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시계공(이용철 옮김)』 번역 비판 - 9장

글쓴이
이덕하
등록일
2009-04-21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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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 진화론은 세계가 설계되지 않았음을 어떻게 밝혀내는가』, 리처드 도킨스 지음, 이용철 옮김, 사이언스 북스, 2006년 1월(1판 3쇄)
『The Blind Watchmaker – Why the evidence of evolution reveals a universe without design』, Richard Dawkins, Norton, 1996(초판: 1986)




----- 363쪽 ~ 372쪽 -----

이용철(363쪽) : 어떻게 계산해 봐도 터무니없이 느린 평균 이동 속도이고, 느리기로 유명한 뱀의 속도에도 훨씬 뒤진다.(『기네스 북』의 기록에 따르면 뱀이 세운 느리기 세계 신기록도 시속 50미터이다.)
Dawkins(223쪽) : However we do the calculation, we are dealing with an absurdly slow average speed, much slower than the proverbially slow snail’s pace (an incredible 55 yards per hour is the speed of the word record snail according to the Guinness Book of Records).
        ‘snail’는 ‘뱀’이 아니라 ‘달팽이’다.
        시속 55 야드는 “느리기 세계 신기록”이 아니라 제일 빠른 기록이다.



이용철(364쪽) : 그렇지만 단속론자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고 해서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뜻이 아니라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들은 그전의 권위자들이 ‘점진론자’였으며 그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강변하는 것에 불과하다.
Dawkins(224쪽) : Note that the publicity value of the punctuationists has nothing to do with the fact that they may be right. It has everything to do with the allegation that earlier authorities were ‘gradualist’ and wrong.
이덕하 : 단속론자들이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그들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관련이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그들의 유명세는 이전의 권위자들이 ‘점진론자’였으며 틀렸다는 단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        두 문장 모두 잘못 번역되었다.



이용철(365쪽) : 어떤 점에서는 불공정한 비유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공정한 것은 아니다. 이 장의 첫머리에서 언급했던 이야기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진실을 포함하고 있다.
Dawkins(224쪽) : In some respects it is an unfair parable, but it is not totally unfair and it has enough truth in it to justify its telling at the beginning of this chapter.
이덕하 : 어떤 점에서는 불공정한 비유이다. 하지만 완전히 불공정한 것은 아니며 그 비유에는 이 장의 첫 부분에서 그것을 언급하는 것을 정당화할만큼의 진실이 담겨 있다.
        “to justify its telling at the beginning of this chapter”를 약간 부정확하게 번역했다.



이용철(368쪽) :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암석 지층의 상대적인 순서를 나타낼 수 없으며, 더군다나 절대 연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Dawkins(226쪽) : By themselves, however, they can tell us only about the relative ages of rock strata, never their absolute ages.
이덕하 :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암석층의 상대적인 연대에 대해서만 알 수 있고 절대적인 연대는 결코 알 수 없다.
        “상대적인 순서를 나타낼 수 없으며”는 반대로 된 번역이다.



이용철(369쪽) : 그것은 마치 100미터 단거리 경주를 보통 시계를 이용해 측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이다.
Dawkins(227쪽) : That would be like trying to use the hour hand on an ordinary watch to time an athlete sprinting a hundred yards.
이덕하 : 그것은 운동 선수가 100 야드 경주를 하는 것을 보통 시계의 시침을 이용해 재려는 것과 같다.
        “hour hand(시침)”을 빼먹었다.



이용철(369쪽) : 그 밖의 방사성 원소 ‘초시계’로서, 각기 특징적으로 느린 붕괴 속도를 가진 루비듐•스트론튬 시계나 우라늄•토륨•납 시계 등이 있다.
Dawkins(227쪽) : Other radioactive ‘stopwatches’, each with its own characteristic rate of slowing down, are the rubidium-strontium, and the uranium-thorium-lead watches.
이덕하 : 다른 방사성 ‘스톱워치’에는 루비듐-스트론튬 시계와 우라늄-토륨-납 시계가 있으며 각기 특정한 반감기(rate of slowing down, 감속 비율)를 가지고 있다.
        “특징적으로 느린 붕괴 속도”는 오역이다.



