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 대학원 진로 관련 조언 구합니다~

글쓴이
wing2030
등록일
2017-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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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건
안녕하세요~ 저는 Y대 상경계열(경영,경제,응통 중 하나) 학생입니다. 올해 졸업하게 되어서 여러 진로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자대 수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하는 것인데요. 문과 출신인 제가 수학과 진로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부 때 들었던 '집합론'이란 과목의 영향이 컸습니다. 집합론을 수강할 당시에는 너무 어렵고 힘들어서 괜히 들었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학기 마치고 방학 때 차근차근 pinter 책의 증명들을 직접 따라가면서 읽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재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이후로도 틈틈이 수학과 관련 수업들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들은 과목으로는 집합론, 해석학1, 선형대수2 (선형대수1은 안듣고 응통과 수업으로 들었지만 선형대수2 시험을 보기 위해 FDLA 앞부분을 독학했습니다), 정수론, 위상수학, 현대대수1 이렇게입니다. 제 나름대로는 수학의 core 과목들을 들었다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수학과 학생들의 절반 가량의 수업만 들은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해석학2, 현대대수2, 복소해석학을 듣지 못하고 졸업하게 된 게 아쉽네요. 위의 과목들은 모두 A권 학점을 받았거나 받을 예정입니다.

제가 자대 수학과 대학원을 가게 된다면 1순위 수리논리, 2순위 위상수학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게 집합론의 무시무시함을 알려주셨던 김병한 교수님이 저희 학교에 계시고 이분이 나름 수리논리학에서 유명하다고 하셔서 메리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집합론을 스스로 방학동안 공부해보면서 뭔가 trivial해 보이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껴서 logic 부분을 알아보게 되었고 그러다가 first order logic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first order logic이라는 게 또다른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수리논리를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 이유도 logic 부분을 공부하면서 계속 궁금증이 생기고 그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제가 강한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저는 상경계열, 쌩문과 출신 학생으로서 집합론 수업을 듣고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수학과목을 이것저것 들었지만 수학과 학부생들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만 들어놓은 상태이고 현재는 수리논리와 위상수학 전공을 목표로 자대 수학과 대학원 진학을 진로 중 하나로 고민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과연 제가 수학과 대학원에 가게 되어도 커리큘럼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좀더 구체적인 조언을 구한다면 수리논리 석사과정을 따라가기 위해 필요한 대수, 해석, 위상의 공부 정도는 얼마나 될지도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수리논리가 수학의 기초라서 대수, 해석, 위상 등등은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는데 enderton 책을 읽어봐도 compactness 등 위상적 개념도 나오고 대수, 해석, 위상의 기초 정도는 쌓아놔야 할 거 같은데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 대수를 예로 들면 갈루아이론 정도는 알고 들어가야 하는지 등등... ㅎㅎㅎ 아직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위상과 대수가 상대적으로 중요할 거 같은데 제 생각이 맞나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 zhfxmfpdls ()

    매우 순수하시네요....
    결코 나쁜 뜻 아닙니다. 님같이 순수한 분 보면 기분 좋구요.

    졸업하고 나서 어떤걸 할지도, 같이 고민해 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이 말씀 드리려구요. 덧글 썼습니다.
    여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화이팅이요~ ^^

  • wing2030 ()

    ㅎㅎㅎ 순수하다는 말이 좋은 의미란 거 알아요~ 요즘 우리 사회가 권모술수, 처세를 성공의 중요한 능력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서 언젠가부터 순수하다는 말이 일종의 비꼬는 말처럼 되어버려서... 순수하다고 칭찬해주시면서도 염려하셨던 것 같네요 ㅎㅎ 좋은 의미로 받아드렸습니다~^^ 석사과정 이후의 로드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겠습니다.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 wing2030 ()

    아 그리고 저도 글에 대해서 염려가 돼서 덧붙이면... 글을 다시 읽어보니 제가 마치 자대 수학과 대학원은 쉽게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뉘앙스를 줄 수도 있는데... 합격 가능성에 대해서 질문드리지 않은 건 지원 시 합/불 리스크는 온전히 제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 횐님덜 ()

    경제학과도 고려해보세요

  • 세아 ()

    대학원 가면 석사 때 중요 과목들 조금 더 심화된 버전으로 다시 공부하실 겁니다. 그 때 채워넣으면 됩니다만...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원 대수학에서는 대개의 경우 ring, field의 기본은 안다고 가정하고 시작하지만, 대수학 1만 배우셨으면 전혀 모르시잖아요. 혹은 위상수학 1만 들으셨다면 아마도 fundamental group이라든지 covering space 같은 것 모르실텐데, 대학원에서는 homology 같은 것 배우기 시작하거든요. 따라가기 쉬운 구조는 아닙니다. 학부 때 배워 놓으신 것이 별로 없어서요. 어쨋건 본인 노력과 능력에 달린 문제입니다. 불가능할 것은 없지요.

    문제는... 수리논리요... 그거 해서 우리나라에서 밥벌이 못합니다.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고요. 마이너 중 마이너 분야입니다. 적어도 수학 분야에서는요. 수학과 학생들 중에서도 1학년 또는 2학년 때 집합론 듣고는 수리논리에 빠지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만, 대개는 3, 4학년 혹은 대학원 가면서 벗어납니다.

