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헤매지 않게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쓴이
활기차게
등록일
2016-01-26 10:23
조회
12,264회
추천
0건
댓글
15건
안녕하세요. 과학고 조기졸업 후 한 과기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올해 20살, 2학년이 됩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싸이엔지의 많은 글과 댓글들을 봐왔습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를 동경해 왔기에 여기 오면 제 꿈이 보다 선명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이런 생각이 조금씩 흐릿해졌던 것 같습니다. 부모님은 항상 제가 과학자가 되기를 반대하셨는데, 이유는 금전적인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젊으셨을 때 교수가 되려고 준비하다가 실패하셨기에 걱정이 되셨나 봅니다. 교수가 되지 못하면 연구원은 근무 환경도 좋지 않고 박봉이라는 말씀에 처음에는 돈 상관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면 만족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얼버무렸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더 많은 얘기를 접할수록, 그 말씀이 맞고, 제가 어릴 적부터 꿈꿔온 것은 뜬 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석사 졸업 후 공기업 취직을 목표로 생각하고 관심에 없었던 전기전자공학부와 물리학과를 복수전공하게 되었습니다. 박사 학위 취득을 한 후에 일반 기업에 취업을 하면 시간 낭비, 돈 낭비일 수 있다는 댓글도 많이 보았고, 사실상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을 만한 집안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원래 꿈은 국내 학사 졸업 후 외국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K과기원 나노팹센터나 기타 정출연에서 그래핀의 대량생산 기술 연구에 뛰어드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에서 최상위권으로 졸업을 한다면 해외유학 장학금을 받아 부모님께 가는 부담을 최소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고 하루종일 공부해도 즐거울 정도로, 적성에 맞았습니다. 토플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었고 모르는 내용이 반 이상이어도 마냥 재미있어 그래핀 관련 논문이나 칼럼이 저널에 게재될 때마다 틈틈이 보고 있었습니다. 군 문제는 유학을 가야 하니 미리 과학기술전문사관(과기원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장교입니다.)으로 갔다오거나 토플 점수로 카투사에 지원해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떄도 그렇고, 지금 제가 있는 학교에서도 그렇지만 최상위권은 의대로 곧잘 빠지더라고요. 당시에는 저 실력을 썩히고 왜 의대로 갈까..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됩니다.
따끔한 말이라도 좋으니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싸이엔지에서 많은 분들의 조언이 담긴 글들을 보며 항상 배우며 자라왔습니다.

  • 은하수 ()

    그 과기원의 박사과정생들이 의대를 안간 것을 얼마나 후회를 많이들하는데...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자세하게 언급해 주지 않으셔서 지레짐작으로 생각하지만, 제 딴에 생각하기에도 박사과정을 밟는 시간에 의대를 졸업하는 것이 많은 면에서 좋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를 졸업한 뒤에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의대로 학사편입을 하거나, 생각이 바뀌어 대학원에 진학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조언 감사드립니다.

  • 통나무 ()

    그게 현실이잖아요.
    문제는 대부분의 부모님들과 성적 최상위 권이라는 사람들이 그런 생각밖에 없이 진로지도하고 사회에 나가고 반복된다는것인데요.
    다른 가능성은 본적도 도전해본적도 뭐도 아무것도 없죠.
    현재 답은 이과는 의대 문과는 교대입니다.
    이런것은 개인적인 해결책이고......

    최상위권이 의대로 빠져서 의대 들어가서 과연 그걸로 끝일까요.
    서열 앞에 있는 의대 들어갈려고 최대한 노력을 할테고
    의대 들어가 좋은 전공 할려고 성적 좋게 받기 위해 노력할테고
    전문의 따고 세부 전문의 까지 따고 나서 개업이 힘들면 의대 교수할려고 할텐데
    여기도 논문이 장난이 아니고 자리 잡을려면 10년넘게 날밤새면서 고생하고
    개업을 하더라도 그냥 장사지 의사는 아닌상태에서 공부와 무관한 영업이 기다리는 상태고
    그렇게 해서 자리잡고 돈벌고 결혼에서 애가 있으면 또 공부시키느라 사교육시키고 하다보면
    50이 넘어가는 나이가 되죠.
    세상을 아주 열심히 살다보니 책으로 공부하고 시험보고 그 과정을 밟다보면 실제 세상은 거의 못고 살게 되다보니 50쯤 되어 세상을 본다고 대화를 하다보면 요즘 말하는 꼰대나 꼴통이 되어있죠.
    현실적으로 의대를 선택하는게 외통수처럼 되어있는것인데 거기가도 인생 조지기는 마찬가지고요. 자기 인생이 아니죠.
    주변에서 이러저러 고등학교 가서 애들이 옥스포드가서 뭐하고 있고 하는 소리들 하면서 엄마들이 부러워서 죽을려고 하면 개네들이 거기서 폼나게 있을 정도 되려면 대학가고 나서 그 이후 어느정도에 어느정도 확률인지 한번 생각이나 하고 애들 거기보내는가라고 얘기하는데요.
    그걸거면 일찌감치 중고딩때 의대방향으로 공부를 시키라고요.