이용철(370쪽) : 자연이 고생물학자에 대해 특별히 친절을 베풀어서(또는 그와 연관된 다른 일을 고려할 때 오히려 불친절을 베푼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살았던 모든 동물의 화석을 남겨 주었다고 가정해 보자.
Dawkins(227쪽) : Suppose, first, that nature had been extraordinarily kind to palaentologists (or perhaps unkind, when you think of the extra work involved), and given them a fossil of every animal that ever lived.
        “or perhaps unkind, when you think of the extra work involved”는 “또는 할 일이 더 많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불친절을 베푼 것인지도 모른다”라는 뜻이다. 도킨스는 여기서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철(371쪽) : 그러나 300만 년 동안의 세대수를 계산하면(1세기를 4세대라고 하자.) 평균적인 진화 속도는 1세대에 1,000분의 1세제곱센티미터 이하가 된다.
Dawkins(228쪽) : But if we count up the number of generations in three million years (say about four per century), the average rate of evolution is less than a hundredth of a cubic centimetre per generation.
        “1,000분의 1”이 아니라 “100분의 1(hundredth)”이다.





----- 373쪽 ~ 382쪽 -----

이용철(375쪽) : 단 움직임이 둔하고 생활 능력도 저하되었기 때문에 야생 상태에서는 오래 살 수 없을 것이다.
Dawkins(231쪽) : They would not survive long in the wild, as their movements are clumsy and their vital senses are impaired.
        “their vital senses are impaired”는 “생활 능력도 저하되었기”가 아니라 “긴요한 감각이 손상되었기”다.



이용철(376쪽) : 초점이 거의 맞지만 완전하지는 않은 현미경이 있다고 가정하자. 더군다나 현미경은 초점 조절 이외의 방법으로는 정확한 상(像)을 얻을 수 없다.
Dawkins(231쪽) : Think, he said, of a microscope which is almost, but not quite perfectly, in focus and otherwise well adjusted for distinct vision.
이덕하 : 초점이 거의 맞지만 완전히 맞지는 않은 그리고 다른 면에서는 뚜렷한 상을 얻을 수 있도록 잘 조정된 현미경이 있다고 가정하자.
        “더군다나 현미경은 초점 조절 이외의 방법으로는 정확한 상(像)을 얻을 수 없다”는 엉터리 번역이다.



이용철(377쪽) : 만약 이 현미경의 상태를 터무니없게 변화시켰을 때(이것은 돌연변이에 해당한다.) 초점이 맞아 올바른 상의 질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Dawkins(231쪽) : What are the odds that, if we make some random change to the state of the microscope (corresponding to a mutation), we shall improve the focus and general quality of the image?
이덕하 : 만약 이 현미경의 상태에 임의의 변화를 일으켰을 때(이것은 돌연변이에 해당한다) 상의 초점과 일반적인 질을 개선할 확률은 어느 정도일까?
        “some random change”는 “임의의 변화”지 “터무니없는 변화”가 아니다. 임의의 변화는 터무니없이 큰 조정도 포함되지만 미세한 조정도 포함된다.



이용철(379쪽) : 부모의 경우에는 분명 번식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살았을 테고 따라서 분명 훌륭한 조정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Dawkins(233쪽) : Since it is a parent, it must have survived long enough to reproduce, and therefore it cannot be all that far from being well-adjusted.
이덕하 : 부모이기 때문에 분명히 번식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생존했을 테고 따라서 잘 조정된 상태에서 크게 다를 수 없다.
        “훌륭한 조정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는 문제가 있는 번역이다. “훌륭한 조정 상태”와 “훌륭한 조정 상태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는 같지 않다. 적응적 관점에서 볼 때 상당히 문제가 있는 생물(예컨대 손발이 없는 일본 원숭이)도 부모가 될 수 있다.



