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제게 사업에 대한 연구를 희망합니다..

글쓴이
재료공학몽키
등록일
2017-02-0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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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성한에서 올해 학부 졸업을 마친 후, K대학원 신소재공학과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제가 지금 약간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올해 서성한 신소재공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합니다. 하지만 작년에 K대학원 면접에서 답변실수를 하게 되어 진학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군휴학 이외엔 휴학도 하지 않았고, 현역으로 대학에 입학했던지라 고민끝에, 6개월 정도 텀이 있더라도 원하는 대학원의 랩실로 진학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K대학원의 원하는 연구실에 컨택을 성공하였고, 교수님께서는 입학은 6개월 늦더라도 17년1월부터 연구실에 출근하여 공부를 시작하라고 하셨습니다. (연구실 논문의 평균 IF = 약 15 )
 문제는 여기서 시작입니다.. 현재 교수님께서는 연구실의 기술을 빌려서 교원 창업을 막 시작하려고 하시는 단계인데, 제게 그걸 맡기시려고 합니다. 저를 불러서 당부하신 말씀이
"넌 새로운 연구를 할 필요는 없다. 이 곳에 국비장학생으로 진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어려운 것들(세상에 없던 기술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은 국비학생들이 맡아서 하면 되는 것이고, 너는 내 연구비에서 직접 월급과 학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다른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면 된다. 지금껏 이뤄놓은 연구들을 (2X2 cm tip scale) 대면적화(wafer scale) 및 대량생산(mass-production)하는 연구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국비학생들이 이루려는 것 보다는 쉬울 것이고, 논문 또한 꽤 괜찮은 저널(우리 연구실에서는 높은 편에 속하지 않지만)에 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머지 하는 일들은 모두 같지만 단지 그들과 연구방향만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면 된다. 랩실에서 모두가 다 똑같은 부분을 맡아서 할 필요는 없다. 너는 원래 이 곳에 올 수 있는 성적이 안되지만(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내가 널 장학생으로 뽑아주려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히 여겨야 한다."

위 말을 듣고, 제가 이 곳에 진학하면 정말 교수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국비학생들과 다르게 취급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곳에 오더라도 남들과 같이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머릿 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이후 랩실 박사과정 선배들 몇 명과 상담을 해 보았습니다. 한 분은 "대학원은 새로운 것을 하려 오는 것인데 거기(사업화)에 휘말려들면 졸업할 때 까지 정말 끝도 없이 교수한테 시달릴텐데 버틸 수 있겠나. 그 사업화 정말 시작단계이고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아직 입학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입학에 성공해서 다른 랩실로 지원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하셨고, 다른 한 분은 만약 정말 이 곳에 오고 싶은 것이라면 교수가 한 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진행해가면서 나중에는 제가 하고싶은 연구도 스스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수가 없을 뿐더러, 아직 사업화 부분은 정말 미지수이기 때문에 지금 막 들어온 시점에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미래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선배님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랩실 지원금은 다른 곳에 비해 정말 빵빵한 편입니다.
* 학비 제외하고 석사 기준 120 + 40(저만 따로 인센티브 주겠다고 합니다...)

진심 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zhfxmfpdls ()

    석사에게 지도교수가 생뚱맞은거 시키는거...
    그다지 이례적이지 않습니다. 그런일 종종 있고요.
    석사가 하고싶은 연구 하도록 최대한 배려해주는 상황이 오히려 일반적이진 않습니다.
    보통 일반대학원은 프로젝트 베이스로 돌아가기 땜에....
    뭐 갑자기 주어진 프로젝트가 자기 관심에 딱 맞겠습니까. 그냥 시키니까 하는거죠.
    근데 님의 경우는 그 정도가 심한 것인거 같긴 하고요.
    잘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지도교수하고 입학전에 쇼부 치세요. 그렇겐 못하겠다. 하던지.
    일단 지도교수 밑으로 입학하면 지도교수의 의견을 거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해보시고, 이건 아니다 싶으면 빨리 결론 내시구요.. 결정이 빠를수록 좋겠네요.
    사실 그런데 박사까지 생각 있으시면 또 다르지만....
    만약 석사까지 하실거면.... 석사는 박사만큼 세부전공이 대단히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혹시 그 사업관련 연구가 의외로 취업에 도움될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석사 치고는 연구지원금은 많이 주네요. 근데 그만큼 교수가 일을 많이 시킬수도 있습니다.
    노예라기엔 좀 그렇지만.. 대학원은 대학교와는 분명히 다른 곳입니다.
    대학교에서의 학생-교수 관계와, 대학원에서 학생-교수 관계는 많이 다른게 현실입니다.
    일단 조금이라도 연구비를 지원 받으니.. 약간 직원-상사 같은 관계에 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물론 이것도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요.
    암튼 결정을 빨리 하셔야겠네요. 쇼부칠거면 입학전에 해결하시는게 좋을겁니다.

