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저 처럼 생각하시는 분 있나요?

글쓴이
eutopia
등록일
2016-08-21 16:21
조회
5,58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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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건
저는 어렸을때부터 종교를 믿지 않았습니다.  초등학생때 친구중 한 명이 교회를 다녀 같이 다니자는 말에 가봤더니 내 눈으로 볼 수 없는 객체를  신봉하며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 자체가 납득이 되질 않았고 되려 무서운 곳처럼 느껴져  당시 교회 같이 가자며  애들을 교회로 자가용 이용하여 데리고가던 목사님이 집 앞에 있으니 나오라는 말에  배가 아프다는 변명을 둘러대고는 그 후부터는 안나갔습니다.
이 이후부터 그 교회 다니던 친구와 사이가 상당히 서먹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종교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저는  인간에게 '자아'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쪽입니다.
즉,  DNA로 설계된 뇌 하드웨어와  사회적 패턴인식으로 학습된 소프트웨어(알고리즘)이 병합되어  반복적인 데이터가 더 많이 누적된 쪽으로 행동하도록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한 마디로... 인간에게 있어서 진짜 자신 스스로 '선택'한다라는 것은 존재 할 수 없다... 라는 것이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바람이 세게 날렸건 지진이 났건 지나가던 동물이 발길질을 했건간에...

길바닥에 있던 돌멩이 하나가 튀어올라 다른 위치에 착지했다고 했을때 이 돌멩이는 자신이 직접 튀어올라 위치를 바꾼것도 아닌데  자신이 위치를 스스로 바꾼것이라고 '착각'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이것이  고전역학에서 파생된  '결정론'이라는  개념이더군요.
이미  선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냈던 개념요..

그러나 미시세계인 양자역학 쪽에서는 이러한 결정론이 부정되는 것이  불확정성 원리에 의해 전자들의 위치 이동이 예측불가능한 순수한 '확률'에 기인해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상, 고등학교 물리 과목에서도 불확정성 원리를 가볍게 다루나  이것을 결정론의 부정.. 같은 것으로는 연결시켜주지 않기때문에 당시 배울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서양의 저명한 학자들은  이러한 불확정성 원리가 부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사고는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형성된 뇌 신경회로망의 작동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을 많이 내세우더군요.  저 또한 이쪽의 입지와 같습니다...  마음이나 정신같은 것은 근원이 너무 모호하고 뇌는 각종 유기분자들의 집합체이니까요...

  • 통나무 ()

    자유의지와 결정론은 철학에서 하도 떠드든 얘기라....
    주변에 교회가 많아서 저녁에 카페에 가보면 교회스터디 그룹이 많은데, 옆에서 공부하는 얘기가 들리는데 어느때는 한시간동안 하느님의 뜻이 하느님의 뜻이 이 얘기만 들린적이 있는데
    그때 든 생각이 사람 생각은 낄 틈이 없구나. 자유의지나 결정론이 혹시 동양의 사주팔자 같은 얘기는 아닌지....

  • 댓글의 댓글 eutopia ()

    동양의 사주팔자;; 는 아니죠....;;;;
    구글에서 free will 이랑 neuroscience 연관 검색해보면 많이 나옵니다..

  • 댓글의 댓글 통나무 ()

    왠만한 얘기는 차고도 넘칠겁니다.
    스피노자 부터 읽어보시는게...이게 왠만한 얘기에 대한 답변이 결정론으로 준비된 상태라고 하는 얘기를 들은적은 있는데...
    불확정성의 원리가 결정론과 과연 어떻게 연결될지, 뇌신경회로망이 지금 알고 있는게 뭔지 뭐 따질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시간이 직선적인지, 자연의 배후에 어떤 질서가 있을지 어떨지 생각해내는것도 하나의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배경이라는 얘기도 있거든요.
    궁금하면 철학쪽 책부터 먼저 정리해보는게 나을겁니다. 대부분 다 얘기된것들이라....
    신의 존재증명도 뭐 신에 관심없이 읽어보면 다들 개 뿔뜯어 먹는 소리인지라...그런데 물론 철학자들이나 논리학자들은 신에 관심없어도 논중에 집중해서 보더군요. 새롭게 아니면 더 강력한 체계나 뭔가 있나......

