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글쓴이
몬테칼로로
등록일
2016-02-14 13:53
조회
10,702회
추천
0건
댓글
2건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신소재공학부 대학원에 진학해 다니고 있는 군미필의 남학생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현재 전과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물리학과 출신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학과 졸업후 마음이 변해서 신소재공학과로 대학원을 진학했고 현재 여러가지 이유로 후회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전과를 생각하게된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연구실의 행정 업무가 너무 많다는 점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현재 제가 속해있는 연구실은 자잘한 결제서류처리, 행정처리를 짬밥이 낮은 사람이 합니다. 제가 짬순위가 가장 낮기 때문에 제가 대부분 처리하게 되는데 중요한 것은 그 양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실은 소위 괴수 연구실로 과내에서 알려진 연구실입니다. 제가 들어오기 전에도 같은 물리학과 출신의 학생이 자퇴를 했고 제가 들어오고 난 뒤 석박통합 한명이 전과를 했습니다. 그래서 남아있는 석사가 본인 외에 한 명 밖에 없는데 다른 석사분께서는 나이도 꽤 차이나고 몸이 불편한 상태여서 제가 대부분의 결제서류처리를 합니다. 제가 맡은 결제처리업체만 7업체나 됩니다. 7개는 자주 하는 업체들이고 가끔 타업체에서 하는 일도 제가 처리합니다. 행정원인지 대학원생인지 솔직히 실험하다가도 서류처리하러 불려가고 그래서 도저히 의욕이 안나는 실정입니다. 또 1년만 하면 괜찮은 것도 아닙니다. 저는 현재 석박통합과정인데 박사가 될 경우 1년을 주기로 랩매니저가 바뀌게 됩니다. 랩매니저는 랩 내의 결제를 총괄하고 교수한테 보고를 하는데 이 것또한 시간을 만만치 않게 뺏어갑니다. 그러면 2년동안 상당시간을 결제로 허비하게 됩니다. 저는 행정원이 되고 싶지 않아 전과를 하고 싶다는게 첫 번째 이유입니다.

(2) 현재 제가 속한 소규모그룹이 없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현재 제가 속한 그룹의 인원은 저까지 합쳐 총 3명입니다. 하지만 저를 제외하고 다른 두명은 곧 연구실을 떠날 사람들입니다. 제 사수에 해당하는 한명은 다음학기가 마지막 학기로 박사과정졸업을 합니다. 다른 한명은 이제 석사를 마치고 박사로 입학하는 사람이었으나 교수님께 휴학을 한다고 의사표명을 한 상태입니다. 휴학을 한다고는 했지만 다른 학교에 지원을 할 수도 있고 솔직히 말해서 돌아올지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가장 나쁜 상황을 고려해보면 다음학기를 마지막으로 제가 속한 그룹 내에서는 제가 가장 오래된 사람이 됩니다. 즉 직속 선배진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저는 솔직히 대학원에 오기 전까지 학부때는 시뮬레이션을 하는 연구실에 있었고 실험적 지식이 없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선배 한명도 없다는 것은 저에게 굉장히 메리트가 없어보입니다. 이것이 제 두 번째 사유입니다.

(3) 제가 다니는 학교는 공동실험장비에 대해서는 아무나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되고 있습니다. 이용교육을 받은 학생에게만 실험장비 예약 및 사용이 허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용자의 수는 연구실마다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연구실 내에서 공용장비를 이용한 샘플측정은 그 사람에게 모두 맡겨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매우 자주 사용하는 공용장비의 유저교육을 받았습니다. 제가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마땅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한 번 측정을 시작하면 2시간을 소요하며 일주일에 세번정도 사용합니다. 따라서 저는 일주일에 6시간을 제 실험을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 또한 박사과정분들의 스케쥴에 맞추기 때문에 제 실험 스케쥴이 꼬이는 것도 일상 다반사입니다. 그러면 6+@시간동안 실험을 못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제가 이 공용장비의 사용을 적어도 2년 가까히 해야할 것 같다는 것입니다. 또 저는 이 공용장비를 제 실험에서 사용할 일이 별로 없습니다. 실제로 제 샘플을 측정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전과하고 싶은 세번째 사유입니다.

(4) 제가 들어온 뒤 나간 학생의 연구주제를 제가 이어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연구주제는 제가 정말 하기 싫었던 주제입니다. 저는 물리학과 출신으로 적어도 그 지식을 사용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바뀌게 된 실험은 합성실험인데 솔직히 합성실험은 노가다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될 때까지 죽어라 합성진행만 하는 것 같고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같은 것을 합성하지만 제가 하는 실험은 2개입니다. 하나는 널리 알려진 합성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논문에 쓸 합성방법입니다. 논문에 쓸 합성방법은 그렇다 치는데 다른 하나는 그냥 저희 연구실에서 재현이 안되서 하는 실험입니다. 합성실험을 두개나 하기 때문에 굉장히 바쁩니다. 합성 싸이클이 짧은 편이기 때문에 거의 두시간마다 체크를 해줘야하고 두개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저는 거의 하루종일 실험실에 박혀삽니다. 물론 이것과 동시에 결제는 결제대로 공용장비 이용은 그것대로 해야합니다. 싫어하는 실험을 하루종일 한다는 것이 제가 전과를 하고 싶은 네번째 사유입니다.

