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에 공대를 진학한다는 것.

글쓴이
박범석
등록일
2003-01-22 21:27
조회
7,226회
추천
2건
댓글
17건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스물넷이 되는 학생입니다. 아직 군대는 가지 않았구요.
 경남과고를 졸업했고 서울대 자연과학부랑 인제대의대를 합격하고 나서 부모님의 권유로
 (저도 특별히 가고 싶었던 길이 없었구요) 의대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밖에서 보는 친구들은
 부러운?시선으로 볼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의대 생활은 상상하던 것보다 더 힘들고 더 재미없는
 것이라 작년 1년 동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한 차례 수능을 더 보았구요. 세 군데 모두
 공대를 지원했고 합격도 했습니다.  어차피 의대를 졸업하고 긴 수련의 생활을 견뎌내야 될 고생은
 각오했던 만큼 지금 제 나이에 공대에서 새롭게 시작할 공부를 하면서 겪게 될 고생도 만만치 않으리
 라 각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을 스스로 이해하고 확신을 가지는 과정은 길지 않았
 지만 부모님을 설득시키는 일은 아주 힘들겠지요. 뚜렷하게 내던질 질문이나 막막함은 없습니다. 그
 저 선배님들의 따듯한 조언과 충고 ..아니 오랜 시간 마주 앉아서 소주잔이나 비우고 싶습니다만...
 스물넷에 공대를 진학한다는 것. 제가 새로이 정한 이 이정표가 선배님들의 길을 무작정 따르는 것도
 혼자서 세찬 비바람을 뚫고 걸어야 되는 고행도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세상빛줄기 ()

      ....상상과 현실이 많이 틀리죠? 어딜가나 그런 면은 항상 잠재하고 있습니다. 먼길을 돌아오신 만큼 앞으로 님이 선택한 길에서 일류가 되시길 빌겠습니다.^

  • uk7517 ()

      저는 솔직히 반대입니다. 차라리 의사가 된 후에, 좀 늦은 나이라도 그 때부터 공대 공부를 하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완전한 인생에 대한 비장의 카드를 하나 갖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니까요. 농담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수능 쳐서 의대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빌겠습니다.

  • fOr yOu ()

      ㅠㅠ 안됩니다 부모님을 생각하셔서라도...

  • 찰리 ()

      회사에 가보니까 돈버는데 적성 없더군요. 저도 피 보기 싫어서 의대 싫었는데, 지금 월급보다 월등히 많이 주면 칼 잡겠습니다.

  • 박찬석 ()

      님..님의 멋진 선택 박수를 보냅니다. 다른 사람 말은 그냥 '말'일 뿐입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현실에 지쳐서 쓰러지고 불평만 해대는 비겁한..범인이 되지 마시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만들어 가시는 분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제 친구(모 치대 예과 1년 마친 여자애)도 올 1학기 까지 학교 다니면서 4학기에 준하는 학점 이수하고 저희 학교 공대에 편입한다는데..

  • 박찬석 ()

      그 친구의 용기에 놀랬는데 다시 한번 님의 의지에 놀랍니다. 세상은 이렇게 자신만의 생각을 실천해가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거라 생각합니다. 냉소적인 시선은 자신을 벽에 부딪히게 만들뿐입니다.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사람이 됩시다..^^

  • 2bgooroo ()

      유학가십시요...미국으로...부디...제발...대한의 과학기술을 밝혀줄...그런 인재가 되어 연어가 돌아오듯 돌아와 주십시요

  • 김세훈 ()

      24이면 13기겠군요. ^^ 저는 경남과고 11기고, 현재는 석사마치고 연구소에 있는데, 100%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동문선배로써 한마디 하자면... 단순히 의대에서 하는 일이 재미가 없어서 공대로 올려고 하는거라면 말리고 싶네요. 동기부여가 너무 부정적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예를들어 '나는 자동차 엔진 건드리는걸 좋아해서' 기계공학과를 간다든지 하는 일종의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왜 하고 많은 학문중에, 그리고 한국에서 제일 인정받는 직업군 중의 하나인 의사를 포기하고 다른쪽으로 빠지게 될때는 그에 합당한 나름대로의 근거를 만들어야 부모님 설득이 쉽겠죠. ^^

  • song ()

      나이제한이 있는 기업 입사시 애로점이 발생할 수도 있겠군요. 24+4년+군복무=?

