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대중반 직장인 학업을 시작할 수 있을까요

글쓴이
gtoair08
등록일
2017-04-15 09:5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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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자과 다니다가 변리사에 빠져서 몇년 공부하다가 안되어서 마침 뜬 채용공고에 지원해 붙어서 대기업도 공기업도 아닌 학문과도 별로 관계 없는 곳에 다니고 있는 삼십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공부가 너무 하고 싶습니다. 지금 있는 곳은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곳이기는 하나 일의 전문성이 전혀 없는 단순 업무에 상후하박 구조라 말단직원들만 일하는 구조, 정치하는 사람들 앞으로 올라가려는 희망이 전혀 안보이고 일 자체나 소속되는 집단이 주는 자부심이나 긍지, 재미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책을 보면서 문제를 풀면서 다양한 현상이나 문제들을 통해 공통된 법칙을 익히고 그것을 다른 것에 적용하는 것에 큰 흥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지식이나 경험들을 분해해서 분류하고 같은 것은 같은 것끼리 다른것은 다른것끼리 모아서 저의 지식체계로 만드는 노려을 전혀 하지 않았고 한 번 본 것을 잊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했고 학점따기 쉬운 과목만 들으려 하였습니다.

대학교 때 전자기학, 전자장, 회로이론, 전자회로, 신호와시스템, 확률과랜덤시스템, 통신이론, 전력공학, 이렇게 까지 들어보았지 그 이후로 이런 기초과목의 지식들을 응용하는 과목들을 제대로 듣지 않았습니다. 컴퓨터 분야도 C++, 객체지향프로그래밍, 까지 들었지 데이터베이스, os, 컴파일러는 듣지를 않았습니다. 이런게 너무 후회가 되는데요.

대학 다닐 때 저는 공학부인데 최소한의 실제를 '외우고 적용하는것'을 등한시 했습니다. 예를 들어 회로이론의 기본법칙들 예를들어, 전압강하, 전자기유도, KCL, KVL 등을 문제에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그 문제 자체만을 풀려고 했지 그 문제에서 예를 드는게 실제의 어떤 회로의 내용인지 그것의 응용이 무엇일지 라는 것은 생각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지금 물리교재책을 보면서 직렬회로에 LC공진이 있을 때 그게 발진회로가 된다는 그런 말들을 하는게 너무 현실적이고 학문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의 필요성을 지금에서야 느끼는데요.

말하자면 '문제를 통해서 이론을 학습'하고 그 체계적으로 이해한 이론을 비슷한 '다른 문제'에 적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물리와 화학이론이 따로 노는게 아니었다는것을 이제야 깨달았고 같은 현상에 대해 물리에 나오는 이론과 화학에 나오는 이론을 동원하여 적용하여 그 현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걸 하고 싶습니다.
반도체이론을 배우면서 거기 있는 사람이름 나오는 이론을 사용하면서 그 자체의 문제를 기계적으로 풀면서도 실제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물리와 화학적 지식으로 이해해서 하나의 이론을 그 복잡한 현상에 일관적으로 적용하여 그것을 전체적으로 아름답게 이해하고 싶습니다.

학부때 대학원 들어갈 생각을 못했던건 공부는 좋았지만 앞에 말한 것들에 대한 관념이 없었기에 지금 내가 배운 이론들을 어떻게 사용해서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한 조금의 확신도 들지 않았기에(물론 직장에 들어가면 이론을 통해 돈을 버는게 아니라 이론을 통해 만들어진 비지니스시스템에 동원되어 일하는 일꾼이 되어서 돈을 버는 거겠지만요..) 사실 공부가 좋았지만 경쟁에 자신이 없었던 것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먹고 사는게 우선은 해결이 되니까(아직 결혼은 못했고 할 가망도 그리 크진 않지만) 예전에 못했던 이런 것들이 너무 후회가 되고 정말 너무너무 하고 싶어집니다.

저의 현재 학문적 상태는 이렇습니다.

일반물리: 에너지보존의 법칙이 고전역학(중력장에서의 운동), 전자기유도전압(역학적일이 전기에너지로 전환), 열역학법칙(열(random)형태로 전달되는 에너지가 기체의 내부에너지와 팽창일로 전환) 등에 하나의 예로 적용되는 것,  엔트로피가 위치에 따른 입자의 수, 입자의 운동방향의 수로 결정되는 확률경우의수에 지나지 않는 그자체라는 것(확률및랜덤프로세스시간에 배운게 결국 일반물리 시간에 배운 이것과 정확히 연결이 된다는 것),

일반화학(공유결합<->이온결합 : 상변화-공유결합에너지-이온화에너지 <-> 전자친화도 - 이온격자에너지 여기서 화학과 물리가 연결이 됩니다.)


