿈’이라는 모호한 제목의 영화로 쫄딱 망하고 난 후에 JSA까지 10년 동안 (무려!!!) 비디오 가게 주인을 한 사람입니다. 설명이 재미있죠. “비디오 가게를 하면서 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비디오 가게를 하면서 영화감독을 겸업할 수는 없었다.”

박찬욱 감독이 그런 얘길 했습니다.

“자신의 재능보다는 자신의 재능에 대한 믿음이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시기를 버텨낸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세상이 자기를 몰라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박감독님을 보면서 기운을 내시길......

암튼, 이 시기에 많은 영화를 보면서 글도 썼는데, 박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책도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마주와 몽타주일 겁니다)

그 이후엔 영화 제목에 무슨 말인 지 잘 모르지만 그럴듯한 제목은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ㅋㅋㅋ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죠.

박찬욱 감독이 극찬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입니다.

코엔 형제는 B Movie의 대표주자이고요.

B급 영화는 A급 영화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입니다만, 왜 굳이 저급영화, 하위영화라는 말 대신 B Movie라는 말이 나왔냐하면….

1930년대 대 공황때 주류 영화에 끼워파는 형식으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동시상영이란 거 기억나시나요?

저는 기억이 생생합니다. 제가 중학생 시절에 신림극장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보희씨의 어우동이 보고 싶어서, 애들 공룡영화할 때 입장해서 안나가고 있다가 어우동을 보던 생각이 납니다. 그 땐 친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였죠. 비디오가 보통 패러디가 많지 않습니까? 무슨 부인 시리즈로…. 당시 유명세를 타고 어짬뽕이란 야메 비디오도 나왔었죠.

죄송합니다. 말이 샜군요. -_-;

그래서 메이져 영화와 동시 상영을 하기 위한 영화의 조건은 바로 저예산의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록버스터를 할 만큼 돈과 역량이 안되는 대신에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가 있는 것이죠.

코엔 형제들도 원래는 호러물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파고나 이번 영화에도 깔려있는 약간 잔인한 장면들에서 깔려 있는 것 처럼요…….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이런 B movie들이 치고 올라왔습니다. 단순히 질이 떨어지는 영화가 아니라,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 낸 것이죠.

어쨌건, 요즘에 다른 좋은 영화도 많지만 시간이 되시면,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관람을 강추합니다. 두번이요.

이런 좋은 영화들이 흥행 영화에 묻혀서 개봉관에서 일찍 막을 내리는 게 아쉬워서 올려 보았습니다.

저는 한 번 더 봐야겠단 생각도 듭니다.

-B급 과학자-
 

  • 돌아온백수 ()

      저 아래에 제가 쓴 리뷰도 있는데요. 이 영화보다는 파고가 낫고요. 이 영화는 평론가들의 극찬에 실망한 편입니다. 

    아카데미의 특징이라고 할까, 영화 한편으로 상을 주기보다는 축적된 기여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작년의 스콜세지가 홍콩영화 리메이크로 상받은거나 같은 선에서 올해 코엔형제에게 상을 준 것이죠.

    이 영화는 편집상의 실수로 볼 수 있을 만한 생략들이 많아서, 완성도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도망다니던 주인공이 어떻게 죽는지, 그리고 돈은 누가 가져갔는지 등이 심하게 생략되어 있고, (물론, 그 생뚱맞은 넘이 죽이고 돈도 가져갔어요) 토미리 존스가 연기한 인물이 제대로 표현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연기 입니다. 사실 그 인물이 감독의 대신인 셈이거든요. 토미리 존스가 감독들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그 얘기들과 그 생뚱맞은 연쇄 살인범의 존재는 너무 관련이 없어 보이죠.
     

  • B급과학자 ()

      예...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여러가지를 상징하는 바가 많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일단 노인들이 한결같이 친절하고 사려깊은데도 죽거나 별 도움이 없는 점.

    그리고 그 살인마의 상징성이 오히려 감독들이 말하고 싶었던 인물이 아닌가 싶네요. 마지막에 끝까지 도움을 받지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점 또한....

