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기고- 조진수 한양대 기계공학과 교수] “김교수는 SCI 몇 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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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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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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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I 논문으로'만' 평가하는 현 평가시스템의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문제를 지적한 글입니다. 물론 그 효용성과 함께 문제점을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기술한 것입니다. 다만 필자가 SCI 색인에 대하여 정확한 이해가 없는 것 같군요.  필자도 여기서 지적했듯이 전 개인적으로 현재 평가방식이 효용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즉, 필자가  "SCI가 이렇다 할 연구업적 평가 기준이 없던 우리 학계에 자타가 공인하는 훌륭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세계 속의 우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도구가 돼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SCI가 이공계 교수들의 국제적 연구력 향상을 유도하고 개인 간 연구 경쟁체제를 강화시킨 것도 큰 성과이고, 과거 철밥통이라 여겨지던 교수 사회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며 교수들로 하여금 긴장감 속에 연구에 열중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
라는 것고 나름대로 평가하는 바에 동의하며, 한편으로,

"그러나 그렇다고 SCI를 계속해서 금과옥조의 기준으로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수한 연구 인력은 우수한 교육에서 나온다. 아직 개발 도상국인 우리의 입장에선 SCI 등재와 상관없이 산업화와 직결되는 기술연구와 특허도 매우 중요하다. 전쟁이나 다름없는 무역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미국만이 아닌 중국·러시아 등 모든 국가와의 연구교류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미국 SCI만을 기준으로 삼는 획일적인 평가방식은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
라는 시각은 아주 적절한 시각이라고 봅니다.  참고로 제가 자유게시판에 올렸던 '독약과 양약사이에서'를 참고하기 바랍니다.

 (대학에서 특허를 인정해 주지 않나요 ?  그렇다면 이건 상당히 큰 문제입니다. 연구소는 특허를 SCI 논문보다 더 인정하는 추세거든요. 연구소마다 다르지만 대략 1.5~2배 정도 더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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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교수는 SCI 몇 편이야?   
[신문명:조선일보][발간일자:2002/04/29][등록일자:2002/04/29][구분:Online]     

요즈음 대학가에서는 “김 교수는 SCI 몇 편이나 썼어?”, “박 교수는 SCI 5편 써서 250만원 타갔대”, “아 글쎄 그 친구 SCI가 0.5점 모자라서 승진에서 탈락되었대” 등등의 대화를 쉽게 들을 수 있다. SCI 때문에 일약 세계적 수준의 과학자로 평가되어 스타교수로 등극하는가 하면, SCI 점수가 모자라 심한 경우 학교를 떠나야 하는 비운의 교수가 되기도 한다. 대체 SCI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수많은 교수들을 괴롭히고 있을까?

SCI(Science Citation Index)는 미국의 ‘민간’ 정보 서비스 제공기관인 ISI(lnstitute for Scientific lnformation)에서 선정한 과학 인용 색인이다. 쉽게 말해 과학자들이 논문을 기고하는 학술지들을 나름의 기준으로 평가해서 그 학술지에 게재된 것만 수록한 목록이다. 따라서 SCI에 등재된 학술지는 어느 정도 국제적 수준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교육부는 SCI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 논문 발표 수준이 세계 27위, 서울대가 40위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은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수준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그 이면도 볼 때가 됐다. 중요한 것은 SCI 등재 학술지의 50% 정도가 의·약학과 생물과학이라는 점이다. 이는 SCI를 이공학 전분야의 일률적인 질적 잣대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작년 논문 표절 사건의 해당 분야인 전산과학의 경우 관련 논문의 6.4%만이 SCI에 등재돼 있다. 즉 세부전공에 따라 어떤 분야는 상대적으로 SCI 논문 등재가 쉽고 어떤 분야는 매우 어렵거나 심지어 SCI 자체가 의미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미국 최고의 공대로 지칭되는 MIT·칼텍·버클리 등은 SCI 상위 랭킹에 끼지 못한다. 비영어권의 선진 과학기술국인 독일·프랑스의 유명대학들은 SCI에 별 관심이 없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SCI 등재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 숫자(최근에는 영향력 계수도 참조)가 교수의 신규 임용, 승진, 승급, 연구 장려금, 심지어는 월급까지도 좌지우지하고 있다. 과기부의 연구비 수혜에도 SCI가 주잣대가 되고 교수들에게 각종 혜택을 주는 교육부의 BK 사업도 SCI가 주기준이라 BK에 들지 못한 교수는 바보취급을 당한다.

