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을 계속 하기에는 인격적 성숙이 부족하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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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omorphic
등록일
2016-09-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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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S 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복수전공하고있는 학부 4학년 군필 학생입니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대학원 지원 원서를 쓰려고 하는데, 원서를 쓰다보니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기에는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그 성숙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심한 자괴감이 들면서.. 인생을 바로세우지 않고는 학문을 계속한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학문을 계속하기 이전에 인생을 먼저 바로세우고자 하는데, 비슷한 고민을 하셨던 분이 계신다면 조언을 구하고자 합니다. 

 지식의 생산을 통해 인류 문명에 기여하는 삶만이 유일하게 가치있는 삶이라는 생각을 초등학교 고학년 시절부터 했었던 것 같습니다. 개똥철학 사색과 방향성없는 독서를 하면서, 시대의 지성을 대변하는 사람이 되어서 나를 기준으로 역사를 바꾸는 업적을 남기자 라는 허세 가득한 생각을 어렴풋이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접했던, 인류 지성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던 사람들 처럼 되기에는, 가정과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교육은 긍정적인 영향은 커녕 부정적인 영향만 주고 있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께선 자식이 무엇이 관심이 있는지, 어디에 재능이 있는지를 관찰하고 발견하고 그 재능을 개발하도록 지원을 해주려 하시기보단, 당신께서 젊으셨을 적 배우고 싶으셨으나 그 기회를 가지지 못했던 것을 배우도록 자식들에게 강요하셨고, 저는 그것에 염증을 느꼈습니다. 아버지께선, 학문적 공헌에 뜻을 가지기 시작하는 자식에게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쳐주기보단, 불미스러운 사건을 통해 교수의 꿈이 좌절되시고는 실직을 하셔서 실의에 빠진 나날을 보내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면서, 공부와 연구의 즐거움 보다는  학문을 업으로 삼는 길의 살벌함을 제 무의식속에 심어주셨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으로 낙후되어있는 곳에 살면서 역시 교육열이 그리 높지 않은 초등학교에 다녔는데, 수준이 만족스럽지 않은 학교교육을 받는 것, 그리고 꿈과 야망이 없는 사람들 속에 둘러쌓여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 등에 대한 불만을 초등학교 5~6 학년 쯤 부터 심각하게 가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위대한  지적 성취를 이른시기에 이루는 사람들에게는 광활한 학문의 세계를 그 어떤 제약도 없이 탐험할 자유가 이른 시기에 주어졌던 것 처럼 보였는데, 제도권의 초중등교육에서는 죽은 지식을 습득하며 무의미한 경쟁만을 강요받을 뿐, 광활한 학문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할 능력이나 자유를 제공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는, 이런 곳에서 인생을 낭비하기보다는 검정고시 제도를 통해 최대한 빨리 대학에 진학하여 배움의 자유를 확보하자는 생각을 초등학교 6학년 때 쯤 부터는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더욱 낙후되고, 평판이 굉장히 안 좋고, 교육수준도 열악한 중학교로 배정된 후로는, 제도권을 거부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학력을 취득하여 16~17 세 경에 대학에 진학하여 고등교육을 받고 원하는 삶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 졌습니다. 그리하여 그러한 생각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부모님 두 분 다 기회가 안 되어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 많이 있던 시절에 다행히도 집에서 형제자매의 희생과 부모님(제게는 조부모님)의 희생으로 교육을 받으시고 고등교육의 혜택까지 받으셨던 분이시기에, 제도권 교육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제도권 밖에서 배움을 추구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이해하지를 못하시고는 저의 뜻을 사춘기 소년의 치기 정도로 치부하시고는 묵살하셨습니다. 저는 그것이, 학문적 공헌을 통해 인류 지성을 발전시키는 것에 인생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굉장히 낙후된 지역에, 배움에 뜻이 있기는 커녕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만 갖고있는 학생들로만 가득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학문적 엄격함은 커녕 인격적으로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교사들이 일하고 있는 학교에 내버려 둠으로써, 부모된 자로서 자식의 진로탐색을 도와주기는 커녕 스스로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자식의 앞길을 막고있다고 느끼고는 굉장히 큰 충격을 받고선, 인생에 실의를 느껴서 탈선을 시도하는 등 방황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이 되는 해에, 학문에 뜻이 있다는 허세를 갖고있는 사람이,주변의 환경이 자기 자신한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실의에 빠져 허송세월 보내고 있는 것은 스스로가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 생각하고는, 제도권 밖에서 뜻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하면 이제부터는 제도권 내에서 승부를 보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하였고, 특목고에 진학을 해 보고자 하였고, 제가 문과보단 이과 성향인 것은 알고 있었기에 과학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시작하였습니다. 영재학교의 존재는 알고있었으나, 제 스스로가 수학, 과학 영재는 아니었기에 영재학교 준비를 할 생각은 미쳐 하지를 못하였습니다.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시공부를 하였는데, 그러면서 학교에서 접하지 못하는 더 넓은 세계의 수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는 충격을 받아서, 순수수학을 통해 세상에 기여를 해보겠다는 건설적인 꿈을 그 시기부터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입시공부의 수단으로서, 특목고에 진학하여, 광할한 학문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할 기회와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지위로의 신분상승을 이루고자 하는 수단으로서 수학공부에 진입하게 된 저와는 그 차원이 달리, 그저 순수하게 수학의 재미에 이끌려 학문을 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알게되면서 위화감과 자괴감을 느꼈습니다.