회로이론,
민법지식(사실 변리사 공부하면서 민법책을 보면서 목차,  지식의 구조화, 제일 중요한 것 재사용을 통한 복잡한 현상의 기계적인 해석에 대한 훈련을 하였습니다.),
많이 희미해진 민사소송법지식,

php언어
MVC프레임워크(codeigniter)를 사용하여 실제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서버를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이해와 실제 서버(제가 이해하고 한 일들을 체계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말하자면 유전체(DNA코돈, 그것을가공한 RNA, 그것을 instance로 만든 단백질, ))
sql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실질적인 기초적인 조작이 가능합니다. (예전에는 이론만 익혔는데 그거을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하나의 프레임워크가 제공하는 각종 라이브러리클래스와 헬퍼함수를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아직은 웹어플리케이션에 국한됩니다만..)

글이 너무 두서가 없어서 죄송합니다.


하나 뿐인 인생 정말 무언가에 몰두해서 살아보고 싶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것 중에
그나마 제일 잘 하고 몰두할 수 있을 만큼 흥미를 가진 분야가 공부이고 물리화학컴퓨터에 흥미를 가진 전자과학부출신입니다.

제가 이 나이에 이 상태에서 대학원을 시작해서 정착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 사Sa악Ack ()

    저랑 나이도 비슷하시고 상황도 비슷하시네요. 마찬가지로 고민이 깊습니다. 전 일단 석사졸이라 박사만 하면 되서 조금 더 편한 상황이긴 하지만요. 안정적인 직장에서 버티다가 십몇년 후 나오느냐 혹은 그전에 나올수도 있지만... 아니면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느냐인데... 모험의 성공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 선택을 망설여지게 하죠... 사실 시간+돈 소비되는것에 비해 대학원 졸업한다고 남는건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하시는 거라 더 늦은 나이에 졸업하실테고... 그러면 재취업의 길은 점점 더 좁아지겠죠. 이직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것 역시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 같습니다. 불안하지만 기술중심의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거기서 성과를 내고 거기서 인연이 되는 교수를 만나 학업을 이어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합니다. 아무쪼록 잘 생각하시고 좋은 선택이 되시길 바랍니다.

  • 노르망디 ()

    글쎄요..
    자금에 여유가 있으시면 회사를 유지하시면서 조금 더 보충하셔서 전공의 대학원 과정이 잘 발달한 나라 쪽으로 알아보시고, 정보를 좀 많이 구하셔서 괜찮다 싶으시면 컨택을 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굳이 배수진을 치지 않아도, 해외쪽으로는 나이를 따지지 않아서 경력직으로 재취직에 대한 길이 우리나라보다는 여건이 좋다고 알고 있는데요.

  • 통나무 ()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지식를 습득 확장하고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게 제일 중요한 일이 된것 같아서 공부를 더하는것은 원칙적으로 해야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나이에 상관없이. 이건 원론적인 얘기고요.
    그 원론적인 얘기를 현실에서 가능하기 위해서는, 재정문제을 제일먼저 고려해봐야 할것 같은데요. 재정적인 문제가 힘들어지면 멘탈 날라가는게 제일 먼저인지라요.
    소득이 일정하게 나오게 만들고 공부에 들어가는것(이건 상가를 사서 월세를 받거나 부모님 재산이 있어서 버틸수 있거나, 주식으로 기타등등)....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버틸만 하다면 더 공부하는것도 좋다고 봅니다. 나머지는 큰 문제가 아닐것 같고요. 가서 공부하는것은.

  • 그리피스 ()

    전 30대 후반인데요. 현실적으로 30대 중반에 석사 시작해서 정착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또한 나이 어린 석사 이상 학위자들 넘쳐나고요. 요즘 석사가지고는 어디서 비벼보지도 못해요.  그냥 현재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곳을 다니니까, 우선 석사 과정이라도 파트로 다니는 것이 어떨까합니다. 무턱대고 그만두고 해외로 학위 받으러 가는건 현 시점에서 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학위 밟으면서 인맥도 쌓고 시간날때 포스터 들고 학회라고 가서 동향 파악 좀 하고.. 뭐 이런 식으로 천천히 가야죠.

  • gtoair08 ()

    나이가 그렇게 절대적인지는 몰랐는데 달아주신 답글을 보니까 상황이 실감이 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직장은 계속 다니면서 대학원 가는 방향으로 교수님 컨택을 해보고 학회에도 참석해봐야겠습니다.
    답글 달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cbman ()

    30대 중반에 회사 그만두고 석사 한 뒤 재취업 하신분 주변에 2명있네요 근데 결국 자기 경력 살려서 취업했어요 석사 분야랑 무관하게 두분다 자식이 두명씩 있었습니다. 저도 삼십대 중반 회사 그만두고 석사 끝물경인데 취업이 걱정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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