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이공인의 삶

글쓴이
포닥
등록일
2002-04-22 03:47
조회
5,107회
추천
0건
댓글
4건
이공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이길래, 젊은이들이 기피하게 되는 것일까요?

노력한 만큼 대우 받지 못한다는 것은 충분히 얘기되었으니,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구요.
무엇때문에 그렇게 노력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죠.

이공인으로 산다는 것은 "경쟁"속에서 산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그 경쟁의 대상이 전세계의 엔지니어들이라는 것이죠.

다른 분야는 주로 국내의 경쟁자들을 대상으로 하니까,
경쟁자들에 대한 정보도 얻기 수월하고,
또 힘들면 담합해서 적당히 얼버무릴 여지도 있죠.

그런데,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은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기업에서는 신제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당장 몇달 후에 위기가 오고,
연구소나 대학에선, 매년 새로운 논문을 발표하지 않으면,
도태되어버리는 구조입니다.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은 은퇴하는 그날까지 경쟁속에서 살아야하는 운명을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스스로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비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스템을 왜곡시키려하게되고, 이러한 시도들이 자라나는 천재들의 앞길을 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공인으로 경쟁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경쟁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정직하게 그리고 용기를 지니고 사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신이 할수 있는 분야에 매진하는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경쟁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칙을 정하고 지키는 노력이죠.

  • 소요유 ()

      저도 포닥님 견해에 한표~  얼렁뚱땅이 안되는 곳이 과학자나 엔지니어의 세계입니다.

  • 포닥 ()

      올해 학회 스케쥴이 발표되었는데, 작년과 같이 제가 쓰는 논문과 같은 주제의 논문이 또 다른 나라사람들에 의해 발표되는 군요. 작년에는 저희 그룹이 우수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어떻게 결과가 나올지 긴장됩니다. 예전에 선배한분이 외줄타기를 하는것 같다는 표현을 쓰시는 것을 들었지요. 그런 기분이 듭니다. 외줄을 타던 사람들은 땅에서는 심심해서 어쩌지를 못하죠. 하지만, 땅바닥에 줄그어놓고 시늉만 내는 사람이 되느니, 외줄을 타다 떨어지는 것이 더 낫겠죠.

  • 소요유 ()

      참 그심정 이해할 만합니다. 그냥 남들 안하는 구석을 파면 좋지만 그건 한계가 있고, 남들이 하는 분야로 뛰어들면, 즉 아귀먼트가 있는 곳은 얻는 것도 많지만 그만큼 많이 깨지기도 하고 그렇죠. 전 박사학위때 논문을 아직 출판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이론을 공격하는 것이 되놔서  보강이  많이 필요하군요. 그냥 이랬다라고 하기에는 좀 걸리네요. 그레서 다른 방법으로 결과를 보강하고 있습니다.  .

  • 포닥 ()

      어떤 사람들은 과학과 엔지니어링이 재미없이 책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는 스릴과 긴장의 연속이죠. 제 경험으로는 남들 안하는 것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구석에선가 하고 있어요. 그래서, 누군가 물꼬를 티우면, 둑이 터지듯 쏟아져 나오지요. 이런 상황을 정책입안하시는 분들이나, 힘을 가진 분들이 외면하거나 모르고 계시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봅니다. 과학과 기술은 경제에 반영되기 오래전에 학계에서 치열한 전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전사들의 사기를 꺽어버리고서, 경제가 발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불쌍할 따름이지요. 그리고, 그들을 믿고 따르는 백성들은 더 불쌍할 뿐이구요.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460 답변글 [re] 나의 SCIENG 에서의 역할, SCIENG 의 역할과 논평 댓글 1 임호랑 09-02 3585 2
459 답변글 제 편협한(?) 답변입니다. 댓글 9 김덕양 09-02 3387 4
458 [한겨레] 국회 국정감사도 '디지털시대'; 국정감사에 관심있으신 회원분들 계시나요? 댓글 1 김덕양 09-01 3512 2
457 [논평 초안] 기상재해, 과학적 대책을 세우라! 댓글 9 sysop 09-01 3534 0
456 이공계출신 유학지원 재고 공식 논평, 재고 되어야 합니다 댓글 38 양신규 08-31 4040 1
455 [논평 초안] 정부의 유학경비 지원정책 재고돼야... 댓글 6 sysop 08-31 3797 1
454 답변글 [re] 사색자님의 의견도 포함되면 안될까요? 댓글 5 임종관 09-01 3089 1
453 PBS제도의 문제점, 연구비지원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의견 구함 희망유 08-30 4147 4
452 국감아이템을 구한다고 한 보좌관은 이상희의원실입니다. 희망유 08-30 3969 4
451 저... 이런 질문 드려도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댓글 2 안일운 08-29 3547 0
450 [연합] '한국 과학논문 인용도 세계평균 이하' ; 아무래도.. 댓글 3 김덕양 08-29 3861 1
449 저 역시 국정감사건으로..... 댓글 5 변종원 08-28 3418 1
448 두번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서 댓글 5 백수 08-28 3556 0
447 대만 "IT인재 군대 면제해줄테니 고국 와라" 댓글 3 tatsache 08-28 4127 0
446 이공계 기피의 핵심 원인 (밑에 희망유 보좌관님도 보세요) 댓글 2 박하진 08-27 3628 4
445 국정감사 아이템과 의견을 구합니다. 댓글 13 희망유 08-27 4093 3
444 답변글 [re] 첨단기술에 대한 보안 조치를 점검해 주세요 댓글 2 백수 08-28 4082 2
443 답변글 [re] 과학기술관련 공무원들의 학회참석을 독려해 주세요. 백수 08-28 4478 2
442 답변글 [re] 신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2 sysop 08-28 3835 0
441 카이스트-포항공대 '과학두뇌' 맞대결 댓글 3 tatsache 08-26 4249 2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