건설적인 노력을 절실하게 기울인 끝에 과학고에 진학하는 데 까지는 성공을 하였으나, 그곳은 제가 기대하던 곳이 아니었습니다. 광활한 학문의 세계를 자유롭게 탐험할 기회가 주어지기는 커녕, 그저 많은 양의 죽은 지식을 주입하기에 급급했고, 그 마저도 그 수업의 질은 학원가에서 잔뼈가 굵으신, 그 상당수는 PKS 급 이상의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보유하고 계신 학원강사분들의 수업의 질보다 훨씬 안 좋았고, 학생들 중 상당수는 과학고가 그런식으로 돌아간다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알고있는 부촌의 출신이었고,  존재에 대한 고민을 했던 흔적은 커녕, 공부가 계급재생산의 수단으로서 인식되는 분위기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굉장히 미성숙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에 굉장히 큰 충격을 느끼고는 학업에 대한 동기를 상실하여 또다시 방황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과학고의 공부가 학원을 통해 제공되는 선행학습의 도움 없이는 따라가기 힘들었던 것도 제가 공부에 뜻을 두지 못했던 것에 또 한가지의 이유를 제공하였습니다.  그나마 제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수학이었는데, 수학공부에서 조차도 원하던 수준의 성취를 거두지 못하자 실의에 빠지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 하였습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어떻게든 졸업은 하고 대학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부에 신경을 좀 썼는데, 다행히 조기졸업은 하였고 고2때의 경시성적이 좋았던 것, 또 학교 수학선생님의 추천서가 강력했던 것, 그리고 자기소개서를 절실하게 썻던 것 등이 잘 작용을 했는지, PKS 중 하나의 학교에 진학하는 것 까지에는 운 좋게 성공을 하였습니다.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더 넓은 세계, 천재들의 세계를 알게되고는 제가 순수수학을 하기에는 그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학문적 성장이 충분히 빠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길은 위험한 길이고 저는 그 위험과 고생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길이 없을지 고민을 좀 하던 와중에, 물리학, 수학, 컴퓨터과학 등이 한꺼번에 융합되면서 앞으로 전망이 굉장히 좋을 것이라 하는 어떤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선 굉장한 매력을 느껴서, 10년 뒤에 해당분야 연구진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서는 대학에 진학을 하여 물리학을 주전공으로 하고 수학을 복수전공으로 하면서 공부를 해왔습니다.