  • uk7517 ()

      저도 그게 걱정됩니다. 공대는 솔직히 나중에 졸업하고 의사처럼 자영업을 하거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물론 뭔가 뛰어난 아이템을 재학 시절에 잡아서 벤처를 차리거나 할 수도 있으시겠지만, 솔직히 그렇게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일단 기업체 쪽을 본다면 웬만한 회사들이 학사 기준 약 28~29(만 27~28) 세를 제한으로 잡고 있죠.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들어가는 사람들은 들어가겠지만, 그런 것 부터도 좀 위태위태한 느낌입니다. 의사나 고시 같은 경우는 나이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늦게 공대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그런 문제가 좀 있습니다.

  • 프방 ()

      저는 말리고 싶네요. 지금 스물넷이시면 99학번이실텐데, 04학번이 되면 6수가 되나요? 우선 지금 내가 하는 것이 나랑 안 맞아서, 도피 내지는 대안의 동기로 타분야에 가는 것은 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어딜 가든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은 다 있는 것이고, 남의 떡이 더 커보이는 것이 사람의 심리니까요. 게다가 의대에는 나이든 신입생들이 꽤 있지만, 공대에는 삼수 이상 해서 온 사람 별로 없어서 적응하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개업이야 나이제한이 없지만 취업은 나이제한이 있기 때문에, 웬만한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네요.

  • 프방 ()

      임상의학보다 공학을 해보고 싶으신 거라면, 의공학을 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서울대 전기공학부에도 의용생체공학 협동과정이라는 이름으로 생체신호정보 lab, 인공심장 lab, 의용전자 lab 등이 있습니다. 협동과정 소속이 아니신 분 중에도 인공망막, 인공와우기술 연구하시는 분이 있고요. 이쪽으로 공부를 하신다면 임상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니까 사실상 공학도가 되시는 겁니다.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님들 본인이 전자공학과, 제어계측공학과 나오셔서 연구하는 분들이니까, 전자공학 공부도 많이 하셔야 할테구요. 지금 의공학 연구자들을 보면 대부분이 학부에서 공학이나 자연과학 전공한 사람들이니까, 학부에서 의학 전공하신 분이 오시면 남들보다 독보적인 연구활동을 할 수 있으실 것 같네요.

  • 프방 ()

      혼란이 있을 것 같은데, 의용생체공학 협동과정이 의과대학 의공학교실이라고 보시면 대략 맞을 겁니다. 의대생이 전자공학 공부까지 해서 의공학을 연구한다면, 정말 호랑이에 날개를 다는 격이 될 것 같습니다. 이쪽으로 가신다면 회사원보다는 교수나 연구자의 생활을 하시게 될 것 같은데 (이건 저도 잘 모르겠네요), 공대에서 학부과정을 공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면 의대본과 마치고 공대 3학년으로 학사편입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수능 다시치는 건 좀 아닌 것 같고요. 같은 진로선회라도 수능을 치면 도피가 되지만, 진로선회를 오히려 자기발전과 영역확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삼수생 ()

      배가불렀군요.

  • 박범석 ()

      선배님들의 따듯한 조언과 충고 하나하나 깊이 새겨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공돌이 ()

      우리 교수님 말씀으로는.. 의공학은 말 그대로 공학이라고 하시더군요. 의학을 하면 좋지만 공학만 알아도 할수는 있다고 하네요. 반면 의학만 하면 못할거라고 합니다.

  • 하이~ ()

      군대는 어떻게 하실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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