    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시간투자가 많은 사람들이 더 좁게 보고 돌파구를 못만들어내는 세상은 그닥 미래가 없습니다.
    남들이 알아주는 재미가 있으면 모를까,
    사회구조적으로 특목고는 다 없애버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좀 여유있게 다양한 경험과 진로를 탐색할 시기에 성적이 좋다라는 이유로 일단 손해 안보는 기분으로 이러저러 고등학교에 몰아 때려놓고 그리고 나면 선택지는 좋게 나올수가 없어요.

    최상위권이 의대로 가죠. 그짓꺼리 할려고 그렇게 빙빙 도는지....... 좀 심하게 얘기하면 아무 생각없이 공부만 한것이고.....그게 반복되는 구조이고, 나 최상위권이니 이러저러 보장을 당연한듯생각하니 소득 격차를 줄이려는 데는 왜 공부한만큼 대접받는게 문제인가라고 분기탱천이나 하는게 의사들 집단인데요.

    이래나 저래나 본인이 별로 다른 경험치나 생각이나 지속할 뭐가 없다면 의대가 가장 좋은  진로이긴합니다. 나와서 돈을 버니까요. 그 이상도 이하도 없는것 같고요.

    원래 최상위권이라면 돌파해야 할 사람들을 키워야 될텐데 그게 한국사회 구조상 택도 없다고 느끼니 탈출로 의대를 선택하겠죠.
    그게 현실이고 반복된다고 보는게 맞기는 할텐데
    마지막으로 굳이 한국에서 한국부모들이 얘기하는 스케줄대로 살 필요는 없다는것도 생각해볼 필요는 있죠.

    똑똑하고 전문적인데 이상하게 흑화되어서 늙어가는 분들이 대다수라고 보이는 한국인지라
    나도 저렇게 될것인지 아니면 국경이 무색한 세상에서 굳이 흑화된 노인네가 되어서 살아가는것보다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살아갈지........
    공부는 20대때부터 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특수한 분야 빼놓고.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제 생각과 비슷해서 공감이 갔고 힘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조금 흔들렸지만 우선은 현재 가고 있는 길을 계속 가려고 합니다. 다른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정성껏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 Hands white ()

    일단, 그래핀 양산방법은 그때 즈음이면, 산업화로 넘어가 있을것 같고요. 그러니까, 십년후에 뜰 기술을 전공하셔야지, 지금 뜨거나 이미 뜬 기술은 전공하시면, 뒷북 입니다.

    이 지점에서 딱 감이 와야 하는데요. 마음가짐이 촛점을 빗나가 있으신겁니다.
    이런 경우는 의대로 빠지시는 것이 여러모로 좋으실거라 짐작이 됩니다.

    미래는 이미 주변에 있다고 하죠. 그걸 발견하는 사람과 보고 지나치는 사람들로 나뉠 뿐이죠.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뒷북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 교수님들께 면담을 받아보니 제가 생각하는 분야가 요즘은 블루오션일지 몰라도 나중엔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Hands white님과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특정 연구 분야보다는 그 쪽에 응용하기 전에 기초가 되는 학문을 공부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제가 관심있는 분야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전기전자와 물리를 전공하게 된 것입니다.
    의대로 빠지는 걸 추천하셨는데, 감사하지만 우선은 이대로 대학에 다니려고 합니다. 아직 전공 공부도 제대로 해보지 않아 이 길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뿐더러, 대학을 졸업하고 의대에 학사편입으로 들어가는 방법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종교도 의심 없이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기 어렵듯이, 인생도 자기가 걷는 길이 자신에게 딱 맞는 길인지 알 수 없지만 걸어가다 보면 좋은 방도가 생기지 않을까요.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언 주셔서 감사합니다.

  • 댓글의 댓글 Hands white ()

    바둑 격언에 정석은 알고 나서 잊어버리라고 하죠. 기초 라는것이 정석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론은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아요. 거기에 메달리는 건, 제대로 된 공부가 아닙니다. 어쨋거나 결심하셨다니, 건투를 빕니다.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네. 기초 공부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이론을 현상에 적용시키는 일과 평형을 맞추라는 의미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 꼭 그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성껏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최경환 ()

    뭘 해도 나중에 후회가 다 있기 마련이니깐요, 좀 더 좋아 보이는거 해보세요. 해매는게 인생이에요 ㅋ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감사합니다!

  • 엄상우 ()

    일단 제 생각에는 군 문제를 해결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손에 잡히지도 않고 대학원에 갈건지 취직을 할 건지 갈팡질팡이시면 군대에 가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군대를 빨리 마치면 선택의 폭은 굉장히 넓습니다. 나중에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한다고 염두해 두실 수 있고, 해외 대학원에 가는 것도 가능하고요.

