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대학원생 연구실에서 자살에 대해서.

글쓴이
스타크
등록일
2016-07-20 22:37
조회
15,894회
추천
0건
댓글
7건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22826

18일에 카이스트에서 대학원생이 자살을 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국내에서 어렵게 대학원 생활을 했던 터라 남 일 같지가 않더군요. 심지어 이 학생같은 경우는 박사과정 3년차에 26살인 것을 보면, 사회적으로 매우 어린 나이이고, 박사를 두번 따도 될정도로 학교 밖에서는 인정받는 실력을 갖춘 인재라고 보여집니다.
이 학생같은 경우는 심지어 휴학중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교내 연구실에서 자살을 한 것으로 기사에서 나타나 더 충격적인데요. 사실 개인적으로도 학위과정동안 고생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고인의 심정이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http://www.daejonilbo.com/news/newsitem.asp?pk_no=1222513
다만 기사를  보면서 그리고 대형 포탈들에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조금은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기사나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런 대학원생의 자살을, 카이스트 라는 국내 최고대학의 엘리트의 자살을 경쟁에서 오는 개인적인  부담감 정도로만 다룬 다는 것입니다. 위 기상에서도 자살의 원인으로 수많은 인재들속에서 경쟁이 부담이 되고, 카이스트의 기숙사 생활같은 고립감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었는데요.
사실 이부분에서 저랑은  대부분의 대중들이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힘든 교수님 밑에서 생활하면서, 학계에서 지도교수에서 밑 보이는 순간 내 커리어는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요.(소위 말하는 괴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연구도 어려웠지만, 지도교수님의 권위적인 자세와 감정적인 배설물들을 받아내는 게 더 힘들 었었구요. 사실 저도 그럴 때는 교수님 방 앞에서 자살하게 되면, 교수가 자신을 한 번 정도 돌아볼 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물론 지금은 어렵게 졸업해서 잘 지냅니다..)

아무튼 개인적인 경험 때문 인지 이 학생의 아픔이 단순히 개인적인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나 고립감 정도로 인한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더군요. 뭔가 한국 대학원의 열악한 처우 라던가. 사제관계의 부당함 같은 조금은 시스템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요.
카이스트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고도 하던데..
혹시 내부 사정아시는 분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 시간 ()

    안타깝네요...

    카이스트 교수들도 지금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겁니다. 지스트 생기고, 울산생기고, 대구 생기고, 포항공대가 다른 순위에서 훨씬 잘 한다고 나오고. 지금의 상황이, 카이스트는 뒤쳐지는 일만 남았다는 지도가 그려지지요. 교직원/학생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을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문제는.... 어느 선까지 수준이 되었지만, 그 이상 잘 올라가지 않고 내려갈 일만 보이니 다들 혼돈 속에 있지 않을까...생각해 봅니다. 잘 참고 견디시라고 마음 전하네요. 고인의 명복을 빌며.

  • Hithere ()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나 고립감이 더 크다고 생각되네요. 원래가 괴수의 제자는 자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괴수가 살수 있는 겁니다. 그러니 자신의 경험을 너무 확대 해석 적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네요. 만약 괴수가 아니라면 그 지도교수님도 상당히 괴로울 것입니다. 학생지도를 더이상 못할 정도로...

  • 통나무 ()

    이유야 본인만이 알테고 추측하는 이유들이야 한국사회에서 몇가지로 좁혀지죠.
    검사도 상관때문에 자살하는 나라인데요.
    이런게 제도적이나 사회전체가 어느정도 바뀔려면 시간이 걸리는것이고
    실제로 할수 있는것은 개인적으로 조심하면서 피하는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알아서들 멘탈 챙기고.

    밑에 연구비때문에 글이 하나 있는데
    참 어려운 문제인게 주변에 한뭐시기 대학원에 있다가 교수가 연구비 횡령하는것보고
    문제제기하다 그냥 공부 중간에 나오고 부모가 운영하는 찝질방에서 표나 받다가
    그냥 무기력하게 지내는데, 부모는 복장이 터지는데.....이런것 보면 감당하기 힘들면 피하라는것도 얘기를 좀 해주어야 할것 같은데...어찌되었건 본인 멘탈은 본인들이 잘 조절해야죠.
    누가 해줄것도 사회가 그닥 믿을만한 곳도 아니고....

  • 세아 ()

    괴수들이 대개의 대학원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을 것이라는 가정 아래, 유독 카이스트에서만 자살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이유를 파헤쳐야겠지요. 문제의 원인들을 키워 범사회적인 것들로 바꿔봐야 바뀔 것 없습니다. 또한 범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했다해서 세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도 없고요. 오죽했으면 미국에서도 지도교수를 총으로 쏴죽였단 뉴스가 등장하겠습니까?

    수학 분야의 경우 실험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수가 학생 덕을 볼 일도 없고 거의 대개의 경우 기업프로젝트란 것도 없기 때문에, 교수가 학생을 강압하여 성과를 만들어내라하는 경우 거의 없습니다. 대개는, 국내외를 막론하여 방목이지요. 방임이라 생각해도 좋고요. 따라올테면 따라오고 못따라오면 신경쓰지 않지요. 교수 개인에 따라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에게 폭언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교수가 세미나 시간에 논문 집어 던졌단 이야기는 유학생들에게서도 자주 듣습니다. 대개는 교수 얼굴 한 번 보지 못했단 이야기가 더 많지만요.

