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정치가 정조

글쓴이
한반도
등록일
2008-09-28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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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에 관한 책들중 화룡점정은 가히 이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읽고 나서도 쉽사리 정리되지 않았던

놀라움의 연속성은 오히려 한가지 결론에 다다르게 도와줍니다.  조선 후기 22대 왕이었던 정조.

역시나 당신은 좀 더 살았어야 했어...




박현모학자는 [정조의 성왕론과 경장정책에 관한 연구]로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주로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세종대왕와 정조대왕을 중심으로, 거시적인 시대적배경과 미시적인
개인의 성격까지 모두 고려하여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통찰해내는 그 정연된 논리로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정치가'로서 정조를 분석하고자 하는데, 대부분이 잘못알고 있는 정조의 독살설의
오류를 찾아내고서, 정조가 평소에 생부(사도세자 혹은 장헌세자)의 죽음(임오화변)을 그저 애통했었다는
그 동안의 다른이들의 저작과는 달리 정조 자신의 존재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박현모씨는 여러가지 정황과 영조의 대한 정치스타일 그리고 성격을 밝힘으로써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이끌어 줍니다. (하지만 이를 부정해낼 수 있는 논문이나 책이 또 나와야 재미있죠 ...)

 

즉위후 노론벽파세력과 바로 맞서기 보다는 벽파내부분열을 획책하고, 여러가지 함정을 만들어 오히려
장용영설치의 명분을 획득하면서 친위군사을 키우고 스스로 성왕, 군주를 자처하면서 그간 경연을
통해 왕이 수업받아왔던 방식을 탈피하고, 규장각의 초계문신제도를 통해 오히려 왕이 신하들을
가르치는 자신감으로 독불장군적인 면모를 지니기도 하였는데,,,

이는 과연 어떠한 의도가 있었기에 그로 하여금 여러 무리수를 강행하도록 만들었는지.

 

정치의 복잡다단함과 항상 수시로 변하는 그 생물성을 간파한 정조는 이를 완벽히 통제하려했고, 스스로 철저한 성왕이 되기 위해 세도정치를 그 절정으로 하고자 하였는데, 어찌 1800년에 갑자기 죽음으로
인해 그 세도를 안동김씨에게 넘어가게 하였는지.  스스로 못할 게 없다는 지나친 자부심이 낳은 결과가 결국은 그의 죽음이었으니 이런 아이러니도 없겠으나, 그 무엇보다도 그의 살아생전 절반의 성공은
차치하더라도 왜 그의 사후 절반의 실패는 왜 노론벽파에게 온전히 넘어간 것도 아니고 실로 엉뚱한 이가
어부지리하였는가.  역사라는 게 참 ...... 

 

노론벽파에서 시파로 전향하게 만드는 그의 정치기술과 노,소론 그리고 남인들간의 적절한 대립을
유도하는 그의 영명함은 미처 예상치도 못하는 결과를 수도 없이 만들어 냅니다.
(가령 남인들의 서학으로 인한 천주교문제가 대두되자 당시 노론이 일삼고 있던 자유로운 문체를
문제삼아 문체반정을 거론하기도 합니다. 이열치열의 방법입니다)

다만 그 결과는 유일하게 그 주체자 정조만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욱더 놀라움으로 다가오는데. 
정조시대 그리고 정조대왕. 그 역사 자체가 한편의 블록버스터 영화입니다. 
그 시대의 체제공, 이가환, 정약용, 김홍도 ...

 

이들은 정치가 정조로부터 과연 무엇을 보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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