해당분야는 국내에서 하기가 힘든 분야이기에 일찍이 유학을 생각을 하였고, 때문에 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일찍부터 심각하게 고민을 하다가 1학년 때 카투사를 떨어졌고, 전역후 복학 전의 시간을 통하여 GRE 와 토플공부를 끝내놓고자 하는 생각에 2학년 마치고 바로 육군 입대를 하였습니다. 전역후 GRE 공부를 하였는데, 공부를 하던 중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다 끝내진 못 한 채 복학을 하였습니다. 복학후 해당분야로 유학을 나가고자 하는 준비를 꾸준히 하였는데, 해당분야로 탑스쿨을 가기에는 부족하지만 second-tier 급 학교 중 이분야 연구가 굉장히 활발한 곳 정도는 노려볼만한 background 를 만들었긴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제대로 가이드 해 줄 수 있는 advisor 를 좀 더 일찍 만나지 못하였다는 아쉬움, 그리고 영어공부를 좀 더 일찍 제대로 하지 못하였다는 아쉬움, 수학 물리 기본기를 고등학교 때 좀 더 제대로 공부하고 오지 못했다는 아쉬움.. 그런 것들을 느끼며 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이 분야에 수학적 tool 로서 쓰이는 특정 순수수학 분야에 큰 흥미를 느껴서, 중고등학생 때 품었던 순수수학자에 대한 꿈이 다시 생기는 와중에 우연히도 적지 않은 나이에 수학에 뜻을 품으시고 대학원에 진학하시는 분들을 알게 되어 영감을 받아서는, 심각한 고민을 하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입학하던 때에 생각했던 진로 계획을 크게 수정하고선 순수수학에 도전해 볼 결심을 하고, 학교 교수님께 상담을 부탁드렸는데, 이번에 바로 어플라이를 하라고 하셔서 원서 준비를 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SOP 를 작성하던 도중에.. 일상생할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큰 우울증에 빠져서... 공부를 게속하는 것에 회의가 왔습니다.

학문적 허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허세를 실현시킬 수 있을만한 환경이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을 개인적인 노력으로 극복하고자 하면서 살아 왔는데.. 그 노력조차 턱없이 부족했었다는 것에 굉장히 자괴감이 들고.. 주변환경의 역기능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전문용어로 '성인아이' 라고 불리는 증상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학에 도전을 하고자 결심을 하고 보니 저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부터 수학공부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아부으셨던 분들, 그냥 일상 생활 자체가 수학과 일치되어 있고 하루종일 수학생각만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그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무너져 내렸는데, 그 두려움 같은 것에 아랑곧하지 않고 학문을 게속하시는 대학원생 분들을 보면서 인격적인 자괴감이 듭니다..

학문적 공헌을 이루겠다는 허세,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기회가 적절히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 대한 분노,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곳으로 가겠다는, 염불보단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던 동기로 시작했던 공부, 그 과정에서 순수하게 학문을  추구하시는 분들의 세계에 대한 좌절과 위화감, 그런 걸 느끼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라져버린 충만한 인생... 경쟁에서 충분히 좋은 성취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 그런것에 휘둘리지 않고 학문을 하시는 분들에 대한 자괴감..

그런것들을 느끼면서..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청소년기에 가지지 못했던, 그리고 지금도 갖고있지 못하는 '충만한 인생' 을 먼저 구축을 하고
학문 세계에 진입하기 위한 인격적, 정신적 성숙을 먼저 거친 후에야
치열한 노력을 버텨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굉장히 친한 친구가 항상 저보고, 너는 인생이 없고 공부만 한다고, 그러면 안 된다고 조언을 해 주곤 했었는데, 저는 제가 학업적으로 굉장히 뒤쳐져 있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느끼고, 학문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마땅히 그래야 만 한다고 느끼며 그것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보니 공부도 제대로 안 되고.. 이런 악순환을 지금껏 계속 그저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시도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더 이상 이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고, 유학은 커녕.. 대학원 진학 조차도 다시 생각을 하면서.. 인생을 제대로 구축하는 걸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적인 상담을 현재 신청을 해 둔 상태인데, 집에 부모님께는 자세한 이야기는 없이 우울증이 좀 심각하다는 얘기만 드렸는데 휴학을 하고 여행을 다니라고 하십니다. 어쩌면 그래야 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작년 가을학기에 학업 로드를 감당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려서 이미 한 번 휴학을 했었습니다. 때문에 현재 이번학기를 포함하여 2학기를 빠듯하게 해야 졸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치열한 노력을 감당하기 싫어하는 사람의 푸념일지도 모르고, 이 학생이 무슨 이야기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겠다고 보이시는 분도 있을 것 같은데..
 