이용철(379쪽) : 같은 이유로 임의적인 상하 움직임을 거친 앞의 현미경의 초점이 전혀 맞지 않는 경우란 상상할 수 없고 비유로 표현되고 있는 동물이 완전히 생존할 수 없는 경우도 불가능하다.
Dawkins(233쪽) : By the same token, the microscope before the random jolt cannot be all that far from being in focus, or the animal that it stand for in the anology couldn’t have survived at all.
이덕하 : 같은 이유로, 임의적인 충격을 받기 전의 현미경이 초점에서 그렇게 크게 어긋나 있을 수 없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이 비유에서 현미경이 뜻하는 동물은 생존할 수 없었을 것이다.
        ‘before’는 ‘거친’이 아니라 ‘전의’다.
        “비유로 표현되고 있는 동물이 완전히 생존할 수 없는 경우도 불가능하다”는 엉터리 번역이다.



이용철(379쪽) : 이것은 비유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혀 맞지 않은’ 크기가 1센티미터든 10분의 1센티미터든 또는 100분의 1센티미터든, 우리의 논의에서는 하등 중요치 않다.
Dawkins(233쪽) : It is only an analogy, and there is no point in arguing over whether ‘all that far’ means an inch or a tenth of an inch or a thousandth of an inch.
        ‘thousandth’는 “100분의 1”이 아니라 “1,000분의 1”이다.





----- 383쪽 ~ 392쪽 -----

이용철(384쪽) : 초파리의 촉각지를 비롯해서 그 밖의 여러 가지 이른바 ‘호메오틱(homeotic) 돌연변이’의 경우에도 같은 사실이 적용된다.
Dawkins(236쪽) : The same goes for antennapaedia in fruitflies and the many other so-called ‘homeotic mutations’.
        초파리(vinegar fly) : 파리목(Diptera), 초파리과(Drosophilidae), 초파리속(Drosophila)에 속하는 1 000여 종(種)의 곤충들.
        광대파리(fruit fly) : 파리목(Diptera), 광대파리과(Trypetidae) 곤충들.



이용철(384쪽) : 게다가 엘드리지와 굴드는 원래 자신들의 이론을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다윈주의에 대해 근본적이면서 혁명적인 반론으로서(이후에도 계속 그런 식으로 떠벌였지만) 도입한 것은 아니며, 오랜 기간 동안 수용될 수 있었던 관습적 다윈주의를 적절히 이해한 결과 도출될 수 있었던 이론으로 자신들의 학설을 제출한 것에 불과하다.
Dawkins(236쪽) : Moreover, Eldredge and Gould originally introduced their theory, not as radically and revolutionarily antipathetic to ordinary, ‘conventional’ Darwinism – which is how it later came to be sold – but as something that followed from long-accepted conventional Darwinism, properly understood.
이덕하 : 게다가 엘드리지와 굴드는 원래 그들의 이론을 통상적이고, ‘관습적인’ 다윈주의에 대한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반론으로서 제시한 것이 아니며(이후에는 그런 식으로 선전되었지만) 오랜 기간 수용되었던 관습적인 다윈주의(적절히 이해된)를 따르는 어떤 것으로 제시했다.
        “이후에도”가 아니라 “이후에는”이다.
        “떠벌였지만”보다는 “선전되었지만(떠벌여졌지만)”이 낫다. 왜냐하면 떠벌임의 주체에는 단지 엘드리지와 굴드 뿐 아니라 판매부수에 눈 먼 미디어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        “적절히 이해한 결과”는 문제가 있는 번역이다.