(5) 저는 나름대로 업무가 과하다 생각하는 편입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을 때 근성이 부족하다고 하시면 그 의견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서도 전 주 6~7일 근무를 한다는 것이 저를 힘들게합니다. 주 6일은 항상 해왔던 것이고 가끔 특수한 상황이 되면 주 7일 근무를 합니다. 그렇다고 평일에 일찍 끝나지도 않습니다. 평균 퇴근시간은 0시이며 새벽 1~2시도 밥먹듯이 합니다. 저는 적어도 주말은 보장받고 싶고 과로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전과를 하고 싶은 다섯 번째 이유입니다.

(6) 정확한 정황은 제가 연구실에 오래있지 않아 잘 모르겠으나 돈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확한 것은 아니니 모르겠으나 사실이라면 좀 큰 문제 같네요.

(7) 선배들을 보면 교수욕은 시도때도 없고 하고 그것이 제 미래가 될 것 같아서 싫습니다. 선배들은 주말 출근을 당연시하고 휴가가 정당한 이유가 아님에도 짤려도 교수님한테 찍소리도 못하고 교수가 없는 오피스에서만 뒷담을 하면서 자신을 한탄하는데 그걸 보고 비젼을 느낄 후배가 어디있겠습니까.

(8) 연구실 분위기 자체가 교수님에게 의견제시라던지 토론 등을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직접적으로 교수님과 상담을 해본 적도 없고 의견을 제시할 상황도 못됐던 것 같습니다. 선배분들도 거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자잘한 사유들이 있는데 별로 중요한 사항도 아니라 적지 않았습니다. 연구성과라던지 실험실 환경 등은 중상급은 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런 외적인 것 외에 위에 적은 것처럼 내적인 상황 때문에 전과를 하고 싶습니다. 하게 된다면 다시 물리학과로 돌아가게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 돌아온백수 ()

    마음이 떠났는데,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겠지요. 그곳에 더 있을 이유가 없다면, 움직이셔야죠.

  • 은하수 ()

    그대로 잇어야 하는 이유를 단 한가지도 모르겟는데...왜 그간 참고 계셧지요?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공지 '자기가 속한 실험실 연구환경 평가하기' beta2.3 댓글 79 sysop 09-29 80868 53
공지 학교 비교글 삭제합니다 댓글 8 sysop 11-11 24423 0
13944 유한요소해석 프로그램 좀 알려주실수있나요? 댓글 1 cation0413 01-04 3300 0
13943 공학대학원 진학과 커리어 댓글 1 삶이란 02-03 5580 0
13942 아무것도 안한 27살 전기전자과 따끔하게 혼나고 싶습니다 댓글 3 로니컬만 12-01 10673 0
13941 안녕하세요 현재 4학년 전자공학과 학생인데 진로고민이 있습니다.(긴글) 뇸뇸 11-07 6027 0
13940 나이 30, 박사 진학 댓글 1 회로쟁이 10-07 7393 0
13939 부산쪽 CS 대학원 추천 부탁드립니다. 댓글 1 하하하하하 07-30 4651 0
13938 조기졸업과 취업, 석사진학에 있어서 질문이 있습니다. 댓글 3 Nozic 07-17 6250 0
13937 통신분야 수강신청 질문 댓글 1 Tesile 06-19 3682 0
13936 캐나다에서 기계공학 코스웍 석사 질문 드립니다. 댓글 1 soult 06-19 3839 0
13935 전공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 수학적 사고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 댓글 4 파란소주 06-12 6737 0
13934 미국 박사진학 고민 댓글 4 jhkim9573 05-31 5712 0
13933 기계공학과 전기 전자 전공 수업 선택 고민 댓글 2 호놀률루 04-23 4866 0
13932 안녕하세요! 청정에너지와 수소사회와 기계공학 댓글 1 태릉입구 04-01 3665 0
13931 캐나다 이민 일자리 전망-바이오vs(석탄)에너지 댓글 1 minn 03-23 3963 0
13930 전자전기공학과 세부 분야 조진웅 03-06 5704 0
13929 화공 대학원 분야 아이좋아 03-01 4292 0
13928 대학원 동역학 교재 댓글 1 붉은밭 02-26 4083 0
13927 기계공학과 진로탐색 같이하실 분 구합니다! (Ch2_기업분석) 당태종 02-24 4381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