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이공계교수 '논문수 뻥튀기'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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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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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0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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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교수 '논문수 뻥튀기' 심각
"연구실적 나쁘면 人事등 불이익" 편법
한편당 저자 10명...1명이 年 50편도
최근 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한 첨단기술 연구과제 선정작업에 참여했던 김모 교수는 심사장에서 모 교수가 제출한 논문을 보고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연구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모 연구소 연구원 4명의 이름이 버젓이 논문의 공동저자로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A대학 기계과 이모 교수는 B대학 이모 교수 등 소속이 다른 교수 3명과 팀을 구성, 서로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낼 때마다 다른 교수 이름을 넣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대학 모 교수는 화학실험 분야에서 지난 1년간 국제논문 20여편, 국내논문 30여편을 썼다. 평균 1주일에 한 편꼴이다. 동료 교수들은 그가 실험실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외국에 출장가는 시간이 더 많다고 꼬집는다.

요즘 국내 이공계 대학교수 사회 일부에서 ‘논문 수 부풀리기’가 한창이다. 90년대 이후, 교수들이 미국의 SCI(Science Citation Index), 즉 국제과학인용색인에 등재된 학술지에 논문을 일정 편수 이상 올리지 않으면 대학 내 인사·승진, 각종 연구기금 따내기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된 게 주된 이유다.

때문에 SCI용 논문을 ‘제조’해 내기 위한 각종 편법이 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수들끼리 서로의 이름을 논문 저자로 넣어주고, 제자와 함께 쓴 논문에 제자 이름 대신 동료 교수 이름을 끼워넣기도 한다. 한 공대 교수는 “논문 저자가 10명까지 들어가는 경우도 흔한데, 문제는 해당 논문에 전혀 기여를 하지 않은 이들이 포함되곤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름 얹어주기가 성행하는 이유는 논문 실적 인정비율이 저자 수가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 A대의 경우 혼자 쓰면 100%, 2명이면 각각 70%, 4명이 쓰면 각각 40%, 5명 이상이 쓰면 30%씩을 각자 실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남의 논문에 두세 번만 자기 이름을 얹으면, 논문 한 편을 혼자 쓴 것과 같은 실적을 낼 수 있다.

D대학 공대의 K교수는 나이도 많은 데다 유럽서 공부한 탓에 미국 학회지 중심인 SCI용 논문을 쓰기가 쉽지 않다. 그는 결국 신임교수를 채용할 때 특정 교수를 밀고, 채용 후 그 교수가 논문을 낼 때 자신의 이름을 끼워주도록 ‘밀약’을 맺었다고 알려져 있다. 작년 봄 일본 모 대학에서 환경공학 분야 박사학위를 딴 이모씨는 “국내 대학에 연구교수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더니 해당 대학 교수가 연구가 진행 중인 논문에 자기 이름을 끼워넣어 줄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기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교수 승진이 안 됐던 E대학의 한모 교수는 제자 H교수의 SCI 논문에 자기 이름을 억지로 끼워넣어 겨우 승진했다.

이처럼 이공계의 SCI논문 지상주의는 대학 내의 연구풍토를 훼손하는 역기능을 초래하고 있다. 아주대 분자과학기술학과 임한조(林漢祚) 교수는 “SCI논문 위주의 교수 평가가 학문의 발전을 가로막아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崔元碩기자 ws-choi@chosun.com )

  • Facts ()

      이런일이 단지 한국에만 있는게 아니라 한국 유학생이 제법 많은 미국 대학원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금 약싹빠른 한국 유학생중에는 동료 유학생 꼬시고 대충 미국교수들에게 얼버무려  논문수 뻥튀기 하던데..  그런 학생들이 한국들어가서 교수하니까 이모양 이꼴,,,

  • Facts ()

      결국 사람이 바뀌지 않는한 아무리 명약이라도 소용없을 수 있습니다. 물론 현재 SCI논문 평가는 당장 필요하고 있어야한다는게 지론입니다. 이와 동시에 사람을 올바로 유도할 수 있는 리더쉽있는 정책이 더불어 추진되어야 합니다.

  • 김덕양 ()

      아무리 좋은 제도/법제 라도 사람들이 피해가려도 악을 쓰면 어쩔 수 없겠죠. 아마 이런 일을 학연/지연/혈연 주의가 힘을 잃게 될때서야 겨우 사라질지 모릅니다. 제가 듣기로는 무조건 저자수로 나눠서 평가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보네요? 윗글을 보니 A대의 경우 5명이상 30%라. 무조건 저자수로 나눠야 합니다. 그래야 무분별한 저자수 부풀리기를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소요유 ()

      사실 이게 우려하던 바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는 논문 한편의 총 점수를  저자수로 나누어주는 법을 쓰고 있습니다.  사실 개관적 평가에서 이게 굉장히 문제가 되고 논란도 많습니다. 대단한 한국인들 입니다. 

  • 포닥 ()

      그것도 다 재주입니다. 저는 학위과정 중에 논문에 많은 기여를 하고도 이름을 못올린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저자들의 왕따를 여러번 당했지요. 기여도 없이 이름 올리는 건, 제가 보기엔 부러울 따름이죠. 그런식으로 수십편 만들어 교수된 사람도 제가 알고 있습니다. 연구소나 기업에서는 어렵잖게 할 수 있는 일이죠.

  • 관전평 ()

      논문에 최저 평점을 도입하는 건, 연구의 종류에 따라서 저자가 매우 많아지는 경우도 있기때문입니다.  입자가속기써서 나오는 논문은 저자가 백명은 후딱 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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