    여하간 좀 애매모호한 영화라는 건 인정합니다. ^^

  • 네버기법 ()

      저도 '파고' 봤었는데...예술의 전당에서 봤었던가...암튼 꽤 오래전에 본 영환데. 그리고 코엔형제 영화가 주로 그렇지만 아주 오래전에 '바톤핑크'라고 그당시 제 감성과 일천한 내공(?)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았던 작품도 기억이 납니다. 형제끼리 같이 작품하면 참 좋겠어요...물론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하겠지만...한사람은 시나리오 쓰고 한사람은 연출하고..ㅎㅎ

    저도 B급영화 조아라 하는데요 근데 B급영화 하면 또 타란티노를 빼놓을 수가 없죠...'펄프픽션'이랑 '저수지의 개들' 아주 인상깊게 봤었구요. 근자에 킬빌은 못봤는데...암튼 전 타란티노 감독작품 재미있습니다.

    근데 박찬욱 감독도 그렇지만 타란티노도 비디오대여점 주인인지 알바인지 했었다는데 그럼 비디오대여점 경험은 B급영화의 힘? ㅎㅎ

  • 돌아온백수 ()

      노인들을 왜 죽입니까?
    그 생뚱맞은 넘이 동전던져 죽이는게 뭘 상징합니까?

    반문명적인 현실 ?

    문명이라는 것 자체가 그런 야만성과의 투쟁이죠.
    문명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는 어디선가 그런 야만성이 있게 마련이죠. 대한민국의 천민자본주의도 그런 것들중의 하나이고요.

    이 영화의 메세지는 그냥 Noir 일 뿐이죠.
    허무.....

  • bozart ()

      드디어 저도 봤습니다. (역시 비행기에서)
    저는 파고보다 재미있게 보았는데, 아마도 이제는 그들의 영화어법에 익숙해져인지도 모르겠군요.
    영화의 2/3까지는 정말 손에 땀을 쥐고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것이 기존의 영화문법을 뒤집는 그들만의 악취미가 아닌지 생각해서 그냥 받아드렸습니다.  어쩌면 영화를 잔뜩 비틀은 후 평론가들이 머리를 쥐어짜내서 해석하는 것을 가학적으로 즐기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이게 아무 의미가 없다고 돌백님이 말씀하셨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게 아닌 것 같습니다. 노인들은 그야말로 보는 데로 죽여버리지만, 젊은 애들 (그리 착해보이지 않는 애들) 에게는 부탁을 하면서 돈을 주죠. 그런 장면이 두 번 나옵니다.

    절제된 상징적인 대사들과 썩은 유머들, 그리고 중간 중간에 나오는 화면들의 상징성은 수십번을 봐도 새롭게 보일 것 같네요.

    기억남는 대사하나... 살인마가 돈을 갖고 있는 도망자와 전화통화가 되었을 때 이런 말을 합니다.
    "지금이라도 네가 돈을 갖고 오면, 네 아내는 살려주마" - 즉 너는 어차피 살아남을 생각은 하지도 말 것이며, 말 안들으면 수백 마일 떨어져서 도망가 있는 아내도 찾아내서 죽일 거라는 거죠... 영화를 보시면 이 느낌이 생생하게 와 닿을 겁니다.

  • 돌아온백수 ()

      영화 중반까지는 파고보다 박진감있죠.
    로드무비에다가 기상천외한 살인마.....

    그 마지막 허무가 계산된것이라먄 그때까지 달려온 건 뭘까요?
    다분히 명성에 기대어 만들다가 만 졸작입니다.
    완성도에서 부족한걸 명성으로 덮은거죠.

    제가 화가나서 원작을 읽어보려고 하다가 말았습니다.
    그 시간도 아까워서...

  • B급과학자 ()

      사실 작품의 해석의 문제는 정답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이 작품은 "상징"이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돈을 가지고 튀는 사람이 상징하는 건 바로 욕망이죠. 욕망은 집요합니다. 위험한 걸 알면서도 놓을 수 없죠.

    그렇지만 나약하기도 하고 (주위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하죠) 갈등을 하기도 하죠. (다시 그 사건 현장에 물주러 안 갔어도 이 사건을 벌어지지 않았죠)

    결국 형식이 내용을 대변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즉, 허무하다는 것이 의미하는 건 욕망자체가 종국에 허망하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B급과학자 ()

      반면에 살인마 안톤쉬거는 냉혹하면서 예외가 없죠. 정확하게 상징하는 건 뭔지....잘 모르지만, 운명같은 게 아닐까요?

    다쳐도 절대 자기 혼자의 힘으로 처리하려고 하고....

