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를 못잡는 학생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글쓴이
.......
등록일
2017-06-10 14:10
조회
6,190회
추천
0건
댓글
3건
안녕하세요.
현재 충청도에 있는 지방거점 국립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입니다.
학과는 전기전자이고 학점은 3.98 , 토익은 예전에 장학금 타려고 따둔 950점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 4학년 1학기가 거의 다끝났고, 많은 학생들이 그렇듯 진로에 대해 고민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크게 보자면 두 가지 분야가 있습니다.

하나는 고등학교 때부터 막연하게 가져왔던 생각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우리나라가 화석, 원자력 등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완전히 탈피하여 신재생에너지 인프라를 갖추고 에너지 자립국가가 되는 것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스마트그리드쪽에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전자기학, 회로, 전기기기 등 전공 과목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점수는 잘 받은 것도 많지만 시험공부 때마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적성에는 그렇게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컴퓨터공학입니다.
제 학부시절을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재미있게 들었던 것은 1학년 때 들은 C언어였습니다.
그 이후에도 마이크로 프로세스 등 코딩이 들어가는 것들은 항상 재밌었고, 혼자서 공부한적도 있습니다.
공부하면서도 타 전공과는 달리 스트레스도 거의 받지 않았고 오히려 컴퓨터 하나로 여러가지를 창조해낼 수있는 것에 매력을 많이 느꼈습니다. 더 알고 싶은 마음이 크고, 이번 방학때는 mooc강의를 수강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 방학때 취업준비나 대학원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것을 해도 괜찮을런지 모르겠지만요.
여담이지만 실리콘밸리 라는 미국드라마를 보면서, 저렇게 지낼 수 있으면 참 즐겁겠다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렇게 두 가지를 마음 속에 품고 살아오다보니, 그 어느 것도 집중해서 역량을 쌓아오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진로를 이제는 결정해야 하는 이 시기에도 하루하루 생각이 바뀌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융합하여 미래에 전력망에 ict기술이 융합되면 전력망에서 오는 데이터를 분석하여 예측하는 그런 일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좀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휴학도 생각해보고 있지만 불안함이 엄습하고요.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것들이 떠올라 혼란스럽습니다.


저와 같이 어중간하고 혼란스런 상황에서 인생선배님들은 어떻게 대처하실지 궁금합니다.
두서 없고 지저분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언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크립토 ()

    몇자 적어 보겠습니다.
    분야를 떠나서 스마트그리드나 컴공이나 본인의 능력(개발이든 연구든)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사회가 받아주기 어렵습니다. C언어는 마치 알파벳이나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하는 정도 입니다. 언어학자가 아니고서는 굳이 문자나 글자의 근원을 연구하려고 알파벳을 배우지는 않잖아요?

    C라는 언어를 재미있어 하는 것은 좋습니다만, 세상의 문제를 풀기 위해 C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인재를 찾습니다. MCU 등의 내부 구조를 아주 잘 알고, 그 작은 곳에 많은 것을 경량하게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능력자를 필요로 합니다. 코텍스 M0, M3, M4의 차이와 그곳들에서 원하는 프로그래밍을 남들보다더 효율적으로 짜 넣을 수 있다면 아마도 진출하실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입니다.

    프로그램밍을 보면, 내가 넣어야 하는 기기(예, MCU 의 아키텍쳐, 컴파일러의 특성, UART, SPI, I2C 등)의 상세한 내용을 많이 알고, 직접 프로그래밍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즉, 타겟이 되는 기기에 대해 경험이 많아야 합니다.

    또한, 그 기기에 넣으려고 하는 대상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무엇을 어디에 넣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지요. 예를 들어, 타원곡선암호(ECDSA p-256)를 Cortex M3에 넣어야 합니다. 그것도 서명생성 또는 검증에 걸리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칩 또한 여러회사 제품이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똑같은 것을 전혀 다른 곳에 엄청 고속구현을 해야 합니다.

    결국 방법만 배우는 것 보다는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배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맨날 글쓰기 훈련만 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부터는 직접 소설이든 수필이든 시든을 써봐야 합니다. 그것도 거의 당대 최고수준으로 말입니다.