  • 댓글의 댓글 eutopia ()

    그렇군요.. 사실상 논중에 집중해서 보는 편은 아니었는데  저에게는 신선한 시각이네요!  철학쪽은 사실상 소크라테스 - 플라톤 - 아리스토텔레스 만 파보고 말아서 그 후대는 자세힌 모르겠네요. 생각해보니 후대에 어떻게 연결되어 여태 이어지는 지도 알아야겠구요..

  • 댓글의 댓글 통나무 ()

    궁금하면 책을 보세요.
    본인이 생각하지 말고요.
    선행이론보면 우리가 생각할수 있는 대부분은 벌써 다 얘기해놓은게 태반입니다.
    스피노가식으로 얘기하면 우리가 할수있는 자유의지란 짜장면을 먹을까 짬뽕을 먹을까 정도의 선택뿐이라고 하더군요. 배고픈게 먼저니까요. 그건 정해진것이고. 이래나 저래나 먼저 해야할것은 물리화학생물 대학교과서정도라도 정독하고 제대로 이해하면 이상한 헛소리는 안할겁니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설명하는 책에서 이런것이라고 이해할정도면 그거 읽고 끝나면 되지만 그 원리로 다른 설명을 할려면 그 원리의 수식정도는 완전히 이해하고 있어야죠.  정확히 이해했다면 우주를 날라다니는 이상한 얘기들은 함부로 못할겁니다.

  • 엔리코 ()

    인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화학반응은 열역학2법칙을 따르고 있지만, 결정론이니 하는걸 따지는건 시기상조입니다.  뇌와 신경의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인자들은 아직도 규명되지않은 것이 많으니까요.
    모든 법칙이나 이론은 현상을 설명하는 잠정적 이론에 불과하기때문에, 관찰되지도 않은 현상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건 넌센스이자 오만입니다
    현상을 파악하려면 정량적인 수치정도는 제시할수있어야 하거든요.
    기독교의 자유의지까지 갈것도 없이, 일상생활에서 결정을 좌우하는 요소는 대단히 많을뿐더러,
     사랑/감동/양심의가책 과같은 감정이 일어나는 메카니즘을 설명할수 있으신지요 ㅋㅋ
    위의 감정들은 순간의 결정을 얼마든 뒤집어버리는 아주 쉬운 예입니다.

  • 댓글의 댓글 eutopia ()

    관찰되지도 않은 현상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보다는 확정짓는게 오만아닌가요...
    저는 제 생각을 확정짓지는 않았죠.. 당연히 원인이 명확히 발견되지 않았으니요.
    다만 저는 감정 같은 것도 물리적 현상에 기인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샘 해리스의 자유의지는 없다에서 보면  근래에 시행된 뇌 실험중 하나가 나옵니다.
    피실험자가 손을 움직이겠다고 생각하기 0.x초전에 뇌의 특정부위에서 신호가 발생했다는 식으로요... 길게는 1초가까이도 딜레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 댓글의 댓글 엔리코 ()

    이미  형성된 어쩌고저쩌고.. 인간의 사고가 자발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자들과 같은 입지라면서요..
    웬 말장난인지?? 보류하는 입장에서볼때, 관찰되지도 않은 현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는거 자체가 오만한 접근이라고했더니, 자기는 확정까진 안했다고 잡아떼네요.

  • 댓글의 댓글 eutopia ()

    자발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학자들과 같은 입지라는 것이 확정이라고 들릴수도 있는거군요...제가 무신론자이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확정지을 수도 있는거겠고요?
    그럼 딱 말씀 드리겠습니다.  완벽히 규명되지 않은 현상에 대해서는 어떠한 확정도 짓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쪽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구요.

  • 예린아빠 ()

    제가 젊었을때에(?) 고민했던 문제입니다.
    전공은 아니지만은 말씀드릴수 있을것 같습니다.

