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진로상담

글쓴이
소요유
등록일
2002-09-1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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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초등학교 고학년과 저학년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자녀에 대한, 혹은 자녀교육에 대한 학부모님의 고심이 이해됩니다. 제가 당사자가 아니므로 결국은 원론적인 말씀 밖에 못드릴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마음먹었으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선 글쓰신 내용을 보면 충분히 설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어떤 부모나가 갖을 수 있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심정은 이해되나 자칫 부모의 과도한 관심이 아이의 적성이나 흥미를 도외시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부모님이 객관적으로 평가하시기에 아이가 재능이 있다고 하셨는데 무슨 재능이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려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자녀가 무슨 재능이 탁월한지가 판다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재능과 함께 본인의 적성이나 흥미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천재라하더라도 어떤 방면에특별한 재능을 갖게 되고, 한편 본인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적성과 흥미가 있게마련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재 한국의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육 체계로는 어떤 아이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혹은 흥미와 적성이 있는지 알아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즉 한국에서 학과 공부가 뛰어나다고 해서 재능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한국의 교육이 추구하고 있는 '만능 수퍼맨'적인 교육에서 아이가 두각을 나타낸다고 해서 모든 방면에 재능이 있고, 어떤 방면이든지 성공을 보장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현대사회는 과거와는 달리 수퍼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방향으로라도 전문화된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만약 아이가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는지, 있다면 그 재능이 어느 방면인지를 알아보았다면 거기에 맞는 특별한 교육을 시켜야한다고 봅니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속에서 아이를 외국에 유학 보낼때 부모가 갖는 기대감에 대하여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흥미를 잃게되어 부모님이 갖는 당혹감도 이해됩니다. 이러한 결과가 생기는 이유는 양측 교육 체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 철학자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가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철저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입니다. 이에 반하여 외국, 특히 서구쪽의 교육은 철저하게 '살아남기에 필요한 것을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교육받았던 초등 및 중학생이 외국, 특히 서구쪽에 가면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이 그렇게 쉬워, 한편으로 유치하게 느껴질 정도인가 봅니다. 부모의 일때문에 외국에 따라나온 제 아이들을 보면 말이죠. 이들 교육은 학원식의 단기간에 속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의무교육기간 동안 충분히 시간을 갖고 평균적인 삶을 살아가기에 필요한 교육, 그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육에 치중하여 단순하게 학력을 높인다는 차원과는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예를 들면 '재미있는 공부'를 추구한다는 점만봐도 그렇습니다.   

이런 고려없이 '국내에서 재능있다고 생각되는 아이'를 외국에 보내면 대부분은 유치하게 생각하여 흥미를 잃기 십상입니다.

어차피 어느 나라든 공교육은 평균적인 아이들을 그 사회에서 평균적으로 살아가기에 알맞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아이가 재능과 적성 그리고 흥미가 있다면 그 방면에 '활동'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것은 외국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점을 고려하셔야 할 겁니다.

단지 외국에 나와서 경험한 바로는 제 아이들 담임교사가 매년 2차례씩 있는 면담에서 당신의 아이는 어느 방면에 재능이 있다, 어는 방면은 노력을 요한다, 어는 방면에 적성이 있는 것 같다, 어는 방면에 흥미있어한다라는 등의 이야기를 꼭해준다는 것이 한국과 다른 점입니다.   

일반고를 진학하여 의학계열에 진출하든 과학영재고를 진학하여 과학기술계통으로 진출하든 결국은 본인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결정될 겁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본인과 부모님 모두) 만약 의학계열을 희망한다면 본인의 재능 등을 복잡하게 고려할 필요없이 일반고에 진학하여 현재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우수한 능력, 즉 시험성적이 잘나오도록 하는 것이 대학에 무사히 진학하여 의사로 되는 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이나 본인이  재능과 적성을 살리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시라고 권해드립니다. 왜냐하면 본인의  재능이 자연과학이나 공학계열이라면  단순하게 점수잘나와 좋은 대학가는 것 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점에서는 과학고나 과학영재고 혹은 민족사관고등 특수고등학교쪽이 일반고쪽 보다는 장래를 위해서 유리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소요유 ()

      한가지 첨가하면 아이들을 키울때 아이텐티티를 갖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외교관들을 많이 접하게되는데 외부에서 보는 시각, 즉 외국에서 교육시키니 좋겠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한결같은 말이 어떻게하면 아이가 중심을 갖게 키울 수 있는 가로 고민하더군요. 역시 마찬가지로 외국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강조하는 말이 '모국어와  자기나라 사람'으로 키워져야 한다, 즉 아이덴티티를 갖추어야 아이가 양쪽 사회에 다 적응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아니면 철저하게 외국 그나라 아이로 키우던지 말이죠. 이 것은 애국심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문화적 뿌리를 갖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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