이용철(390쪽) : 선조 종에서 자손 종으로의 ‘이행’이 급작스럽고 변덕스러운 것처럼 보이는 까닭은, 단지 우리가 어떤 한 장소에서 나온 일련의 화석들을 관찰할 때 ‘진화상의’ 모든 사건을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진행 중인’ 사건, 다른 지역으로부터 새로운 종이 도래하는 과정을 보고 있는 것이다.
Dawkins(240쪽) : The reason the ‘transition’ from ancestral species to descendant species appears to be abrupt and jerky is simply that, when we look at a series of fossils from any one place, we are probably not looking at an evolutionary event at all: we are looking at a migrational event, the arrival of a new species from another geographical area.
        “not looking at an evolutionary event at all”은 “‘진화상의’ 모든 사건을 보는 것이 아니기”가 아니라 “‘진화적’ 사건을 보는 것이 전혀 아니기”이다.
        “migrational event”는 “‘진행 중인’ 사건”이 아니라 “‘이주’ 사건”이다.



이용철(390쪽) : 진화상의 사건은 분명 실재했고 하나의 종이 다른 종으로부터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있다.
Dawkins(240쪽) : Certainly there were evolutionary events, and one species really did evolve, probably gradually, from another.
이덕하 : 분명히 진화적 사건들은 있었고 하나의 종은 실제로 다른 종으로부터, 아마도 점진적으로, 진화했다.
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있다”라는 번역문을 읽으면 도킨스가 “도약적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믿는 것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도킨스가 ‘probably’라는 단어를 쓰긴 했지만 도킨스는 철저한 점진론자다.



이용철(391쪽) : 다윈이시여, 당신이 화석 기록이 불완전하다고 말했을 때, 당신은 이미 그 뜻을 이해하고 있었소.
Dawkins(240쪽) : Darwin, when you said that the fossil record was imperfect, you were understating it.
        ‘understate’는 ‘이해하다’가 아니라 ‘과소평가하다’, ‘삼가서 말하다’다.





----- 393쪽 ~ 402쪽 -----


이용철(394쪽) : 그렇기 때문에 진화를 연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동물은 전혀 진화하지 않는 셈이다.
Dawkins(242쪽) : As far as the scientist studying evolution on the ground is concerned, then, these animals are not evolving at all.
        “on the ground(현장에서)”를 빼먹었다. 현장에서(화석 발굴 현장이 아니라 진화가 실제로 일어나는 현장) 조사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진화 과정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용철(394쪽) : 우리가 단속평형설 자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점진설(어느 한 세대와 그 다음 세대의 사이에서 돌연한 비약은 없다는, 다윈뿐 아니라 현대의 단속론자들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신념)은 ‘진화 속도 일정설’(단속평형론자들이 반대하고 있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다윈의 생각으로 여겨지는 이론)과 지나치게 쉽게 혼동되고 있다.
Dawkins(242쪽) : Whatever we may think of the theory of punctuated equilibria itself, it is all too easy to confuse gradualism (the belief, held by modern punctuationists as well as Darwin, thet there are no sudden leaps between one generation and the next) with ‘constant evolutionary speedism’ (opposed by punctuationists and allegedly, though not actually, held by Darwin).
        “지나치게 쉽게 혼동되고 있다”가 아니라 “혼동하기가 매우 쉽다”다.



이용철(396쪽) : 단속평형론의 주창자들은 마이어의 제안을 받아들인 다음 한층 더 과장시켜 ‘정체기’, 즉 진화적 변화의 공백기가 종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이라는 신념을 굳히게 되었다.
Dawkins(243쪽) : The proponents of punctuated equilibrium took this suggestion of Mayr, and exaggerated it into a strong belief that ‘stasis’, or lack of evolutionary change, is the norm for a species.
이덕하 : 단속평형론 주창자들은 마이어의 이 제안을 받아들인 다음 그것을 과장하여 ‘정체’ 즉 진화적 변화의 결여가 종의 표준(norm)이라는 강한 믿음으로 만들었다.
        “진화적 변화의 공백기가 종을 결정하기 위한 기준”은 잘못된 번역이다. “‘stasis’, or lack of evolutionary change, is the norm for a species”는 종이 대부분 기간 동안 정체된 생태로 있다는 뜻이다.



