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학부생 면접

글쓴이
pinkway  (221.♡.135.94)
등록일
2010-10-23 17:40
조회
6,2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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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건
1. 이제는 정말 학력은 재력이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29명 중에 아버지가 대표 이사, 사업, 의사인 경우가 10여명, 그 외에는 교수,연구원,선생님, 은행원.. 물론 한 5명 정도는 별 볼일 없는 집 친구들도 있지만. 우리 때에도 그랬나? 카이스트에 좀 잘 사는 친구들도 있었던거 같긴한데,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거 같다. 하긴, 부모가 의사면 절대 카이스트 않오고 의대 갔지... 카이스트 왔다가 서울대로 간 녀석도 있지만. 대부분이 사교육을 많이 받은 거 같고, 그걸 이상하게 생각치도 않는다. 자랑스럽게 강남 대치동에 카이스트 대비 면접학원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놈도 있고, .
 
2. 다들 무슨 연구 경험이나 수상 경력을 집중적으로 준비한다. 요즘 애들은, 특히 과학고 출신들은 모두 필수적으로 R&E란 프로그램을 1-2개 씩 하고 오는 것 같다. 물론 자기가 수행한 연구 내용을 여유있게 설명할 수 있는 똑똑한 친구들도 있지만, 제목 외에는 잘 모르는 친구들도 있고. 게다가 무슨 경시대회, KMO, KBO 출신들이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경시대회는 시도 별로 한 달에 한 번쯤 보나... 아니면 은상이나 동상을 백단위로 주기라도 하는건가... 화학 경시대회 수상하고 간단한 열역학 법칙을 이용한 설명-커피가 왜 식는가- 정도를 설명 못 한다면 문제가 있는 거겠지.. 아니면 너무 긴장했던가.
 
3. 요즘 학교들은 동아리 활동을 정말 많이 하는 것 같다. 동아리 회장 출신들이 한 명 건너 한 면 꼴이고, 동아리 4-5개 하는 친구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렇게 동아리 활동하면서 R&E하고 경시대회 준비하고, 토익, 토플, 텝스 시험 치고.... 그러고 살아 있는게 신기하다....
 
4. 대체 리더십이 뭘까? 다들 물어보면 포용력이 있고 결단력이 있고 사려가 깊어야 한다는 판에 박힌 대답만을 뱉어낸다. 이 친구들이 리더십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창의성은 없어 보인다. 대체 이 사회는 왜 이렇게 많은 리더들을 요구하는 걸까? oligopoly에서 monopolistic competetion으로의 전환? leader의 entrance barrier가 많이 낮아진 것 같다고 보이는 것도 내가 속이 좁아서겠지?
 
5. 창의성이 뭘까? 가방에 우산 붙이거나 크리넥스 입구에 고무줄을 묶어 휴지가 잘 잡히도록 하는게 창의성은 아닐거다. 피타고라스 공식이 휘어진 칠판에 그려진 삼각형에 대해서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는 교과서 토막 상식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하는게 창의성도 아닐거고.
 
6. 집단 토론을 하는 꼴을 보면, 꼭 진행자가 되고 싶어 나서는 애들이 있다. 그런데 말야, 그렇게 나선 애들 중에서 준비가 잘 된 애들은 딱 절반 정도가 아닌가 싶다. 나머지는 왠지 면접 학원에서 진행자가 점수 따기 쉽다고 가르쳐서 손을 든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런데 말야, 진행자가 진행을 제대로 못하면 점수가 깎인다고...게다가 남의 의견을 정리만 하는 것 보다는, 전체 흐름을 살피면서 토론이 주어진 주제와 다른 방향으로 간다는 걸 지적하는데 -진행자가 아니면서- 임팩트가 크다고요...
 
7. 애들이 되바라졌다. 부자집이고 가난한 집이건 간에, 비스듬히 앉아 있는 놈, 턱 괴고 앉아 있는 놈, 주머니에 손 집어 넣은 놈, 웃는 얼굴로 감점당한다. 조심해라. 출제 문제가 이미 많이 퍼졌다고 심사의원 앞에서 푸념하는 인간도 있고. 정말 그렇게 똑똑하면 말야, 그 상황을 이용하라고. 벌써부터 MBA가고 싶다는 애들이나 변리사 되고 싶다는 애들이 참 많은 거 같다. 우리 때는 그런게 있다는 것도 몰랐던거 같은데, 나만 그랬나...?
 
8. 이 나이의 애들은 암기력이 뛰어나다. 영어 발표를 5분 가량을 외어 온다. 외어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이미 말한 내용과 관련있지만 살짝 다른 내용을 영어로 물어보면, 방금 전에 한 이야기를 토씨하나 안 틀리고 재생한다.
 
9. 20세 이전에는 여자의 성장이 빠르다는 편견에 동의한다. 토론을 시켜도 분위기를 휘어잡는 건 대부분 여자애들이고, 여자애들이 잘 여물었다는 생각이 든다. 논리 전개가 약한 케이스도 있지만, 남자애들도 논리 전개가 약한 케이스는 비슷한 비율인거 같고.
 
10. 카이스트는 이제 막장이다. 지원자-보다는 실질적으로 돈을 내는 지원자들 부모님-들에게 통보가 된 건진 모르겠지만, 면접위원 중에 박사과정 또는 포스트닥이 한 명씩 섞여 있다는 걸 미리 알려줬을까? 나 같으면 아마 "이 비싼 전형료를 내고 볼 수 있는게 네깟 놈들이냐!" 하면서 불같이 화를 내겠지. 물론 안 보는 데에서. 하긴 애들도 그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 ... () IP : 221.♡.176.207

      >> .. 여자애들이 잘 여물었다는 ..

    아나 이런거 보라고 면접관 시킨게 아닐텐데?ㄲㄲㄲ 근데 팩트 자체는 동의 ㅋ

  • hithere () IP : 210.♡.214.214

      역기서 여물었다는 것은 토론을 전개 함에 있어서 생각과 발표의 연습이 잘되었다는 뜻이라서 면접관이 봐야할 덕목인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생각하는 분이 더 이상하게 보이네요....

  • Jessica () IP : 216.♡.142.194

      Hey, you're the goto epxert. Thanks for hanging out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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