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박사과정 성공기??

글쓴이
김상현
등록일
2002-11-18 22:55
조회
7,941회
추천
1건
댓글
18건
박사학위를 마치신 혹은 진행중인 분들께 여쭙니다.

해외던 국내던 박사학위를 시작하는 후배에게 조언주시면 감사하겠읍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박사과정생의 단상(대한민국에서)은
교수 비서 노릇, 랩 살림, 과제 따기 및 참여에 숫자적인 채우기 일조,
교수의 강압에 의해 하기 싫은 과제 억지로 때우기, 틈나는데로 인터넷, 혹은 겜하면서
밤세우기, 코스웍은 대충, 이런 생활 5년만땅 채우고 교수가 논문쓰라고하면 대충 논문써서
졸업, 그렇게 졸업 후 막상 직장에서 신기술이 속출하면 어찌해야 할지 모름 등등
대충 그렇습니다.
모든 박사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제가 대학원에 있으면서 이학교, 저학교 통해
얻은 정보로 대충 그렇다는 겁니다.
또 주워 듣기로 해외 박사과정들 중에도 한심한 경우 또한 적지 않다고 하더군요.

각설하고요. 후배들은 이런거만 알고 그대로 따라가는 경향이 적지 않습니다.
이곳에 보니 여러 훌륭하신분들이 많으신것 같은데요.

후배들을 위해 올바른 박사과정생의 정의, 역할, 해야할 일,
교수에게 있어 박사과정생의 의미, 학위후 아쉬웠던 점 등등
허심탄회하게 리플달아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읍니다.
종합적으로 찾아보았지만 딱히 이런문제에 대한 답변 찾기가 쉽지 않네요. ^^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소요유 ()

      전 그 분들 (훌륭한,...)에 속하진 않지만 논의의 활성화를 위해서 몇자 적어 봅니다.  우선 인생에 있어서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박사학위 과정에 있어서의 원리는 제가 생각하기에 두 가지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와 "거목 밑에는 다른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다" 입니다.

  • 소요유 ()

      박사과정에 들어왔다는 이야기는 '학자'로서의 길을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박사학위라는 것이 잘못 생각하면 인생에서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위와 경제적 대우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즉, 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이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가끔 손해일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이런 말 하는 것은  단순하게 '몸값을 올리기 위하여' 박사학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 소요유 ()

      학자의 길은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화려함만 있지 않습니다. 한편으로 박사학위는 석사 이전과 다르게 '학문적으로 독립된 개체'로 태어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즉 학자라 함은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으로 존재'하듯이 '박사학위자 (학자) 하나하나가 학문의 독립 개체'로 존재합니다. "다라서 박사과정이란 이러한 학문적 독립을 위하여 수련하는 과정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소요유 ()

      그러므로 박사과정은 자신의 학문적 독립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로 석사 이전의 단계와 박사과정과는 확연히 구별되어야 합니다. 박사학위 논문에는 자신의 학문적인 독립을 위한 노력의 흔적이 남아야 합니다. 예를들면 다른 '학문적 독립자들' (학자들)과의 교류와 검증, 자신의 새로운 학문 세계에 대한 도전, 학자들 세계에 대한 기여 "다위의 흔적이 남아야 합니다.  말이 어렵게 씌였지만 결국에는  학자들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도전과 기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소요유 ()

      지도교수는 박사과정 학생에 있어서는 "이용해 먹을 가장 가까운 다른 학자'로 정의 할 수 있습니다. 지도교수는 학문 세계의 안내자일 "다름입니다. 지도교수는 한편으로 자신의 길을 검증하고,  평가하고, 올바른 길을 보여 줄 가장 가까운 학자입니다.  결국 학위과정에 있어서 지도교수는 철저하게 학문적 보조자입니다. 그러나 지도교수는 학문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문입니다. 박사과정 학생이 학위를 받아 학문적으로 독립하면 지도교수는 학문적 동반자로 남을 "다름입니다.

