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데이터? 빅 브라더?

글쓴이
돌아온백수
등록일
2016-03-11 00:0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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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건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2연승을 했습니다. 두번째 대국이 끝나고, 이 9단은 알파고가 완벽한 바둑을 두었다고 소회를 남겼습니다. 바둑팬들도 놀라고 있고,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도 놀라고 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가 왔다고 언론들이 쓰고 있네요.

이런 유형의 사건이 벌어지면,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얘기하는 분들과 반대의 얘기를 하는 분들이 동시에 보입니다. 영화 터미네이터나 메트릭스 시리즈에서 다루었듯이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미래가 디스토피아라는 시각과, 이제까지 기계문명이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켰듯이, 인공지능은 인간을 더 자유롭게 만들것이라는 시각이 대비됩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주제라 두고두고 얘기해 보고 싶네요.

알파고의 바둑에 국한에서 생각해 보면, 알파고가 뛰어난 이유는 바둑기보 라는 정확한 데이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바둑 경기의 규칙이 논리적으로 거의 허점이 없기 때문이죠. 이런 환경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을 능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번에 증명된 것입니다.

이 지점을 연장해서 생각을 이어보면, 알파고나 다른 인공지능의 확장성은 데이터의 정확도에 달려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데이터의 정확도를 가려내는 기술이 인공지능의 미래에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것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겠죠.

구글 (알파벳) 이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구글은 검색엔진 사업을 통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파고로 증명된 머쉰러닝 기술은 원하는 대답을 찾아내는 인공지능의 엄청난 확장성을 시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다면 어찌 될까요? 알파고가 18급 기보만 열심히 학습해서, 이세돌과 붙었다면 어찌되었을까요?

인터넷 포털과 검색엔진 회사가 데이터를 편집하고 보기 싫은 데이터는 삭제하는 사회라면 어떻게 될까요? 테러방지를 이유로 정보기관이 댓글 알바를 고용해서 엉뚱한 정보를 인터넷에 대량 유포하는 그런 사회라면, 어찌 될까요? 이런 사회가 빅 브라더의 사회 아닌가요?

제 생각에는 빅 브라더가 등장하면, 빅 데이터는 쓰레기가 됩니다. 그래서 알파고가 필요없었을거에요. 따라서, 빅 브라더와 빅 데이터는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인공지능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 통나무 ()

    지금 걱정이 일자리 없어질까봐 아니던가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워드 프로세서 등장해서, 타자수가 사라지고, 스프레드 시트가 등장해서 주산이 사라지는 그런 얘기는 현재진행형이 아닌가요?

  • 남영우 ()

    빅브라더 수준의 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정확한 규칙을 예외없이 강제로 인공지능이 사회에 강요하는 강박을 막을 수 없을 때 나타나는 디스토피아를 우려한 거죠.

    간단히 말해 아이큐 2000인 편집증, 강박증 환자가 심지어 규칙을 인간을 우선하여 지배하는 현상에 대한 우려입니다.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통제받는 인간, 강박아래의 인간은 좋은 데이타를 만들지 않겠죠.

  • 통나무 ()

    디스토피아가 벌써 왔을수도 있는데요.
    인공지능이 가속을 시킬지 모르지만요.
    돈에서 해방된 연령층을 보다보면 할게 없어서 디스토피아 같던데요.
    알파고가  1승을 거두고 나서 반은 웃자고 올리는 틍윗글중에 기본소득제에 대한것들이었는데요.
    경우의 수를 따져보면 사람이 시간이 주어졌을때 오히려 안미치고 자기시간을 재미를 느끼면서 지속시킬게 과연 얼마나 될런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게 재산좀 모으신분들 나이드셔서 못견디는것을 보면, 그러다 돈 싸질머지고 절에 들어가서 스님들 밥해주고 나머지 여생을 보내거나 어디 보살들에게 돈기부하고 산에 들어갈려고 하는 분들보면....
    시간이 주어졌을때 돈이 없으면 개고생이고, 돈좀 있을 나이되면 놀거나 여유시간을 어떻게 할 감을 잃어버리고...
    인공지능이 습득하는 속도가 개발자들이 습득해서 개발하는 속도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나오는데...그거 공부할려면 시간을 때려박아야 하는데......어느 분야든......
    인간이 인간답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느끼는것도 기게의 경우의 수 따져보면 어쩌면 웃기는 한계일수도 있고.....
    빅브러더가 아니더라도 그냥 어어하다가 인간이 뭘 할줄 몰라서 망할수도.......

  • shine ()

    이번 2국은 정말 충격적이더군요. 제가 본 이세돌 9단의 대국 중 가장 잘뒀습니다. 오늘만큼만 뒀으면 커제고 구리고 다 이겼다 싶을 정도로요.

     SBS에서 해설하던 송태곤 해설은, 중반 알파고의 실수 이후 이세돌 9단이 쭉 유리하다고 보다가 막판에 멘붕했는데, '이세돌이 이렇게까지 두었는데 진다면 자신이 해설할 수 있는 대국이 아니다' 라고 생각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대국 종료 후 모든 해설자들이 이세돌 9단의 패착수를 몰랐다고 합니다.

     알파고는 기보의 저작권문제로 비교적 구형 기보를 학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반 포석이 좀 올드하다는 평도 듣고요. 그럼에도 딥러닝을 통해 이미 현 프로들의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고, 이제는 현 프로들의 빅데이터가 필요없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자기들끼리 붙어서 학습하는게 훨씬 양질의 빅데이터거든요.