 비슷한 경험을 하셨던 분이 한 분은 계실 것 같습니다...

 SOP 를 작성하다보니.. 실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둘째로 치더라도, 인생을 바로 세우고, 인격적, 정서적 성숙을 제대로 이루기 전에는, 학문세계에 진입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심한 자괴감, 우울함이 들고 공부가 손에 안 잡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어떤 식으로 극복을 해야 할지..

선배님들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돌아온백수 ()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분은 여행이 도움이 될지도.
    한 일년정도 무전여행을 해보시는게 어떨지.
    도보여행도 괜찮을듯, 자전거여행 같은 것도.

  • 댓글의 댓글 holomorphic ()

    주변에서 여행을 많이 추천을 하시는데... 추천서 받을 것들의 유효기간을 생각한다면 이번에 어플라이를 해야하고 그러자면 이번학기 다음학기 빠듯하게 살아야 하고.. 그래서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댓글의 댓글 돌아온백수 ()

    지나고 보면, 그중에 중요한 일이 거의 없다는걸 알게 될거에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그 자체로 완전합니다. 뭐, 성숙하고 말고 할 이유가 없어요. 이런 얘기 안들리겠지만, 다 내려놓고, 멀리 떠나보면, 소중한 것들이 무엇인지 보이지 싶은데.....

  • 시간 ()

    피케이에스는 어느 학교란 말인가요? 에스오피는 뭘 말하나요? Statement of purpose?

    유학을 가고 싶다는 건가요?

  • 댓글의 댓글 holomorphic ()

    Postech, KAIST, SNU 중 하나를 말합니다.

    SOP 는 Statement of Purpose 맞습니다.

    유학을 준비하려 하다가, 심적으로 힘들어져서 방황중인 상황입니다.

  • 댓글의 댓글 시간 ()

    욕심을 내셨다는 얘기네요. 욕심 없이 열심히 했는데 잘 안되었으면 계속 해나가면 됩니다. 될때까지. 그런데, 하다 안되었으니 "힘이 들었다"거나 "화가 나거나", 심적으로 힘들어졌다는 것은, 욕심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욕심을 우선 내지 말고 뭐라도 해보세요. 내 분수 내에서 지금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 엔리코 ()

    학창시절 두각을 나타내거나, 주위사람으로부터 기대를 많이 받는 경우에, 성취에 대한 부담감이 우울감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학창시절, 황금같은 시기를 공부만 하다 흘려보냈다는 일종의 피해의식....  바로 그러한 피해의식 (주로 유년시절의) 피해의식 때문에 소위 성인아이라는게 생기는것입니다. 가정불화나 폭력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학업스트레스도 원인중 하나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관념적으로 만든 용어일뿐이어서, 누구나 한번쯤 겪고 흘려버리는 통과의례인 경우도 많구요.
     20대때는 어느정도의 허세나 객기, 방황, 고민 이런게 전혀 이상한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고민이라는것도  20대 때 생각이 30대와는 또다르고 조금씩 시간이 갈수록 변합니다. 그러니 현상황을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진 마시길 바랍니다. 인생이라는게 참 알다가도 모를일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정리되는 부분도 상당합니다. 대부분의 컴플렉스가 보잘것없는 것이었음을 알게되더군요.  저의 경우에는 서른즈음에 그랬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시각에서 봤을때, 과학고, pks 정도면 학습능력면에선 대단히 우수한편입니다.
    '타인과의 비교' 라는 프레임에 빠지면 끝이 없어요.ㅎㅎ

  • 엔리코 ()

    한말씀만 더 드리면, 내면을 성찰하는건 좋지만, 우울감을 느낄 정도라면 다른 쪽으로 관심을 바꾸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는 왜이럴까하고 계속 고민하다보면 자신의 결점이 더 크게 보입니다. 일종의 착시효과 같은겁니다..... 저도 여행을 추천해봅니다. (꼭 여행이 아니라도, 여유를 만끽하면서 자신만의 숨통을 틀만한 것 한둘 정도 만들어놓으시는 것도 좋습니다.)