  • 소요유 ()

      우리가 이 장면에서 학문적 동반자와 인간적 동반자를구별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지도교수 입장에서 박사과정 학생은  자기가 이루지 못한, 가보지 못한 세계로 "더나는 불완전한 학자이고 도움을 주는 사람입니다. 한편 학생은 지도교수에게는 '자신의 학문  세계'의 전수자이고, 계승자입니다. 

  • 소요유 ()

      결론적으로 박사학위를 한다는 것은 학문적 독립을 이루는 과정이며, "다라서 이 과정에서  콩 심으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며, 거목 밑에는 큰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학문적 독립이 필요한데  좋은 지도교수 밑에서는 가능한한 빠르게 멀리 탈출해야 하고, 박사후 과정을 포함한 학위 과정에서 얻은 실력이 평생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열방 ()

      소요유님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열정공학도 ()

      오오 정말 멋진 리플입니다. 100점!

  • 소요유 ()

      뱀다리 하나 : 학문적 독립 과정은 마치 나무가 자라나는것 같이 곁가지를 쳐내는 일련의 작업입니다. 학문적으로 볼 때 박사학위 과정동안에 가장 좁게, 그리고 가장 깊게 파게됩니다. 이 과정으로부터 튀어나가는 것이 바로 포스트 닥이라는 과정입니다. 이 포닥 과정에서는 자기의 학문 역량을 주위로 벌려가는 과정이랄 수 있습니다. 다라서 박사과정 동안에 가장 필요한 것이 '삿된 것'을 쳐내는 것입니다.  적당히 가지를 쳐낸 나무가 재목으로 자랍니다. 학위과정 동안 시야가 좁아져도 자신의 학문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자기 혼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자위하시기 바랍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적어도 제가 자신있게 학위논문 쓴 부분에 대하여는 세계적인 대가들도 오히려 되 묻더군요. 왜냐하면 아무도 그

  • 소요유 ()

      일을 하지 않았으니 까요. 웃기지요 ?    뱀다리 둘 :  지도교수는 자신을 지도해 줄 유일한 사람이 아닙니다. 가능한한 많은 어드바이져를 두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요새는 많은 인터넷으로 연결이 되니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질문할 수 있고 도한 학문적으로 사귈 수 있습니다.  친구는 개인적으로 알아야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학문적으로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 소요유 ()

      뱀다리 셋 : (아무래도 칭찬에 약한 모양입니다. 저 자신이 성공한 박사라고 하기에는 그렇습니다. 그러나 바둑의 훈수는 못 두는 사람이 더 잘합니다. 하하.)  지도교수를 너무 무서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학문적 존경과 인격적 존경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가능하면 많은 사람들의 학문적 역량을 인정하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지도교수가 세계에서 최고가 아닌한 지도 교수 역시 '하수'임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무시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 너머에도 뭔가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랍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학문은 항상 최고를 지향한다"는 점과 "역시 나의 학문 존재함으로서 또하나의 학문의 세계가 생긴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김상현 ()

      장문의 답변 대단히 감사합니다. 참 인상적인 내용이네요. 수동적인 사람들을 많이 보다보니깐 사실 주입식교육에 익숙한 이유겠지만요. 마음 단단히 먹어야 겠읍니다 ^^;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군요. 깊게 새겨듣겠읍니다. 정진하십시요.

  • 세상빛줄기 ()

      님의 오랜 경험과 고뇌함을 이 글속에서 느낄수 있었습니다..저두 잘 읽었습니다. 생각이 참 깊으시네요. 

  • 자의식 ()

      와~읽고 있으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잘 읽었습니다. 이곳에 들르면서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저도 언젠간 저런 글을 쓸 수 있을 만큼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직은 새내기 공학도이거든요..^^;;

  • 마이컴 ()

      저두 정말 감사드립니다. 시작하는 시기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 주경야독 ()

      오래된 글에서 많은걸 얻고 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 MSE ()

      좋은말씀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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