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을 두고 고민 중인 수학과 학부생입니다.

글쓴이
FranceKS
등록일
2017-12-02 17:2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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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서울 K대학교 3학년 2학기 재학 중인 수학과 학부생입니다. 제목처럼 저는 대학원에 진학할지 또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고민 중에 있습니다. 대학원 진학과 취업 각각의 장단점을 알고 있지만,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먼저 적어보겠습니다.
  먼저, 저는 대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을 매우 좋아하지만 또 소화해내기 힘들어 한다는 점입니다. PMA 2장에 나오는 여러 증명들을 이해는 하지만, 이것들을 토대로 연습문제를 거의 풀지를 못합니다. 이런 현상은 비단 PMA 뿐만 아니라 대수학, 복소해석학 등 다른 전공 과목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입니다. 논리의 흐름을 보고 이해하는 것은 너무 즐겁고 신기한 일이지만 배운 정의, 성질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너무 어렵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방금 말씀드린 문제점과 별개로 전공과목의 내용을 많이 까먹었다는 점입니다. 대학원 입학 시험은 8~9월에 보는데 이때까지 제가 PMA, 대수학 같은 여러 전공과목을 공부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습니다. 실제로 한 학년 선배 3명이 나란히 카이스트 대학원에 입학했는데 작년부터 내내 학교에서 산 것 같더라구요..
  마지막 세 번째 문제는 제 나이와 돈입니다. 저는 92년생으로 제 친구들은 대부분 대기업에 취직을 한 상태입니다. 저는 원래 공대생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인해 제대 후 다시 수능을 보고 지금의 수학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만약 대학원을 가기로 결심했다면 앞으로도 최소 6년 정도는 일정한 수입이 없이 살아야 한다는 걱정이 앞섭니다. 몇 년 전부터 저희 집에 많은 빚이 생기게 된 후로 돈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수학 공부가 즐거워서 수학과로 오게 되었는데 현실적인 문제가 얽히니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네요.. 저 스스로도 안타깝습니다. 취업을 하자니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면서 재미없게 살아가야 하고.. 인생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세아 ()

    수학을 잘하지 못하면 대학원에 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정답일 수 있습니다. 대신... 응용쪽에 관심이 있다면 응용 쪽을 다루는 쪽 연구실로 가서 석사 정도 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암호론 같은 IT곳 정도가 그나마 전공 살려 취직할 수 있는 곳알 겁니다. 금융쪽은... 쉽지 않고요.

     대신... 학부건 대학원이건 수학 전공을 살려 취직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찌되었건, 수학을 잘하지 못하면 대학원보다는 취직이 정답입니다.

  • 으어 ()

    일단 전공을 살리지 않고 취직한다고 재미없게 사는것은 아닐겁니다.
    오해와 편견일 수 있죠. 해봐야 아는겁니다.
    그리고 증명의 이해는 재미있지만 연습문제는 풀기힘들다.
    대학원은 오답이네요. 대학원에선 연습문제도 풀 뿐만아니라
    스스로 연구할것을 찾아야하거든요.
    그냥 주어진 내용을 이해하는것과는 달라요.

  • Algorithm ()

    개인적으로 저 역시 수학을 공부 했었고 학부시절에 수학시험 공부를 잘하여 좋은 성적을 받았지만 대학원 이후 수포자가 되었던 사람으로서, 이런 글들을 보면 쉽게 지나치기가 쉽지 않네요.

    열정과 끈기, 집념 없이 순수수학자의 길을 걸어가며 프로수학자가 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열정과 끈기, 집념은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 수학을 잘해야지 어느정도 유지가 된다고 확신합니다. 수학을 못하고, 문제를 풀지 못하면, 아니 더 나아가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데 남들보다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면  그 열정을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천재들 만큼 수학을 잘해야지 프로수학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프로수학자로 학계에 계시는 분들은 학부 레벨의 "쉬운 수학"은 걱정없이 잘하셨던 분 들입니다.

    지금 학부 레벨의 쉬운 수학을 이해하는데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써야 한다면, 수학의 레벨이 올라갈수록 남들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 겁니다. 이렇게 끈질길게 하여 학위를 받더라도 문제는 그 이후 입니다. 학생이 아닌 박사학위 이후 프로의 세계에서 남들보다 성과를 못내는 수학자는 정규직 직업을 잡기 힘듭니다. 

    세아님이 지적하시는 부분이 이런 것 이라고 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통계로 미루어 볼때, 이런 경우가 대다수 이니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 수학을 활용하는 분야로 준비하여 취업을 하라는 것일 겁니다.

    마지막 부분의 필자분의 이 말이 "수학 공부가 즐거워서 수학과로 오게 되었는데 현실적인 문제가 얽히니 이렇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네요.. 저 스스로도 안타깝습니다. 취업을 하자니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면서 재미없게 살아가야 하고.. " 머릿속에 남아서 안타까운 심정에 말씀을 드리지만,  수학을 남들만큼 공부 하였는데 남들보다 잘하지 못한다는 것은 수학 분야의 적성이 없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본인 적성의 맞는 일을 해야 행복하다고 믿고요. 지금은 아는 것이 수학책의 적혀 있는 Therorm 들 일지 모르지만, 책에 시선을 떼고 멀리 보면 다른 재미 있는 일들도 많습니다.

  • 돌아온백수 ()

    좋아하시는 건, 평생 취미로 하시면 됩니다.

    직업은 경쟁력 있는 것으로 찾아야, 적은 시간 일하고, 나머지 시간을 행복 찾는데 쓸 수가 있겠지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이고요. 대부분의 경우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릅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환상이라고 할까, 집단 최면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사는 삶이 행복하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노동력을 착취하기 위한 프로퍼겐더 입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니까, 돈은 안받아도 된다. 혹은 적게 받아도 된다. 라는 황당한 수사가 숨어 있는 거죠. 이게 열정페이로 이어지는 것이고, 지금의 불평등의 한 전술로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 남영우 ()

    문제는 의외로 "돈"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학위 기간 동안에 생활비를 위해 시간을 들여 추가로 돈을 벌어야 하면 연구에 집중하기가 그리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생활비 문제가 "연구시간"을 상당히 줄이게 될 상황이 확실하다면, 대학원 진학을 해도 될 지는 두번 세번 고민해 보기 바랍니다.

    문제풀이는 열심히 공부하면 됩니다만, 연구는 또 다른 문제라 해봐야 아는 것이니 미리 겁 먹거나 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어중간하게 잘하는 실력이면 학위를 받은 이후에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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