  • 크립토 ()

    도서관에서 훈련하며 배우는 수준의 결과물을 사회에서는 받아주지 않습니다. 졸업은 실전이고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위에 말씀하신 스마트그리드와 컴공이 분리된 주제가 아닙니다. 컴공의 능력이 스마트그리드에서 필요합니다. 결국 스마트그리드에 필요한 기기나 장비개발에 컴공의 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셔서 더 배우는 것이 전혀 쓸모없지 않다고 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대학원에 진학하셔서 더 갈고 닦기를 추천드립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인생에서의 낭비는 아니라고 봅니다.

  • 돌아온백수 ()

    C 언어는 기계어가 아니고요. C나 C++이 왜 도그마 처럼 대접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거도 재미있겠어요. 실제로 뭔가 만들어보려면, 라이브러리가 잘 갖추어진 언어를 쓰게 되겠죠.

    구글에서 go 라는 랭귀지를 만드는데 참여한 사람이 남긴 푸념이라고 전해들었는데... go를 만든 목적은 C++ 을 대체하려는 것이 었다죠. 그런데, go 의 유저들은 파이썬 이나 rail/ruby 를 쓰던 유저들이라고....

    믿거나 말거나 기업들이 가장 많이 쓰는 언어는 java 라고 합니다. 오라클이 GPL로 풀어버리고 나서, 거의 일등을 놓치지 않는 거 같구요.

    웹의 프런트엔드 쪽은 가히 춘추전국 이라고 보일만큼 다양한 프래임워크가 사용중입니다. 최근에는 중국 쪽에서 많이 쓰는 프레임워크들이 단기간에 랭킹에 오르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 프레임 워크들이 HTML5와 CSS3 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곧 GUI 를 대체하는 날이 올거 같아요.

    그러니까.... C 재미있다고 명함 내밀곳이 어딜까 생각을 해보시길....

목록


진학/학업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3766 전자 컴공 복전하신 선배님 있으십니까.. 댓글 4 최휘성 05-19 8625 0
13765 석박통합수료입니다. 잘 가고 있는걸까요? 댓글 1 석박통합꽥 05-16 3916 0
13764 미국 유학 후 국내로 돌아오는건 낭비인가요? 댓글 3 기계맞나 05-18 5108 0
13763 미국에서 석사, 박사하신분들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댓글 2 역삼역3번출구 05-17 4141 0
13762 대학원 진학관련 질문입니다. Ryeo 05-16 2980 0
13761 대학원진학 학점문제 댓글 3 간다김 05-13 5207 0
13760 센서 신호처리(?)에 대해 질문합니다 댓글 2 아차차하 05-13 3407 0
13759 재료공학과 대학원 진학에 여쭙니다.. 가흔 05-12 2812 0
13758 30대에 대학원 진학하는거 괜찮은가요? 댓글 6 cation0413 05-10 15008 0
13757 문과로 대학에 진학 후 이공계를 복전, 전과하면 불리할까요? 댓글 3 Physica 05-02 6770 0
13756 설/연/카 대학원 고민입니다. 댓글 6 찬농 04-27 5984 0
13755 커리큘럼 설계인데, 봐주시고 지적해주시면 정말 감사드리겠습니다. 댓글 4 ILovePetroleum 04-24 4190 0
13754 학업 고민입니다. 대학원? 대학? 댓글 2 알아가자 04-24 3617 0
13753 30살후반에 미국에서 수학박사받은 친척보니 불쌍하네요ㅎㅎ 댓글 9 저하늘은 04-21 12169 0
13752 일본에서 항공기 제트엔진 연구원인데 독일 대학원 가는게 좋을까요?? 댓글 3 jeongmo 04-20 3839 1
13751 대학원을 어떤 마인드로 가야할까요? 겸손 04-19 3731 0
13750 배터리 팩 설계 데이터바보 04-17 2796 0
13749 기계공학도로서 화공플랜트 설계직무에서 내연기관 수강이 도움 될까요? cornsalad 04-17 2561 0
13748 선배님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댓글 2 David 04-16 2610 0
13747 건축과 커리 중...궁금점 선인장 04-13 2427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