  • 통나무 ()

    인류문명에 기여한 분들중 많은 분들이 개차반...
    대학원 들어가는데 부족한점이 있을수는 있는데 그게 인격이나 인생과는 거의 무관할텐데요.
    그냥 보통 관계에서 지킬거나 잘 지킬 정도면 되지.
    상담 예약하셨다니 잘 받으시고
    아니다 싶으면 연봉 높은데 취직해서 돈벌어 좀 노세요. 그것도 인류에 봉사하는 한 방편입니다.

  • 몽키뒤루피 ()

    솔직히 글쓴님 만큼 잘하진 못했지만 비슷한 중고등학교 시절 보내다가 성동구 공대 다니는 학생인데요, 저는 전역하고 나서 김어준을 알게 되면서 많이 변하게됐어요. <건투를 빈다>라는 책이랑 팟캐스트나 유튜브 검색하면 나오는 <색다른 상담소> 내용들 들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둘다 김어준이 한 겁니다.

  • PRC ()

    지금 고민하시는 문제라는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먼저 자전거를 어떻게 똑바로 세울까 고민하는 것 같이 보여요. 순수수학에 대한 생각도 이런 저런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 만나면서 들게 된거잖아요? 뭔가 불완전하게 느껴져도 계속 움직여가면서 길을 찾는 방법도 있는 겁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너무 여러 생각하지 마세요. 글로 치면 연애스토리도 좀 넣고 액션도 좀 넣고 불치병으로 죽는 여주인공도 넣고 그럼 삼류소설되는 거랑 똑같습니다. 단순한 주제를 군더더기 없이 명쾌하게 표현한 글처럼 그런 단순한 자기자신의 모습을 추구해야 해요. 그래야 주위에 흔들리지 않는 강렬한 자신만의 개성이 나옵니다...

  • 통나무 ()

    어제 어느분이 공부하다 책사진 비교한것을 올려놓았는데
    헤겔 법철학 비판, 이거 최근 번역이 강유원이고(이론과 실천) 예전에 번역된것이 홍영두 번역(아침) 167쪽과 109쪽, 거의 몇개 연결사 빼놓고는 같거든요. 다른 페이지를 봐도....쩝 소리가 나고.....

    학문하는데 엄격성과 추구하는바가 있어야 하겠지만, 과도하게 힘이들어가면 사는것 자체가 이상하게 뒤 틀리는것 같고, 그리고 생활이 너무 가혹해지면 나중에 괴랄하게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뭔가 일가를 이루었나 보면 다들 무슨 폐광이나 황무지 같은 모습들을 보여주는지라......미리미리 페이스 조절하세요.

  • 세아 ()

    "무엇하기 전에는 무엇할 수 없다"와 같은 명제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습니다. 학문을 하는 것과 인격적으로 성숙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인격적 성숙에 도달하는 것 자체가 성인군자가 아닌 한 불가능한데, 그러면 학문은 언제 하나요?

    학문의 세계에 발을 담그려 하는 순간부터 어느 누구라도 준비되지 못한 자신을 끊임없이 탓하게 되고 자신의 실력 없음에 지괴감을 느끼며 힘들어하게 됩니다. 보통은 해외유학 준비할 때 한 번, 그리고 박사과정 도중에 한 번, 그리고 박사학위 받을 때 쯤 또 한 번 고민합니다. 유학 준비할 때는 참 sop에 쓸 말 없고 해 놓은 것이 없어 힘들어하고, 박사과정 중에는 잘 나가는 선후배 동기들보다 못난 나를 탓하게 되고, 박사학위 받을 때 쯤에는 학위과정 중에 더 노력하지 못해 이것 밖에 못하고 학교를 떠나 거친 세상에 나가야함을 걱정하게 됩니다.

