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Das Auto: the Germans, their cars and us

글쓴이
avaritia
등록일
2013-08-05 16:45
조회
4,9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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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2 에서 8월 4일 방송한 따끈따끈한 다큐멘터리.
자동차산업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필시청. 구하는 것은 알아서 하시라.. 영국 공영방송의 관대한? 마음씨 덕에 유튜브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음


영국과 독일의 자동차산업의 역사(프리젠터가 historian이다)를 비교하며 독일의 성공과 영국의 실패를 분석한 아주 재미있는 다큐멘터리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이나 이공계 상황에 대입하면서 보면 더 재미있다. 다른 나라 차는 거의 나오지 않고 영국과 독일만 나온다. 영국 자동차 산업과 과거 브랜드들에 대해 약간의 기초 지식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영국의 실패 / 독일의 성공 이유를 몇 가지로 정리하는데,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는 생략하고, 그중 한 가지... 바로 독일의 노사협력문화를 언급한 부분을 소개한다.

독일은 웬간한 모든 직장에 노조 외에도 '직장협의회' 라는 것이 있다. 직장협의회는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한다. 이 직장협의회를 비롯한 노사협력문화가 자동차산업(및 제조업)의 성공에 필수요소라는 설명이다.

(직장협의회와 제조업 경쟁력의 관계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은 '미국에서 태어난게 잘못이야' 라는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미국의 노동변호사가 독일에 대해 쓴 아주 쉽게 읽히고 위트있는 책이다. 내 생각에는 번역판 제목을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라고 정한게 잘못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의 고용복지와 직장협의회' 식의 딱딱한 제목을 달기엔 너무 유머러스한 책이라서... 이 책을 보면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공장의 국외 탈출 현상을 막아 국내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노사 협력- 좀 더 정확하게는 노동자를 파트너로 대우하는 것 - 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직장협의회 대표를 경영진으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하고(법적으로 그리 되어 있으니까), 자동차 공장의 숙련공들을 장인으로 대우하는 풍토를 유지하고 있다. 자부심이 높고 사회적 위치도 안정적이다. 임금이 높고 휴가 등 각종 복지수준도 높으나 어마어마한 생산성으로 이 모든 것을 상쇄한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도 당연히 남아공, 중국, 미국, 멕시코 등 세계 각지에 현지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독일 국내 생산분의 80%를 수출하고, 여전히 생산의 중심은 볼프스부르그, 뮌헨, 스트라스부르그 등 독일 도시들에 두고 있다. 이들은 소량의 고급차만 파는 것이 아니다. VW는 2018년까지 세계 1위의 생산대수와 영업이익 동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뻥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원래 강조하고자 했던 얘기로 돌아가자.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성 노조를 blame 하며 대결 구도에 천착하거나
높은 임금 탓을 하며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기거나
숙련공을 높은 호봉먹는 하마인 명퇴대상으로만 보거나
귀족 노조 운운하는 언론플레이로 노동자의 자부심을 갉아먹거나
비정규직 확대로 비숙련 노동자를 양산하고 노-노 갈등을 조장
하면 안된다.

최근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유로존의 공멸위기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탄탄한 경제-탄탄하다는 말로만은 부족하다. 지배력이 겅화되고 있으니까-를 꾸려가고 있는 독일 모델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산업구조가 몹시 유사한 한국도 독일 모델에 대해 심각히 스터디할 필요가 있다.(다 베껴오자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공부는 해야 한다) 

  • 세라수맛 ()

      좋은 방송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 돌백님께서 토론하실때 '대한민국의 미래는 제조업뿐'이라고 주장하시며, 연봉 1억 생산직 사원들을 부러워만 할게 아니라, 그런 기업들이 많아지면 더 좋아진다는 취지의 글이 기억납니다.

    여러 유저분들의 글들을 떠올리며 방송을 보는데, 한편의 현대사 강의같더군요. 한국도 전쟁의 잿더미속에서 이만큼의 성장을 만들어 내었는데, 오히려 국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 졌고,혹시 제조업이 몰락한 영국의 길을 따라가는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적어도 영국은 공영방송 BBC가 자국의 정책들을 비판하며 독일산 미니(...)를 끌고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 상황을 볼때 언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 될지 막막합니다.
    산업구조가 제조업 중심의 대한민국이지만, 연구개발/현장의 장인들이 대접은 커녕 치킨집을 걱정하는 대한민국. 어뤤지 발음과 배려를 위한 국제중을 위시하여 창조경제를 겨냥하는 대한민국이 영국의 길을 따라가는것이 별로 이상하게 생각되어지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오늘 뉴스에도 파업을 한다는 기사가 있던데, 비정규직차별과 직장세습으로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지내는 것이 아닌지 궁금합니다. 아니라면, BBC방송처럼 노조를 존중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경영문화의 초석이 되기를 기원해 보지만, 무언가 많이 엇나가 있다는 염려가 됩니다.

    avaritia님처럼 오랜 싸이엔지 활동을 하시면서 이러한 좋은 글을 남겨 주시는것이, 대한민국의 여러 과학기술인들(특히 청년층)에게 밝은 빛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부족하여 이해하는 것이 많이 부족하지만, avaritia님의 활동이 소중한 등불이 됩니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있을 무더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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