이용철(397쪽) : 인용을 마음대로 취사선택하고 제한적인 의미의 각주를 붙인다면 역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Dawkins(244쪽) : You cannot do history by selective quotation and search for qualifying footnotes.
이덕하 : 선택적으로 인용하고 [본문의 뜻을] 제한하는 각주들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역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        “제한적인 의미의 각주를 붙인다면”은 잘못된 번역이다.



이용철(398쪽) :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최근 들어 속도일정설의 한 형태가 현대 분자유전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하나의 좋은 예를 들자면, 단백질의 분자 수준의 진화적 변화가 가상의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일정한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믿음을 들 수 있다.
Dawkins(245쪽) : Ironically, a form of constant speedism has recently become highly favoured among modern molecular geneticists. A good case can be made for believing that evolutionary change at the level of protein molecules really does plod along at a constant rate exactly like the hypothetical children of Israel;
이덕하 :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분자 유전학자들 사이에서 속도일정설의 한 형태가 큰 지지를 받게 되었다. 단백질 분자 수준의 진화적 변화가 가상의 이스라엘 사람들과 꼭 마찬가지로 실제로 일정한 비율로 진행된다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훌륭한 논거를 댈 수 있다.
        ‘Ironically’는 ‘어처구니없게도’가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다.
        “A good case”는 “하나의 좋은 예를 들자면”이 아니라 “훌륭한 논거”다.
        이 번역문을 읽어보면 도킨스가 현대 분자 유전학자들의 주장을 “어처구니없는” 헛소리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도킨스는 현대 분자 유전학자의 믿음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용철(398쪽) : 무기나 다리처럼 밖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 고도로 구분된 양식으로 진화하는 경우도 그러하다.
Dawkins(245쪽) : and this even if extrenally visible characteristics like arms and lengs are evolving in a highly punctuated manner.
        ‘arms’는 ‘무기’가 아니라 ‘팔’이다.
        “punctuated manner”는 “구분된 양식”이 아니라 일관성 있게 “단속적인 방식”으로 번역해야 할 것이다.



이용철(399쪽) : 덧붙여 말하자면 속도불연속가변론자가 종분화를 진화가 최고속 기어에 들어가 있는 시기로서만 강조할 필요는 없다.
Dawkins(245쪽) : Incidentally, there is no particular reason why a discrete variable speedist should necessarily emphasize speciation as the time of high-gear evolution.
이덕하 : 덧붙여 말하자면, 속도불연속가변론자가 종분화를 고속-기어의 진화의 시기로 강조해야하만 하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        도킨스는 특별히 종분화 시기에만 진화가 빨리 일어나야만 하는 이유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시기로서만”은 잘못된 번역이다.



이용철(400쪽) : 실러캔스는 ‘물고기’의 큰 분류군 중의 하나로(물고기라 불리지만, 실제로는 송어나 청어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와 근연종이다.) 2억 5000만 년 훨씬 전에 번성했으며, 공룡과 마찬가지로 멸종된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Dawkins(246쪽) : The coelacanths were a large group of ‘fish’ (actually, although they are called fish they are more closely related to us than they are to trout and herrings) that flourished more than 250 million years ago and apparently die out at about the same time as the dinosaurs.
이덕하 : 실러캔스는 ‘어류’의 큰 분류군으로서(사실, 어류라고 불리지만 그들과 송어, 청어 사이의 친족 관계보다 그들과 우리 사이의 친족 관계가 더 가깝다) 2억 5천만년이 넘는 과거에 번성했다가 공룡들과 대략 같은 시기에 멸종한 듯 보였다.
        ‘fish’가 생물학 용어로 쓰일 때는 ‘물고기’가 아니라 ‘어류’라고 번역된다.
        “송어나 청어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와 근연종이다”는 약간 애매한 번역이다. 원문의 의미는 실러캔스-송어보다 실러캔스-인간(포유류)이 더 가깝다는 뜻인데 번역문을 보면 송어-인간보다 실러캔스-인간이 더 가깝다고 오해할 수 있다.
        “at about the same time”은 “마찬가지로”가 아니라 “대략 같은 시기에”다.