    학문 사화에서 살아남는 사람은 인격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기 보다는 저러한 스트레스를 어떻게든 이겨내는 사람입니다.

  • -_-; ()

    그냥 꿈을 다운그레이드 하시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 통나무 ()

    지난주 대학입시가 끝났는데, 주변에서 자소서들 쓰고 하느라 이러저러 검색해서 현재 자소서 쓰는것에 대해서 읽어보다 이글을 보니 결정적으로 빵구난것같은게,
    자소서 공통으로 쓰는 1,2,3번에 예전 검색되는것에는 있지만 현재는 빠진게 지적 호기심이라는게 있거든요. 지적 호기심을 중심으로 내가 그것때문에 무엇을 어떻게 공부 했느냐가 중심이 되어 서술하라인데, 이게 지적호기심을 빼면, 나 이런 노력해서 내신점수 잘나오고 이러저러 참가해서 이러저러 성과를 냈다라는 무한반복의 애기만 나오게 되거든요.
    서울대 공개된 자소서를 읽어봐도 다들 빠진것은 지적호기심이고, 물론 열심히들 해서 내신 1등급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는 잘 나와요. 대부분 연관도 잘 안되고.
    글을 보니 전형적으로 지적호기심은 거의 보이지를 않고, 주변 환경에 의해서 성적을 만들어간 케이스로 보이는데,
    자 지적호기심으로 내가 어떤 학문에 어떻게 다가가서 어떤 과정인지 플러스에
    이제 대학 졸업할때가 되면 인생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주고 어떤 의미를 만들어 갈것인가 어떤 실마리라도 있어야 될텐데, 고등학교때 내신열심히 따거나 어떤 목표한 곳에 다가가기 위해서 열심히 하게 되면 다른 발란스가 깨져버리듯, 대학때도 열심히 학점따고 거기서 원하는 수준에 다가가다 보면 또 발란스가 깨져버리죠.
    하다 안되면 말면되는데, 그게 내가 한계를 느끼면 받아들이면 되지만, 내가 아닌 주변에 의해서 만들어진 나라면 내가 정리한다고 실제로 정리되는게 아니게 되어버리죠. 내가 없이 20년 넘게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내가 생기는것도 아니고........

  • freude ()

    학문을  한다는 것하고 인격적 성숙을 연계하는 건, 관련성이  없는 것 때문에 쓸데없이 스스로를 고통 속으로 밀어넣는 겁니다. 그리고 인격적 성숙이란 것도 명확한 게 아닌 거거든요. 남을 위하는 것보다 남에게 해끼지치 않고 나를 위하는것으로 충분하니 고민말고, 그냥 내가하고 싶은 거 하세요.

  • 통나무 ()

    좀 웃음이 나오는게 과고 들어가도 별게 없죠. 제 조카가 겪었던 얘기와 동일 한얘기.
    그 풋풋하고 한참 놀 아니에 기껏 좋은 추억이라는게 수학문제 풀거나 밤늦게 기숙사에서 수다떤 얘기, 뭐 그런 정도......
    대학도 별게 없죠. 뭔가 내가 모자라게만 느끼게 만들고, 과고로 탈출을 했는데 이것도 아니고 대학이라고 들어가 봤더니, 전혀 성숙은 되지 않았고 이제 다음 더 좋은 외국대학으로 나가게 되는 순인데...
    한번 다시 본인이 쓴것 읽어보세요. 그리고 이게 우울해질 일인지, 내가 어떤 허깨비에 씌워서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그거 ㅈ ㅗ ㅅ 도 아니예에 해버리면 될일에 허망하게 매달리면서 산것은 아닌지라고 해도 한국은 현실은 그대로 돌아갑니다.

