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의 역할

글쓴이
엄상우
등록일
2015-12-28 22:12
조회
9,14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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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초과학 중에 하나인 수학을 전공하는 학부생입니다. 제가 수학을 깊게 공부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초과학을 공부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 수학을 포함한 기초과학은 진짜로 중요한 것일까?

사실 제 생각에는 중요합니다. 그러면 왜 중요한가? 이 질문이 저에게 고민했던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기초과학이 다른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던 내용을 언급하면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말했습니다. 저도 그것을 보면서 기초과학은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예시를 들었던 것을 보면 하나의 생각이 들었는데, 예를 들어서 CS분야를 보면 최초의 컴퓨터는 1945년에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개발한 에니악입니다. 이 컴퓨터의 발명이 CS라는 분야를 탄생하게 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암튼, 그런데 초창기의 CS쪽은 수학자들이 연구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깐. 초창기 CS의 기반을 닦았던 사람들은 수학자 집단이라는 것 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CS분야도 점점 자리가 잡혀가면서 수학자들의 비중이 줄었고, 지금은 대체로 CS이론을 연구하는 분들에서 수학과 학부를 졸업한 교수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수학자 중에서도 CS이론을 연구하시는 분이 있지만, 지금 CS분야에서 이론보다는 응용이 비중이 많기 때문에 제 생각에는 응용 쪽에는 수학자 출신보다는 CS학과 출신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암튼,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기초과학은 일종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이는 기초과학이 근본적인 것을 연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근본적인 것은 아마도 제 생각에는 보편성일 것 입니다. 그러므로 이 기초과학에서 연구한 것이 언제나 참이라는 가정하에서는 새로운 분야가 출현한다고 해도 그 분야도 이 기초과학 위헤서 구성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단순히 개인의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유희라고 생각할 수 도 있고, 또한, 그런 것보다는 기초과학을 지원하는 것보다는 돈이 되는 응용과학을 지원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네 그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은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시킴으로서 GDP가 상승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 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력이 있다고 하는 분야들이 100년 후에도 번창할까요? 제가 알기로는 역사적으로 보면 어떤 산업도 영원히 번성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에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 분야들이 사라질지도 모르고, 아니면 경쟁력이 약화될지도 모릅니다. 즉, 지금 우리가 잘하고 있는 분야를 가지고 미래를 위해서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누구도 개척하지 않는 분야를 나아가는 것 입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을 지원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는 많은 오류와 모순점들도 있을 것이고, 좀 말도 안돼는 내용도 있고 뻔한 내용도 있을 것 입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비판하실 점이 있다면 과감히 비판해주시길 바랍니다.

  • Hands white ()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요. 칼텍의 학생지도방법이 맨땅에 헤딩하라는 겁니다.

    예를 들면, 지구의 지름을 측정하시오. 달과 지구의 거리, 태양과 지구를 거리를 측정하시오. 그런 질문을 계속 던집니다. 새로운 학생들에게 오래된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찾아내는 방법은 매번 달라집니다. 그 세대가 가지고 있는 도구들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런 훈련이 혁신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 경험이 자신감으로, 자부심으로 바뀌는 거죠. 그것이 기초과학을 강조하는 이유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 Hands white ()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재를 기르는 교육이라고 포장된 공장형 인력양성은 이와는 반대 개념입니다. 단기 실무교육을 통해서, 로봇형 인력을 양산하는 거죠.

    타자기 시대에 타자수를 양성하고, 계산기가 없던 시대에 주판을 튀기는 인력을 양산하는 방법입니다. 이들은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서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겁니다.

  • 통나무 ()

    기초과학을 얘기하기 이전에
    대학에서 공부할게 읽고 정리하고 논점을 확실히 하고
    그 논점을 보강하는 논리를 추가해서
    글쓰기 연습을 하는것입니다.
    그게 안되면 말짱 꽝이고요.
    대학에서 그런것은 배운게 없는데 요즘도 거의 그런게 없는것 같더군요.

    그리고 글쓰기와 더불어 기본적인 시민적 권리에 대한 공부가 없다면
    뭔 학문을 하든 노예상태에서 해도 찍소리 못하고 학문을 할수도 있습니다.

    먼저 본인이 대학에서 쓰고 읽고 한것을 제대로 교정받으면서 더 나아지는 교육을 받는지 물어보고 그게 잘되면 다행인데 글쓴것 보니 전혀 안되는것 같고요.
    그거 먼저 공부해보세요. 혼자서라도.

  • 댓글의 댓글 엄상우 ()

    논점을 확실하게 하지 못한 것은 죄송하게 느끼지만, 제가 제 글을 쓸 때에도 머릿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써본 것 입니다. 암튼 좋은 충고 고맙습니다.

  • 댓글의 댓글 은하수 ()

    저는 통나무님의 글에 틀린점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상우 학생은 사회 선배의 충고에 대해서 다소 삐딱하군요.
    설마 면전에서 직장 상사나 지도교수, 선배들에게 저렇게 대답하진않겠지요?

  • 세아 ()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수학과에서 배우는 대부분의 내용은 당장에 쓸모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만, 알고보면 이곳 저곳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습니다. 단지 쓰이고 있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어 17세기 페르마나 18세기 오일러는 숫자를 거듭해서 곱하면서 주어진 수로 나누었을 때 나머지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한 숫자놀음을 하였는데, 그렇게도 쓸데 없어 보이는 수학이 지금은 RSA 암호시스템이 되어 버렸습니다. 없어서는 안될 수학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3차식의 그래프와 관련하여 전문수학자들이 20세기 초반 연구하는 특정분야의 수학이론은 현재 타원곡선암호시스템이 되어 그 응용이 광대합니다. 숫자를 네모 반듯하게 늘어놓고는 더하고 곱하는 행렬 숫자놀음은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이나 네플릭스의 영화추천 시스템에 없어서는 안되는 수학 이론입니다.

    수학은 쓰이고 있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숨어있어 보일 뿐입니다. 미국수학학회에서는 수학이 어디에 쓰이는지를 매달 컬럼을 통해 알리고 있습니다.

    http://www.ams.org/samplings/feature-column

    물론... 수학자들이 연구하는 수학의 거의 대부분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겠지만, 대부분 쓸모 없었고 쓸모 없으며 쓸모 없을 겁니다. 그저 동물과는 달리 생각이란 것을 할 수 있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사고과정의 문화적 산물이지요. 그렇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작은 부스러기들이 인류의 생활 방식 자체를 바꿉니다. 그게 기초과학이 인류에 봉사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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