이용철(400쪽) : 내가 멸종된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라고 말하는 이유는 1938년에 동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다리 비슷한 것을 가진 몸길이 15미터 정도의 기묘한 물고기가 남아프리카 해안에서 심해 조업을 하고 있던 소형 어선에 잡혔기 때문이다.
Dawkins(246쪽) : I say ‘apparently’ died out because in 1938, much to the zoological world’s astonishment, a weird fish, a yard and a half long and with unusual leg-like fins, appeared in the catch of a deep-sea fishing boat off the South African coast.
이덕하 : 내가 멸종한 듯 ‘보였다’라고 한 것은 1938년에 동물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몸길이가 1.5 야드이고 다리 같이 생긴 별난 지느러미를 가진 기이한 어류가 남아프리카 해안 멀리에 있는 심해 어선의 포획물에서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        15미터가 아니라 1.5미터다.
        ‘fins(지느러미)’를 빼먹었다.



이용철(401쪽) : 그 예는 매우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극단적인 경우이며, 또한 단속론자만이 특별히 거론하는 예도 아니다.
Dawkins(246쪽) : It is a striking example but a very extreme one, and it is not one on which the punctuationists particularly want to rely.
이덕하 : 그것은 매우 인상적인 예지미만 극히 극단적인 예이다. 그리고 단속론자들이 특별히 그 예에 의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        “단속론자만이 특별히 거론하는 예도 아니다”는 문제가 있는 번역이다. 원문은 단속론자가 실러캔스 같은 극단적인 사례 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진화에 단속평형설이 적용되길 바란다는 뜻이다.



이용철(402쪽) :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이런 주장을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Dawkins(247쪽) : but nobody, as far as I know, has seriously suggested this,
이덕하 : 그러나 내가 아는 한 이런 주장을 심각하게 제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        ‘seriously’를 빼먹었다.





----- 403쪽 ~ 411쪽 -----

이용철(403쪽) : 이것은 매우 복잡한 개념이며,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유연한 개념으로 생각될 것이다.
Dawkins(247쪽) : This is quite a sophisticated idea, and it can be made to sound plausible.
이덕하 : 이것은 상당히 정교한 아이디어이며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만들 수 있다.
        ‘plausible’은 ‘유연한’이 아니라 ‘그럴듯하게’다.



이용철(403쪽) : 그렇지만 우리가 선택적 육종을 할 때 항상 최초의 저항을 받는다는 사실은, 그 계통이 야생 상태에서 아무런 변화 없이 수세대 동안 존속되어 왔다면, 변화에 대해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라는 방향으로 향한 자연선택압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Dawkins(247쪽) : Nevertheless, the fact that, whenever we try selective breeding, we encounter no initial resistinace to it, suggests to me that, if lineages go for many generations in the wild without changing, this is not because they resist change but because there is no natural selection pressure in favour of changing.
        “최초의 저항을 받는다”가 아니라 “초기 저항이 없다”이다. 거꾸로 번역했다.



이용철(403쪽) : 그 종이 변화하지 않는 것은 그 상태(야생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개체가 변화하는 개체보다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Dawkins(248쪽) : They don’t change because individuals that stay the same survive better than individuals that change.
        “(야생 상태)”라는 말은 원문에 없다. 게다가 원문의 뜻과도 어긋난다. “그 상태”는 야생 상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상태를 뜻한다. 여기에서는 야생 상태와 비-야생 상태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의 상태와 변화된 상태를 비교하고 있다.



