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추가해서 의료시장 개방에 대한 몇 가지 오해

우리나라 의료비 굉장히 싼 편이다. 교포들이 미국이나 일본의
비싼 의료비 감당하지 못하고 국내에 와서 치과치료나 성형수술
이나 라식 받고 가는 경우가 많다. 의료시장 개방되어도
미국이나 일본 의사들은 우리 나라에 오지 않는다. 거기서는
훨씬 적은 환자로도 수입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동남아 의사들은
올지도 모른다.

의료계가 걱정하는 것은 외국 의사들이 한국에
오는 것이 아니라 외국자본이 들어와서 소규모 개인의원과 종합병원
들을 막강한 자본력으로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에 한국의사들은 외국자본 밑에서 월급을 받으며 일하는
일종의 외국계 회사 다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외국 의사가 들어올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외국 자본을 걱정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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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곳에서 이 원문을 퍼온글을 보고 와서 읽어보았습니다.

 

처음의 답글이 의사가 아닌 사람들의 상식으로 보았을때 어떤지를 조목조목 짚었더군요.

저는 원문에서 저 11번 항목 하나만 놓고 봐도 원래 글을 쓰신 레지던트님께서 얼마나 의사가 아닌 사람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잇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번 항목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것들을 짚어보죠.

 

 

1. 한국의사들이 외국계회사 다니는 사람이 되는게 문제인가요?

우리나라 회사중에 외국자본의 투자가 없는 회사는 거의 없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전자 와 같은 대기업에서부터 XX코리아 와 같은 외국지사는 물론이고,

다음과 같은 인터넷벤처(?), GM이 곧 인수할 대우자동차 등등 말이죠.

그러나, 외국자본이 투자된다고 해서 그 임직원들이 무슨 부당대우를 받나요?

물론 경영진이 바뀌면서 구조조정이 된다거나 해서 실직되는 경우가 없진 않습니다.

(외국 - 특히 미국 - 자본들도 구조조정 = 인원감축 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아주 많죠)

하지만, 월급쟁이 입장에서 회사 경영진이 바뀌는것은 차이가 심해봐야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것 정도 밖에 안됩니다. 그런데, 누가 세운 회사에 다니느냐는 직원에게는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고 좋은 경영기법을 갖추고, 비리가 적은 경영진의 회사에 다니는 것이 월급쟁이에게는 이득이죠.

만약, 외국계 자본이 몰려와서 의료서비스의 질은 떨어지고, 가격은 오른다면 문제겠지만,

그러나 '자본의 공세' 라는 말은 동등한 혹은 더 좋은 질의 서비스를 값싸게 공급한다는 뜻이죠.

 

저는 이부분에 대해서 레지던트 님은 한국 의사 = 병원의 주인 이라는 생각때문에 그런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주인의식을 갖는 수준이 아니라, 의사가 바로 경영진이라는 것이죠. 일반회사로 치면 직원이 아니라 '임원'들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이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직원으로 전락한다는 것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고 계신듯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의사들이 외국계회사의 직원이 되는 것의 공포감 속에는 한국 의사들이 한국인의 병원에 다닐때에는 단순한 월급쟁이 이상으로 뭔가 더 챙길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져 듭니다.

 

 

2. 선진국의 의사들이 '돈'때문에 한국에 안온다구요?

그러면, 최근에 미국에서 닷컴 붕괴로 실리콘 밸리에 대량으로 IT관련 실업자들이 양산되었는데, 그 사람들은 왜 다른 나라로 안가고 계속 거기서 실업자 신세로 살고 있을까요?

그네들은 지금 수입도 없고, 가까운 장래에 취업 되리라는 보장도 없는데 말입니다. 거기서 일한 경력으로 한국같은데에서 일자리 얻으면 최소한 실업자는 면할텐데 왜 다른데로 안가고 실리콘 밸리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발버둥 칠까요? 적어도 일단 한국에서 일하다가 실리콘 밸리로 기회를 봐서 떠나는 그런 정도의 생각이라도 해봄직 한데, 왜 그런 사람이 거의 없을까요? 단지 한국이 미국사람들 인식에 전쟁위험이 있는 못사는 나라 여서?

그럼 더 뼈에 와닿는 비교를 해볼까요? 지금 중국 상해지역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의 임금이 한국에서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실직한 프로그래머들이 중국으로 갈까요?

레지던트님은 필리핀에서 일하면 한국에서보다 2배로 돈준다면 선뜻 가시겠습니까?

가더라도 언젠간 돌아오겠다고 생각하고 가지 않을까요? - 필리핀에서 돈벌어서 한국에서 개업해야지 - 하는 생각으로 가신다면 몰라도 필리핀에서 자리잡고 살 생각이 있으신가요?

 

3. 선진국에서는 더 적은수의 환자로도 한국에서보다 수익이 높다?

선진국에서는 돈 없으면 치료 못받는다는 뜻으로 들리는군요.

그말은 선진국에서는 중산층 이하는 제대로된 진료를 못받는다는 이야긴데, 그런 나라를 선진국으로 부르긴 좀 어렵지 않나요?

 

또한, 예를 드신 것을 보면 치과치료, 라식수술, 성형수술등을 예로 드셨는데,

치과치료도 아마 충치치료가 아닌 치아교정이나 뭐 그런 것일 것이고, 성형수술도 미용목적의 수술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치아교정의 경우에 병이어서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미용목적인 걸 감안하면 위의 예로 드신 치료들은 사실 '질병'이 아니죠. 근시도 질병의 일종이긴 하지만, 라식수술을 하는것 역시 '미용'의 목적이 강하죠.

 

예를 드실려거든 간질환치료, 암수술이나 MRI촬영과 같은 고가의 검사를 예로 드셨어야 사람들이 믿죠. 그런 진료받으러 미국, 일본에서 교포들이 한국으로 오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런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어서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적은 수의 환자로 의사들이 높은 수익을 올리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한국이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적다 라는 예를 드실려거든 질병치료에 대한 것들을 예로 드셨어야 적합했다고 생각이 됩니다.

 

4. 외국자본이 소규모 개인병원과 종합병원을 무력화시킨다?

외국자본이 한국의 모든 병원을 휩쓴다는 뜻이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다는 걸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1번에서도 적어봤지만 그 무력화 시킨다는 건 곧 외국자본이 더 싼 값에 적어도 동등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죠.

레지던트님은 환자를 치료의 대상이기 보다는 돈을 물어다 주는 황새로 보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의사도 직업인이니 수입이 중요할테니 환자들을 '돈'을 물어다 주는 황새로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좀 노골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의사라는 직업이 레지던트님께서 은연중에 나타내고 싶었던 '박봉에 힘들지만 환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보람으로 산다.' 라는 정신을 정말로 실천하시려면 오히려 외국자본이 운영하는 병원에 가는게 더 맞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