이에 따라 대학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이공계 학문세계가 소요(needs)보다 SCI 개수 서열에 따라 재편되는 기이한 징후마저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이공계 교수들이 SCI에 매달리면서 대학의 주기능인 교육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으며, “학벌타파”를 외치는 세상에 SCI는 거꾸로 대학의 서열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SCI 숫자가 절대적으로 모자라는 산업체나 연구소의 우수 인력들이 대학으로 이동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산·학·연 인적교류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 논문이 대부분인 SCI만을 중시하는 것은 학문의 미국 종속화를 가속화하는 심각한 부작용까지 수반하고 있다.

SCI가 이렇다 할 연구업적 평가 기준이 없던 우리 학계에 자타가 공인하는 훌륭한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세계 속의 우리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도구가 돼온 것은 부인할 수 없다. SCI가 이공계 교수들의 국제적 연구력 향상을 유도하고 개인 간 연구 경쟁체제를 강화시킨 것도 큰 성과이고, 과거 철밥통이라 여겨지던 교수 사회에 위기의식을 불러일으키며 교수들로 하여금 긴장감 속에 연구에 열중하게 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SCI를 계속해서 금과옥조의 기준으로 고집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수한 연구 인력은 우수한 교육에서 나온다. 아직 개발 도상국인 우리의 입장에선 SCI 등재와 상관없이 산업화와 직결되는 기술연구와 특허도 매우 중요하다. 전쟁이나 다름없는 무역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미국만이 아닌 중국·러시아 등 모든 국가와의 연구교류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미국 SCI만을 기준으로 삼는 획일적인 평가방식은 하루빨리 개선되지 않으면 안 된다.

( 趙辰洙 / 한양대 교수·기계공학 )

  • 포닥 ()

      유명한 저널이 SCI 에 등재되지 않은 것들도 있구요. 반대로 허접한 저널이 SCI 에 올라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아마 한국 과학자들 덕분에 전세계의 저널이 거의 SCI 에 올라갈 날이 멀지 않았으리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에서 필요한 것은 SCI 등재보다는 학회의 활성화 입니다. 몇백명이 안되더라도 일년에 한두번씩 모여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커뮤니티를 만들고 유지하는 훈련이 대한민국의 과학자들에게는 더 필요한 것입니다.

  • 포닥 ()

      그리고, 그 학회에 관련 공무원과 정치, 행정가들을 불러서 그들이 과학자들과 비슷한 눈높이에서 과학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아무도 읽지 않을 논문을 던지는 것보다 훨씬 대한민국 과학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사항입니다. 여전히 겉모습에 치중하고, 시늉만 내려는 습관에서 나온 행태라고 볼 수 밖에 없지요.

  • 포닥 ()

      기술 관련 벤쳐를 육성하려 한다면, 음식점과 술집에서 모여 얘기하려 하지 말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맨 정신으로 토론하며, 얘기해야 합니다. 공무원에게 과학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 과학은 살아있는 과학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광장의 문화가 민주주의의 기본임을 왜 외면하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연구실에만 틀어박혀서, 자신의 세상을 계속 좁혀나가는 것이 과학이 아닙니다. 사람을 불러모으면, 접대를 해야한다는 낡은 관습들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모두 광장으로 나가서 모여야 합니다. 스타과학자를 과학자들이 먼저 발굴해야지, 왜 방송국이나 정치가들이 발굴해 내길 기다리려고 합니까? 낡은 사고를 가진 기득권들이 움직이지 않는 다면, 소위 젊은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얘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이면 술 먹지 맙시다

  • 푸른마을 ()

      모이면 술먹지 맙시다에 찬성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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