이용철(404쪽) :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만약 진화가 실제로 일어났다면 그런 순간적인 진화란 다름아닌 초자연적인 힘, 즉 그들이 믿는 신의 개입을 의미하는 것임을 정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Dawkins(248쪽) : Such people rightly perceived that such instant ‘evolution’, if it occurred, would imply supernatural intervention:
        ‘rightly’는 ‘정직하게’가 아니라 ‘올바르게’다. 도킨스는 종교와 관련이 있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정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게다가 몇 문장 위에는 “smuggle divine creation in by the back door(신에 의한 창조를 뒷문으로 끌어들이려)”라는 구절도 있다. 이용철 씨는 이 부분을 “등 뒤로는 신에 의한 창조라는 믿음을 감추고 있었다”라고 번역했는데 약간은 정밀하지 못한 번역이다.



이용철(405쪽) : 만일 제가 자연선택의 이론에 그러한 것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해도, 저는 그런 것을 부질없는 일로 간주하고 거부했을 것입니다.
Dawkins(249쪽) : If I were convinced that I required such additions to the theory of natural selection, I would reject it as rubbish.
이덕하 : 만일 제가 자연선택 이론에 그러한 것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면 저는 그것[자연선택 이론]을 쓰레기통에 처박을 것입니다.
        엉터리 번역이다.



이용철(405쪽) : 그 유래의 어느 한 단계에 기적적인 요소가 첨가될 필요가 있다 하더라도 저는 자연선택 이론에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Dawkins(249쪽) : I would give nothing for the theory of Natural selection, if it requires miraculous additions at any one stage of descent.
이덕하 : 그 유래의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기적적인 요소를 첨가할 필요가 있다면 저는 자연선택 이론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        엉터리 번역이다.



이용철(406쪽) : 다윈은 이런 종류의 믿음을 극복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작은 단계로 이루어지는 점진적인 계열이라는 생각에 호소하게 되었다.
Dawkins(249쪽) : Darwin appealed to the idea of a gradual series of small steps as a means of overcoming this kind of incredulity.
        ‘incredulity’는 ‘믿음’이 아니라 ‘불신’이다.



이용철(409쪽) :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대부분 미묘한 의미를 가진 것이었지만, 전달되는 메시지는 어딘가 다윈주의와는 달랐다.
Dawkins(251쪽) : What they say is often pretty subtle, but the message that gets across is that something is wrong with Darwinism.
이덕하 : 그들의 말은 종종 꽤 미묘했지만 전달되는 메시지는 다윈주의에 뭔가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        엉터리 번역이다.



이용철(410쪽) : 실제로 단속평형설은 항상 다윈주의 속에 위치해 있었다.
Dawkins(251쪽) : that the theory of punctuated equilibrim lies firmly within the neo-Darwinian synthesis.
        “neo-Darwinian synthesis”는 “다윈주의”가 아니라 “신다윈주의적 종합”이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가 매우 다른 것을 뜻한다(다윈 천국, 신다윈주의 지옥).



이용철(410쪽) : 과장된 수사(修辭)로 인해 입은 피해를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아무리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하더라도 그 일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Dawkins(251쪽) : It will take time to undo the damage wrought by the overblown rhetoric, but it will be undone.
        “이루어져야 한다”가 아니라 “이루어질 것이다”다.



이용철(410쪽) : 그러나 공평하게 말하자면 굴드의 비판은 신다윈주의 종합설에서 볼 때 ‘점진설’을 향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주장의 다른 부분을 향한 것이다.
Dawkins(252쪽) : But, to be fair, Gould’s remark was aimed not so much at the alleged ‘gradualism’ of the Darwinian synthesis as at another of its claims.
이덕하 : 그러나 공평하게 말하자면, 굴드의 비판은 다윈주의적 종합에 내포되어 있다고 가정되는 ‘점진설’을 겨냥했다기보다는 그 주장들 중 다른 것을 겨냥했다.
        “신다윈주의 종합설에서 볼 때”는 문제가 있는 번역이다.




20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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