    1...뉴턴이 말한 역학은 "물질은 서로 당기는 성질이 있고 그 힘의 크기는 거리에 제곱에 반비례하고 크기(질량)에 비례한다"는 것입니다.
    이말이 뭔소리냐면은 세상을 수치화 할수 있다는 것이며...동시에 역사의 상실입니다.
    전자는 "결정론"으로 설명가능하며....두번째는 뉴톤식 표현으로"최초의 충격"의 전재입니다.
    뉴턴 이후 유물론과 관념론이 더욱 더 발전(?)했습니다.

    2...결정론의 부정이 양자역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결정론으로 설명 가능한 세상이 있고...
        그럴수 없는 세상이 있는데 후자가 우리의 인식의 무지 때문은 아닙니다.
        전자는 이런겁니다.
        "조만간(?) 태양이 팽창해서 지구를 태워버릴것이다"
        이건 불변의 진리입니다.
        하지만 내일 내가 몇시에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며 사후에 이를 설명하는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아마도 열역학법칙(엔트로피)일 겁니다.

    3....인간의 의식은 뇌의 활동의 다른표현입니다.
        뇌활동을 수치화 할수 있다 하여도 뇌활동은 기본적으로 개관적 세계에 대한 반응을 전재하는데...주어진  객관적 세계가 통일적일수가 없습니다.
      알파고는 수치화 할수 있어도 상대인 이세돌의 수까지 수치화 할수는 없습니다.

    4....돕킨슨의 "이기적인 유전자"라는 책이 있습니다.
        그는 거기서 유전자의 법칙을 설명하면서 의식을 나름대로 과학화 하려고 했습니다.

  • 시나브로 ()

    결정론의 문제인데, 아직도 정답이 밝혀지지 않았죠.
    라플라스는 "지금 우주의 모든 조건을 나에게 다오, 그러면 미래 우주의 모습을 너에게 말해주겠다" 라고 하면서 결정론을 가장 적절히 표현하는 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결정론이 표류하는 이유는 양자역학의 핵심인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해석이 확실히 정해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우주배경복사를 예측해서 빅뱅설을 반석에 올려놓은 조지 가모프 박사가 쓴 '물리학을 뒤흔든 30년'이란 책을 보면, 우리가 빛을 이용해서 관측을 하는데, 미시세계에서는 이 관측행위가 대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불확정성 원리가 생기는 것으로 설명합니다. 이에 따르면 관측하지 않으면 대상은 여전히 정해진 바대로 움직일 테니까 결정론이 유효하게 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불확정성 원리는 우리의 인식한계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현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것이 결정론을 뒤집는 근거가 되는지는 계속 논쟁이 되고있는 것 같습니다.

  • 댓글의 댓글 eutopia ()

    아 그렇군요.  제가 사실 영어를 무지 잘하는게 아니라서  영미쪽 논문을 읽어볼 형편도 못되고 구글링도 영어로는 영 시원찮아서  그냥 TED나 유튜브에서 외국교수들이 강연하는 것만 주워들었거든요. 뭐 그런데.. 양자역학에서 불확정성 원리때문에 결정론이 부정되는 쪽으로 많이 가는거 같기도 한데 또  결정론을 주장하는 유명한 사람들도 많아서 아이러니하네요;
    긴 답변 감사합니다.  정말 도움이 많이됬어요!

  • 예린아빠 ()

    글쓴 분에게 조언을 드리자면은...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는 "결정론"에 근거한 삶을 살고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정론이 등장할 때는 대부분 아주 안좋은 때...자기변명일 때...남탓을 할때가 대부분입니다.
    다른말로 하면은 "잘될때는 자기탓...안될때는 조상탓"이죠.
    님이 공부를 잘한다면은...그건 님의 능력이고....
    님이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다면은 그건 "그날의 여러상황"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그날의 좋지못한 여러 상황"을  개선시킬려고 노력하는 삶을 살고있씁니다.

  • 윤덕턴스 ()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단순하게 말하자면, 교회는 (제 생각에는) 사람 만나려고 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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