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죤 미팅 문화:“NO POWERPOINT”

글쓴이
돌아온백수
등록일
2016-05-28 00:53
조회
6,1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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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건
스티브 잡스 이후, 혁신을 이끌어갈 지도자 중의 한명으로 꼽히는 제프 베죠스가 회의때 프리젠테이션을 쓰지 말라고 한 얘기는 수년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아마죤은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배달판매 회사에서 웹호스팅, 클라우드 써비스로, 이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으로, 우주여행을 추진하는 기업으로,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하여 언론사까지....

프리젠테이션에 익숙해져 있었던 한 사람으로, 처음 기사를 읽고는 지나쳤습니다. 그러다가, 프리젠테이션을 쓰지 않는 기업이 점점 늘어난다는 얘기가 들리고, 다시 찬찬히 생각을 해보다 무릎을 쳤어요. 살아오면서, 각종회의를 무수히 참석했었는데,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는 동안 졸았던 적이 많았죠. 그리고, 직접 해야 할때는, 여기저기서 긁어모은 자료를 보여주며, 시간을 떼우려 했던 기억도 있구요. 그 자료들을 청중들이 다 이해할거라고 기대한 적도 없었죠.

아마죤은 6페이지 정도의 메모를 나누어주고, 30분간 조용히 읽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질문과 대답시간으로 회의가 마무리된답니다. 자료를 미리 나누어 주지 않는 이유는 따로 시간을 쓰지 않기 위해서라고 하네요. 이건 미국의 회의 문화가 거의 비슷했던거 같아요. 회의시간에 고민하고 토론해서 결론을 만드는 거죠.

여기에서 자기가 아는 것을 말로 설명하는 것이 어떤 과정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래프나 그림의 도움없이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면, 상대방이 알아들을 수 있는 단어를 골라야 하고, 상대방의 상상력을 자극해야 합니다. 자기가 모르는 것을 설명하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상대방의 수준을 파악하지 못하면, 불가능한 소통방식이죠.

아.... 그리고, 아마죤은 빡세게 일해야 살아남는 조직으로 또 구설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조직도 비슷한 악명을 달고 있죠. 그러니까, 자기가 하는 일을 제대로 모른다면, 저런 회의문화에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얘기도 되는셈입니다.

  • 뚱마라치 ()

    심리학적으로 청중들은 프리젠테이션 내용 전부를 귀담아 듣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집중도가 매우 떨어지기에 효과적인 의사전달이 힘들어 지게 되거든요.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핵심사항을 쉽게 설명하고 문자보다는 그래픽의 힘을 활용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일 수 밖에 없죠.

    이런 프리젠테이션의 구조적 한계 때문에 위와 같이 몇몇 기업체에서는 무용론까지 생각하여 저런 메모로 대체하는 것이 아닌가 싶군요. 제 개인적으로도 쇼케이스 등의 대규모 행사가 아닌이상 보통 기업체 회의에서는 일방적 정보전달 비중을 줄이고 질의응답 비중을 늘리는게 훨씬 중요하다 보는데, 사실 그럴려고 다들 약속잡고 회의장에 모여있는거지, 단순히 내 이야기 들어줄려고 모인건 아니기 때문이라 봅니다.

    누군가 그런말도 하죠. 회사에서 중요한 발표나 회의가 있다면 자신의 가족들에게 먼저 자료를 보여주고 테스트 받으라고요. 그만큼 의사전달에 있어 어떤 사람이라도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 중요한데, 사실 이건 본인 스스로 그 분야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이해하지 않고서는 절대 할 수 없는 부분이지요.

  • aquarium ()

    프리젠테이션만큼 보기에 예쁘고 멋진 것을 보지 못하였지만,
    프리젠테이션만큼 무슨 말인지 당췌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자기가 알고 있는 내용은 자기만의 형식으로 줄이고 축약해서 작성하니까,
    보고를 위한 자료가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자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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