  • 댓글의 댓글 재료공학몽키 ()

    zhfxmfpdls님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석사 과정 이후에 박사과정까지 할 의도입니다만..
    그래서 차선책으로 생각해 본 것이, 이 곳에서 석사과정을 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것에 관하여 직접 몸으로 부딪혀보고, 정말 아니다 싶으면 박사과정을 다른 랩으로 이동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떠신지요??

  • 댓글의 댓글 zhfxmfpdls ()

    하고자 하는 분야가 정말 뚜렷한게 있다면....
    석사부터 하는게 좋긴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석사의 세부전공이랑 박사의 세부전공이 다른 것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오히려 다양하게 배워서 시야를 넖히는 계기가 될수도 있구요.
    정말로 하고싶은게 뚜렷하고, 그게 10년, 20년후에도 비전이 있을거 같으면,
    그분야로 석사-박사 쭉 가시는게 좋구요.
    막연하게 원천기술 연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시면...
    석사때는 사업적인 부분 좀 공부해보시고 시야를 넖히는거도 나쁘지는 않을겁니다.
    근데... 글쓴것 만으로 봐서는... 석사때 고생은 좀 하시겠네요...
    님만 따로 인센티브를 왜 줄까요? 그 이유는 뭘까요... ㅎㅎ.......
    그만큼 님만 따로 일 시킬게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답니다. ㅎ
    여튼 고생은 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게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판단은 님이 하시는 겁니다... 잘 생각해서 결정하세요.

  • dk ()

    저라면 절대 안 갑니다. 대놓고 차별한다고 예고했는데 앞으로 좀 뻔해보이네요.

  • 댓글의 댓글 재료공학몽키 ()

    답변감사드립니다.

  • 학위캡터 ()

    사업자 마인드를 가진 교수 밑에서 고생해본 사람입니다. 대학원의 목적은 독립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훈련을 받는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쓴이의 상황으로 보아 저임금으로 사람을 부리려는것이 다분히 보이네요.

  • 댓글의 댓글 재료공학몽키 ()

    답변 감사드립니다.

  • 크립토 ()

    보기에 따라서 윗 분들의 말씀이 맞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 같으면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받으셨다고 봅니다. 노예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이라면, 아직 시야가 충분치 않다고 봅니다. 교수와는 갑/을, 상/하의 관계라고 보시면 그렇게 보입니다.
    창업이라는 것은 종합학문과 같은 것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는 것과 20여년 성장해서 성인이 되는 것을 비교해 보신다면, 창업은 아기가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 아기를 올바른 성인이 되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창업하고자 하는 교수는 배울 것이 훨씬 많으신 것입니다. 공자왈, 맹자왈 만 외치는 교수는 세상돌아가는 것을 모르는 예전 선비와 같습니다. 그런 것이 공학자의 길이 될 수 없습니다. 배운 학문을 세상에 펼치지 못한다면, 단순히 paper 지식과 같습니다.

    결론적인 제 생각은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라고 봅니다.

    다만 본인이 싫으시다면 절대 하지 마십시오. 대학원이든 세상이든 본인이 선택하고,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노예라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교수나 선배 등의 남의 일 해주러 대학원에 간다고 생각하신다면, 굳이 대학원에 다니실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가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대학원을 다니고, 일해야 합니다.

  • 댓글의 댓글 재료공학몽키 ()

    답변 감사드립니다. 저도 크립토님 말씀처럼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일 것임을 알기 때문에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더 생각해보고 제 의지대로 선택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돌아온백수 ()

    저는 교수가 직을 유지하며 창업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고 봅니다. 창업이라는게 모든 걸 걸어도 될까 말까이고요. 기업이라는 걸, 사이드 잡으로 한다는 발상도 어불성설이에요. 일종의 간을 보는 심리이겠죠. 될것이 확실하면, 그때 뛰어들겠다는 얘기를 할텐데, 그런 간보기로 좋은 결과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수가 직을 그만두고 시작하신다면, 참여하시는 게 좋겠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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