  • 댓글의 댓글 활기차게 ()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토플 그동안 공부한 것으로 카투사나 과학기술전문사관에 지원해보고 안 되면 가능한한 빨리 군입대하려고 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 호옹리 ()

    언제인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HANDS WHITE님이셨던가.. 암튼 그 분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상상력을 키우라고요. 왜 임상의만이 "유일한 길"처럼 생각하세요...
    공대에선 무수히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시면서요...

  • 은하수 ()

    저도 십몇년 전 공학도로 꿈을 키우고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지금은 재정쪽 일을 합니다.

    적응을 못해서 이탈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단연코 해당 전공분야에서 최상위권으로 공부를 한 사람이고, 산업계에서는
    개발자로서 연구원으로서 특허도 꽤 많이 만들었고 주도한 프로젝트도 꽤 됩니다.

    그런데 결론은 탈 이공계였습니다. 한국에는 생각보다 전문성 없이 전문가 흉내를 내면서
    돈을 남의 호주머니를 터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특히 재경쪽에 그런 사람이 많습니다^^
    좀 전문적으로 배우고 시장에 진입해보니 놀랍게도 전문가는 없고 사기꾼들은 많더군요...
    덕분에 편하게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ㅋ

    그러다 세월이 좀 흘러 한국 자체에 한계를 느끼고 지금은 잠시 탈조선을 했는데
    조선 밖에서는 이공계가 참 괜찮아서 새옹지마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의대가 답이라고 이야기를 해본들 인생은 답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저는 제가 걸어온 길을 다시 가보라면 안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나본 수많은
    카이스트 및 포항공대 박사과정생 및 학위자들이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한 가능성에
    불만족을 크게 가지고 있고 이탈도 꽤 많이 합니다. (일부는 석사과정을 하다
    의대로 도망가기도 합니다. 박사과정생들은 늦었다고 생각해서 쭉 버티지만)

    아마도 공학도로 꿈을 실현하는 방법은 해외진학 및 정착이라고 단연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한국기업들에서 착취를 경험하다 해외기업에서 일하면 신세계가 보이며
    해외기업에서 일하다 한국기업에 오면 절대로 못견딥니다.
    뭐....꼭 공학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직업이 다 글렇습니다. 한국에서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비젼을 못찾는 이유는 미래가 어쩌고가 아니라 실제로는 당장 하루하루가 착취로
    지쳐가기 떄문입니다. 하루하루 세우고 망하는 벤처를 미국에서 하는 이유는 뭐겠습니까?
    다 어찌어찌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고 심적 부담이 적기 떄문이지요....

  • 은하수 ()

    +@ 한국에서 학위를 하실 땐 교수의 착취도 조심하기 바랍니다.
    진짜 희안한 성품의 소유자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K에도 P에도 S에도 많습니다....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공지 '자기가 속한 실험실 연구환경 평가하기' beta2.3 댓글 79 sysop 09-29 80868 53
공지 학교 비교글 삭제합니다 댓글 8 sysop 11-11 24424 0
13944 유한요소해석 프로그램 좀 알려주실수있나요? 댓글 1 cation0413 01-04 3300 0
13943 공학대학원 진학과 커리어 댓글 1 삶이란 02-03 5580 0
13942 아무것도 안한 27살 전기전자과 따끔하게 혼나고 싶습니다 댓글 3 로니컬만 12-01 10673 0
13941 안녕하세요 현재 4학년 전자공학과 학생인데 진로고민이 있습니다.(긴글) 뇸뇸 11-07 6027 0
13940 나이 30, 박사 진학 댓글 1 회로쟁이 10-07 7393 0
13939 부산쪽 CS 대학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댓글 1 하하하하하 07-30 4651 0
13938 조기졸업과 취업, 석사진학에 있어서 질문이 있습니다. 댓글 3 Nozic 07-17 6250 0
13937 통신분야 수강신청 질문 댓글 1 Tesile 06-19 3682 0
13936 캐나다에서 기계공학 코스웍 석사 질문 드립니다. 댓글 1 soult 06-19 3840 0
13935 전공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 수학적 사고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댓글 4 파란소주 06-12 6738 0
13934 미국 박사진학 고민 댓글 4 jhkim9573 05-31 5712 0
13933 기계공학과 전기 전자 전공 수업 선택 고민 댓글 2 호놀률루 04-23 4867 0
13932 안녕하세요! 청정에너지와 수소사회와 기계공학 댓글 1 태릉입구 04-01 3665 0
13931 캐나다 이민 일자리 전망-바이오vs(석탄)에너지 댓글 1 minn 03-23 3963 0
13930 전자전기공학과 세부 분야 조진웅 03-06 5704 0
13929 화공 대학원 분야 아이좋아 03-01 4292 0
13928 대학원 동역학 교재 댓글 1 붉은밭 02-26 4083 0
13927 기계공학과 진로탐색 같이하실 분 구합니다! (Ch2_기업분석) 당태종 02-24 4382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