     이번 알파고 사례를 보고,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의 자체생산이 가능하게 된다면, 인간사회에서 빅데이터의 오염이 그렇게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지 회의가 들더군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인공지능이 자체생산하는 데이타가 어떤 목적일까요? 합리성과 정의를 추구한다면, 인공지능은 인간계에 있을 이유를 찾지 못할 겁니다.

    영화 Her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을 떠납니다.

  • 은하수 ()

    월가에서는 이제 트레이더들이 세일즈로 도망쳐야한다는 유머가 돌고 있습니다.
    퀀트들도 앞으로는 이제 노벨상 정도 없으면 일 못하겠다고 농담도 하고 있구요.
    실제로 지수형 펀드들의 경우에는 인간의 개입이 이미 최소화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브로커들은 고객의 심리와 니즈를 읽는 것들까진 컴퓨터가 하지는 못할 거라 자평하는데
    가계대출시장은 북미에서는 이미 핀테크가 보편화되어있습니다. 어느 은행원이랑 쇼부해도
    핀테크 기업보다 낮은 금리를 해주는 곳이 없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음....대면확인 등 제도가
    발목을 잡긴 하겠지만 등기가 철저한 한국에선 오히려 훨신 핀테크 도입이 유리하지요.

    그나마 쪼그라드는 지점업무가 대출마저 자동화되면 국내 은행들도 자연스럽게
    분석가 위주로 개편되고 가계대출이나 창구쪽 업무는 더 작살나버릴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북미에 구글이 테스트용으로 돌리고 있는 무인자동차 댓수...생각보다 많습니다.
    좋던 싫던 이런 것들은 오고 있습니다. 컴퓨터와 싸워야 하는 일자리는 대부분 사라질테고
    컴퓨터를 다루거나 고치는 일자리는 생겨나겠지만 절대로 그 비율은 비슷하지 않을겁니다.
    전체 일자리는 줄어들테고 부는 더욱 집중화될 겁니다. 심지어 컴퓨터를 소유하는게
    근로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까지 한 마당에는 말이지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찰리 채플린이 모던타임즈를 만들던 그 시절부터 계속되는 고민이고,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만, 인간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인간이기 때문이겠죠.

  • 댓글의 댓글 은하수 ()

    일단 제가 있는 산업은 이미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니까 결론이 난것 같습니다만
    다만 이것이 모든 산업의 일자리를 줄인다고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컴퓨터가 할 수 없는게 뭔가 생각을 해보면 문화와 예술, 상상력,그리고 휴머니즘입니다.
    아마도 사회는 새롭게 생겨난 잉여를 이런 곳에서 사용하게 될 것 같구요. 한국의
    산업구조 또한 느리지만 변해갈 겁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때는 화장품회사나 소프트웨어회사, 게임회사가 시가총액 10위 안에
    들어간다는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미국은 그나마 그러려니 했지만서도...
    아마도 이제 패션과 디자인기업들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오는날도 멀지 않았을 듯 합니다.

    제조업 내부에서조차도 이제는 상상력과 아이디어, 심지어는 기술에 휴머니즘과 아름다움을
    넣을 수 있는 세계관, 그리고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학적 사고능력을 갖춘 사람은
    더욱 필요해지겠지만 교과서와 공식을 잘 외오는 식의 방식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점점 입지를 옥죄올 것입니다.

    이번 건이 궂이 아니더라도 이미 그런 추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월 지나서 보니 테크노MBA 같은게 생겨난 것도 다소 딱딱한 엔지니어들의 생각을
    좀 더 물렁하게 만들어보고자 했던 기업들의 욕구 탓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기업들 입장에서도 엔지니어가 사업적 정황까지 바라봐줄 수 있으면 참 고맙거든요.
    뭐 급여가 여기에 부합되는지는 별게 문제지만 ㅋ

  • 예린아빠 ()

    1...알파고의 행동(?)인식(?)은 0과 1로 표현할수 있는것인가요?
    2...그럼 역으로 0과1로 표현된 알파고의 행동 인식을 인간의 언어로 해석할수 있나요?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설계한 사람들은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인간이 만든 프로그램 언어로 짜여진 프로그램일 뿐이니까요.

    만약 인공지능이 스스로 프로그램 언어를 만들게 되면, 그때 부터는 인간은 읽을 수 없을 겁니다.

  • 댓글의 댓글 빨간거미 ()

    신경망의 구조는 이해합니다.
    그런데 러닝에 의해 만들어진 각 세부 값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물론 종합적인 이해는 더욱 어렵구요.

  • 펭귄 ()

    인공 지능은 인류 사고 능력의 결정체라고 봐야지요. 진짜 자의식 (free will)을 가지고 창조성까지 얻으면 인공 지능이 인간들을 지배할까? 더 큰 의미를 찾아 떠나요.
    Morphic Resonance 이론에 따르면 생명체 진화의 근본적인 힘은 집단 의식 (collective consciosness)이지 DNA는 정보 저장 역할만 한다고 봅니다.  양자 역학에서 100년 전부터 얘기한 물질과 정신을 분리할 수 없다는 자연 현상에 대한 해석과 비슷한 입장이지요.

    작년인가 한 대학에서 논문 쓰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짜 논문 수십편을 주요 학회에 올렸는데 거의 다 통과한 일이 있었는데요. 전문가 집단, 과학자들 수준이 그 정도로 멍청한 건지, 실제로 사람이 쓰는 논문 수준으로 지식을 가공하고 분석하는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른 건지 둘 중 하나겠는데,  전자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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