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인물이라고 도저히 느껴지지 않는 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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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등록일
2010-04-1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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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나라 일본의 경제학자 중에 와타나베 도시오(渡辺利夫)(1939년~)라는 분이 있습니다.
개발경제학, 특히 동아시아 개발경제학의 대가이죠.
와타나베 도시오는 언론과 학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수평분업''압축성장'이라는 단어를 80년대부터 (아마도) 최초로 창안해서 사용했던 인물일 것입니다.
이분은 동아시아 경제권이 급성장해서 미래에는 동아시아가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고 낙관했던 인물이죠. 또한, 중국에 각별한 관심이 많아서 중국 경제 연구에 큰 일가를 이루었고, 또 중일 우호에도 여러모로 활동했던 인물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이렇게 아시아에 매우 우호적이었던 인물인데...

재작년 2008년에 출간한 그의 책이 일본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았습니다.
제목이 바로 '신탈아론(新脱亜論)'입니다. 출판사는 문예춘추사이죠.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론(1885년)에 영향을 받은 책입니다.
후쿠자와 유키치가 탈아론에서 이렇게 말했죠.

" 오늘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 우리나라는 이웃나라의 개명을 기다려 함께 아시아를 일으킬 여유가 없다.
오히려 그 대오에서 벗어나 서양의 문명국과 진퇴를 같이하여 저 중국·조선과 접촉하는 방법도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특별히 봐줄 것이 아니라 바로 서양인이 이들과 접촉하는 방식에 따라 처리할 것이다. 악우와 친하게 되면 악명을 면하기 어렵다. 우리는 진심으로 아시아 동방의 나쁜 친구를 사절해야 할 것이다. "

와타나베 도시오의 신탈아론도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론과 결론이 비슷합니다.
영일동맹에 의지해서 메이지 시대의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서 승리해서 강대국으로 발전했듯이 지금도 영국과 같은 앵글로색슨족인 미국과의 동맹만이 일본이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미래 구상은 순진한 이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혹평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과 북한은 결코 좋은 친구가 아니고 일본과의 긴장을 가져오는 귀찮은 친구라는 뜻이죠.
그래서, 와타나베 도시오는 작년 민주당 새 정부가 들어서고 하토야마 총리가 동아시아 중심의 외교를 펼친다는 구상을 발표했을 때 하토야마 총리의 외교구상에 향해 비판적인 반응을 언론에 발표했습니다. 하토야마 총리의 동아시아 중심의 외교 구상은 비상식적이라고 혹독하게 냉소하였죠.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중국과 동아시아 경제에 정통하고 동아시아 경제의 발전에 낙관적이었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아시아를 혐오하는 전형적인 일본 보수의 이론가로 돌변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한가지 추측을 한다면 2004년 중국에서 일어난 격렬한 반일감정의 표출이 그동안 중국에 우호적이었던 그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어서 심리적 변환이 일어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만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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