    일단 우리나라 수학과 교수들 중에 수리논리 하는 분, 연세대 그 교수님 말고 한 두 분이나 될까말까 합니다. 만일 박사 학위 후 학계로 나오실 생각이시라면... 교수 자리가 없어요. 학계가 아니라면? 더더욱... 암울합니다.

    그러니... 수리논리라는 것에 목메지 마시고 대학원 가서 다양하게 수업 들으면서 전공선택의 폭을 넓혀보세요. 지금껏 수강했던 과목들 수학과 전공과목의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게다가 연대 4학년 전공선택 과목들은 수강해 보시지도 않으셨잖아요? 예를 들어 대수기하학 같은. 그러니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마음으로 대학원에 가세요.

    선택의 폭을 넓힌다면, 연대만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요? 더 많은, 더 나은 선택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도요. 대신... 학부 때 들은 과목수가 적으니, 그것을 잘 메꾸셔야 대학원 입시에서 성공하실 겁니다.

    결론은... 수리논리에 목메지 말자입니다.

  • wing2030 ()

    세아 님 조언 감사드립니다~ 수리논리 쪽만 고집하기보다 좀더 폭넓게 고려해보아야 할 거 같습니다. 수학과 대학원에 진학하시는 분들이 모두 확고한 분야를 정하고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가서 진로를 바꾸기도 하는군요. 만약 대학원을 가게 된다면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횐님덜 님 사실 경제학과 대학원도 고려 중에 있습니다. 사실 제가 수학과 과목을 듣게 된 계기가 된게 신입생 때 금융공학에 관심이 있어서였어요. 제가 들어놓은 수학과 과목 자체가 워낙 적어서 경제학과 쪽으로 가는 쪽이 더 나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감사드려요~

  • 남영우 ()

    수리논리를 전공하여 학위를 받으면 아무래도 졸업후에 전공 살리기가 너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석사과정 과목은

    대수적 위상수학
    대수학
    해석학
    복소해석학
    기하학 
    편미분 방정식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학부수업과 내용이 부분적으로 겹치는

    대수학, 복소해석학은 석사과정에서 쉽게 가르쳐도 석사과정 한 학기에 대략 학부 2학기 분량에서 약간 초과해서 가르칩니다.

    기하학은 미분다양체 도입 및 기초이론, 실해석학은 L^p 공간 소개 및 측도록 입장에서 적분이론을 다시 구성하는 내용이 포함됩니다. 대수적 위상수학은 fundmental gruop 부터 homology 이론이 필수적으로 포함됩니다. 편미분 방정식은 문제 안풀고 Sovolev space 부터 시작할 것이고요.

    3학년 과목 중에 2학기 과정부분 수강을 하지 않았다면, 석사 입학 후에 정말 열심히 하셔야 합니다. 원래 계획한 전공분야보다 다른 분야가 더 소질에 맞거나 재미있을 수 있으니, 가능성을 유연하게 열어두는게 좋습니다.

  • 남영우 ()

    공부해 보면 좀 느낌이 다른게

    저는 학부때는 대수학을 가장 열심히 공부했습니다만, 석사 때는 흥미가 좀 떨어졌습니다. 기하학은 기초과목도 도저히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외로 별 관심이 없었던 복소해석학이 과목을 수강할 때는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기대와는 다르게 위상수학은 담담했습니다.

    결론은 해봐야 아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진학하기 전에 먼저 그 길을 걸어보았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담받는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wing2030 ()

    남영우 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타학과생으로서 대학원 때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배우는지 잘 알지 못했는데 대략적으로라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3학년 2학기 과목들(대수2, 해석2, 대수위상 등) 및 4학년 과목들을 듣지 못한게 걱정이 됩니다. 사람들이 위상수학 교재로 munkres를 많이 추천하던데 이 책이 학부 위상수학 1~2학기를 cover하는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크립토 님 답변 감사드립니다~ 암호학 관련 전자공학자들이 갈루아 이론을 자유자재로 쓴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어느 분야를 가든 그 분야에 쓰이는 수학 과목은 어쩌면 수학 전공자 이상으로 마스터해야겠군요~ 제가 수학 이론 자체를 연구하는 사람이 될지 아니면 그 이론을 잘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응용에 주력하는 사람이 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답변 감사드립니다~

  • 남영우 ()

    Munkres 의 topology 는 변함없이 추천하는 수학과 학부의 위상수학 교재입니다.

    connectedness, compactness. fundmental group 등의 주요한 개념 및 정리를 잘(!) 익히면 됩니다.

  • 남영우 ()

    석사는 기간이 짧아서 1년간 과목수강 및 공부 그 다음 지도교수 선정 그리고 참고논문 몇 편 읽고, 학위논문을 쓰면 2년도 너무 짧긴 합니다. 코어코스 이외에 분야에 따라 참고논문을 읽기 이전에 reference book 을 최소 1-2권을 더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학을 가서 박사과정을 시작 하려고 준비한다면, 더욱 바쁘게 보내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늦어도 석사과정 초기에 자신의 진로의 방향을 잘 정해서, 그 방향에 맞게 필요한 것을 진지하게 준비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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