    이런 상황에서 수학과 대학원생들은 출퇴근 이런 것도 없는 완전한 자유의 시간에 놓이게 되고, 이게 역설적이게도 굉장한 스트레스가 되곤 합니다. 생각이 많아지게 되거든요. 거의 대부분의 수학과박사과정 학생들의 앞날이 그렇듯이 깜깜한, 한치앞도 보이지 않는 미래를 마주보며 수많은 자유의 시간을 견뎌내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카이스트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결할 공간이 상당히 부족합니다. 너무나 균질한 학생들로만 채워져 있거든요. 과거가 비슷한 학생들로요.

  • 통나무 ()

    강헌이 지은 명리학책 말미에 정리하듯 세가지를 얘기합니다.
    하고 싶은것, 할수 있는것, 해야하는것.

    막다른 골목이나 극한에 처하거나 어느순간 점을 보거나 운명에 맞기거나 하는게
    뭐가 뭔지 모를때 하게 되는 행위이고 거기에 기대는 순간.....

    우리가 근대화 근대화 하면서 했던것을 생각해보면 경제적인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하고 싶은것을 해보고 안되면 할수 있는것을 하면서 뭔가 쌓아나가다가 해야하는것까지 갈수 있는 여건을 좀더 만들어놓은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는데요.
    선진국이라면 이런 여건이 좀 더 넓어진것이고....

    하다 아니면 때려치고 다른 길도 모색해볼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게....
    지금 보면 이런 조건은 20년 전보다 더 않좋아 진것 같고요.
    경제사정은 좀더 나아진것 같은데 주변환경에 대한 반응이나 겪어본 경험들로 인해서 내려진 결론들이 너무 뻔하고 , 하고 싶은것 할수 있는것 해야하는것과는 무관하게 일단 어느 선안에 들어가는 경쟁이 너무 일찍 시작되어서 안전선이라고 들어가서 뭔가 생각해볼라고 치면 벌써 그런 사고의 능력자체가 소멸되어버리는.......

    그걸 알기에 선안에 들어가는 경쟁을 할때부터 열심히 엄마들이 점집이나 심리학 테스트를 거켜서 뭐가 적성인지 하는 무당 푸닥거리같은것에 매달리면서 살아가는데....
    결국은 해야하는선까지 가기전에 그냥 계산적으로 되어버려서 해야할일은 못하고,
    해야할일을 고민할 시점에 그것까지 밟아야 되는 심리적 경험적 과정을 다시 밟기에는 너무나 늙었거나 군대 다시가는듯한 괴로움이.........

    더 나아질려고 바꿀 열망들은 사그러지고 능력들은 거세되어가는 사회가.....
    그러면 결국 곡성이 되어버리는.........

  • handzfree ()

    대전에 있어서 심심해서 그런것 같아요...서울 홍대에 있었으면 스트레스를 덜 받았을텐데..

  • 댓글의 댓글 카를라 ()

    악질이네

목록


자유게시판

게시판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추천
14580 20대 코로나 전염병 질환자 증가 남영우 03-01 2071 0
14579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경제를 감염시켰다 댓글 13 예린아빠 02-29 2681 0
14578 코비드19의 단기 미래 댓글 6 ourdream 02-28 3257 0
14577 중국 인민공화국 국가안전부의 대승리 댓글 10 지나가다 02-28 2297 2
14576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정부에 대한 건의(질병방지책 이외의 부분) 댓글 5 남영우 02-27 1974 0
14575 축소된 발표 확진자 수... 왜? 댓글 14 freude 02-26 2169 0
14574 마스크 공납하느라 바쁜 나라, 불쌍한 국민들 댓글 28 freude 02-25 2387 0
14573 중국 본토에서도 한국인 입국 제한...-.-;; 댓글 13 freude 02-25 2129 1
14572 이미 중국의 위성국가인건가? 댓글 2 지나가다 02-25 1959 0
14571 중국령 홍콩에서도 입국 금지 댓글 2 freude 02-24 1897 0
14570 신천지 관련 감염경로 정리한 글 댓글 6 남영우 02-24 1959 0
14569 중국령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freude 02-24 1646 0
14568 교육부에 건의하는 대학 개강에 앞서 전염병 발생시 대처 할 기준에 대한 제언 댓글 3 남영우 02-23 1969 0
14567 2019년 12월 중국인 입국자수 50만명. 1월까지 100만명 댓글 9 세아 02-22 2226 0
14566 영국 내 중국 유학생 10만명 세아 02-22 1668 0
14565 대학 개강에 앞서 전염병 확산방지를 위한 노력을 요청합니다. 댓글 2 남영우 02-22 1685 0
14564 희대의 망언들 댓글 2 freude 02-22 1902 0
14563 어째서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안 올리는거지? 댓글 5 지나가다 02-22 1769 0
14562 답변글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대응이 정석같다. 지나가다 02-22 1671 0
14561 문재인 정권 못하고 있으니 댓글 9 세아 02-22 1958 0


랜덤글로 점프
과학기술인이 한국의 미래를 만듭니다.
© 2002 - 2015 scieng.net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