    마지막이 인상적입니다. 파란불은 두번이나 확인하고 지나가는데도 사고가 나죠.

    그런데도, 이 인간은 그냥 무덤덤하게 자기 갈 길로 갑니다.

    원래 인생이란게 우연의 연속이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동전 던지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 우리가 태어난 게 그냥 어쩌다 나온 게 아니냐는 메시지가.....

  • B급과학자 ()

      이 둘을 바라보는 '노인'의 상징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이성, 자애로움, 인간미....다만 힘이 없다는 거죠.

    보안관도 해설만 하지, 자기가 범인을 잡지도 않고 한탄만 할 뿐이지 않습니까?

    좋은 작품이란게 명확한 결론이 있어서 꽉 짜여진 작품도 좋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도 좋지 않나요?

    물론,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 돌아온백수 ()

      얘기거리 되는 영화는 그냥 평균정도 영화이죠.
    완성도가 있어서 수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가 코엔형제가 만들지 않았다고 보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 관객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하거든요.

    영화의 후반부는 아마도 감독이나 제작자의 맘에 들지 않아서 잘라낸 거 같아요. 그러면, 다시 찍어야 하는데, 형제간에 싸우다가 포기한건지, 예산 부족으로 다시 못 찍었는지......

    영화 중반부까지 친절하던 격투신, 추격신들과 일관성이 없죠. 그리고, 모텔에서 최후를 맞는 부분이 일종의 클라이 맥스 부분이죠. 긴장을 몰아가면서, 폭발시켜야 하는 부분이 없어져 버린거죠. 아마도 찍고 나서 맘에 안들어 감독 형제가 싸우다가 결국 잘라버린거라고 봅니다.

  • bozart ()

      B급 영화 얘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오래전 스필버그의 인터뷰에서 자신도 B급 영화에 뿌리가 있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일본에서 핑크 무비(?) 란게 있었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에로 비디오 장르인데요, 야한 장면이 자주 나오기만 하면, 무슨 얘기를 하던지 상관안했답니다. 그래서 일본 운동권 (단카이 세대) 들이 주류사회로의 진입이 봉쇄된 후 표현의 자유를 찾아 이쪽으로 이동했지요.
    우리가 좋아하던 일본판 "셀 위 댄스"의 감독인 슈오 마사유키가 대표적인 핑크 무비 감독 출신인데, 이때 만든 영화가 "변태가족"이라고.... 

  • 돌아온백수 ()

      B급 영화 출신으로는 '반지의 제왕' 만든 아저씨가 젤 출세했다고 보이죠. 감독의 개인적인 역량을 기르기에는 그런 류의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푸른등선 ()

      보고 나서 '뭐 저런 놈- 안톤 쉬거-이 다 있냐!!'라는 느낌말고는 그다지 형이상학적인 그런 느낌은 안들었습니다...썩 여운이 상쾌하거나 행복(?)한 영화는 아니더군요...마지막 주인공 사망신은 일부러 그렇게 만든게 아니라면 돌백님 추측이 일리가 있어 보이는군요... 저는 아주 예전에 만든 아리조나 아기 유괴사건(?)인가 하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타란티노나 피터 잭슨과 비교해서 장르적인 장엄함은 좀 보기 어려운 감독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평론가가 코엔형제 최고 걸작같다(?)고 한말을 듣고 한번 봤는데 걸작의 기준이 '지적 유희'에 있다면 모르겠지만 그다지 걸작이라고 하기에는....

  • parkcheil ()

      제가 본 리뷰와 제가 동참하는 내용은요:  이영화는 인생의 연속성과 행복, 불확실, 불행(차사고),참사속엔 모든 이가 다 있다는거죠. 악인이든, 선인이든, 여자든, 애든, 늙은이든, 모든이가 그속에 있고, 그리고 그 불행과 행복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분배 됀다는!?!? 몰라요 설명하기 힘드네요..ㅡㅡ 어쩼든 재밌게 본영화고 생각을 많이 하게 한 영화고 기억에도 많이 남습니다...그리고 영화광으로 애기하싶은말은....영화의 완성품이 꼭 메세지 전달이 완벽하다고 좋은 영화가 아니라 생각도 많이 하고 토론도 하게 하는영화도 좋은 영화라봅니다. 물론 메세지 전달도 있고 완성도 높은것도 좋은 영화 입니다..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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