    주변 고등학교애들 입시하고 그래서 좀 살펴보니 수능에서 수학은 3문제 어려운 문제로 판결이 난다고 무슨 곡예하듯 문제들 살벌하게 풀어대고, 생물은 유저학에서 꼬고꼬고 또꼰 문제로 유전학 4문제를 위한 문제집이 또 상위권을 위해서 만들어지고, 화학은 시간내에 엿먹이게 계산을 꼬고 또 꼬고.... 가만 보다 이 지 ㄹ ㅏ ㄹ을 왜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런데 물리는 배울곳도 없어요. 다들 배울려면 대한민국 어디를 가든 사교육에서 일단 처리를 하고 나서 뭐 자기가 뭐한듯 써때기는 하지만요.
    수학하고 물리하고 의심나서 다시 보게 된게 이게 그렇게 배우기 어려운것인지....일단 부담 줄인다고 빼는 경우도 많은데 좀 덜 힘들게 내면 될일은 이게 포함되면 무슨 귀신이 붙은 것처럼 괴상망칙하게....좀 적당히 하고 놀게 하고 좀 한다하면 알아서 더 깊게 공부할수 있게 뭔가를 만들어놓던지.....

    공부도 전단계가 잘 갖추어져야 잘 나가듯, 인생이라는게 자 잘 살아보자 한다고 그냥 잘 살아지는것도 아니고, 주변 관계나 세상을 보는 눈이나 전부 알게 모르게 배웠어야 하는것인데... 말처럼 쉽지 않고 이것도 배워야 될때 몸에 배지 않으면 평생 잘 안되는것 같더군요. 남의 옷입으것처럼 행동이 거북스럽니죠.

    예전 김용옥이 포항공대인가 얘기할때 박태준한테 그 앞에서 총장인지 뭔지 차렷하고 있는것보고 학문에 대한 리스펙트는 개뿔...뭐 이런 얘기한적이 있는데, 한국에서 학문 어쩌고 얘기가 어떤 맥락에서 벌어질지 한국사회도 좀 파악을 더해야 본인 주변에 가졌던 생각이 조금이라도 교정이 될것 같은데요. 어딜 가도 별게 없잖아요. 고생은 개고생은 하는데.......

  • 김부장 ()

    * [인격적 성숙]
      남과 나를 볼 수 있고,배려하며 발란스를 맞출줄 아는 삶을 살아갈때 성숙되가는 것 입니다 .
      가족관계나 현실 제도 등등 현사회의 문화를 수긍하고 이해하며 받아드리는 것도 성숙에 속하겠지요 .

      < 내일을 살아본 사람은 없습니다 >
      오늘 하루 주어진 일에 만족하며 , 성실히 임할 때에 행복할 수 있으며 좋은 길이 열릴 겁니다 .

      < 숨이 코에 붙은 것이 인생입니다 >
      나 자신을 포장하는 것도 거창한 꿈과 포부 또는 가치관의 실현도,
      나 자신(인생)의 본질을 파악하고 인정할 수 있다면,
      운명에 순응하는 겸손하면서도 성숙한 삶을 살 수 있지않을까 생각됩니다 .
     
      <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면서 ... !

  • 준쭌 ()

    글이 지금 건강상태를 대변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쉽다, 힘들다, 이해하지 못한다 등의 말이 있는거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가 커서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고,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쪽으로 치우치시는 것 같아요.
    참.. 어쩔 수 없는 것도 있죠. 인생이란게 항상 그런 고군분투의 싸움이니.

    일단 좀 생각을 비우시는게 필요한 것 같아요. 여행도 좋고, 영화도 좋고,
    생각을 아예 비워버릴 수 있는 수단을 만드시는게 좋은 것 같아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정신이 약해지면 몸에서 발현이 되잖아요?
    지금 그 수준으로 와있는 것 같아서 사실 글 읽으면서 그 기운이 저한테 느껴질 정도로
    꽤 정신적으로 취약해져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저같은 경우는 운동을 하면 땀도 흘리고 해서 괜찮아 지더라구요.
    본인 관리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인생은 마라톤이니.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도 자신을 관리하기 위해 취미생활을 합니다.
    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유시민 의원님도 세상에는 풀지 못하는 문제들의 연속이다 하면서
    자신이 풀지 못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과감히 잊어버리신다고 합니다.
    한국 최고의 지성인이다라는 말도 하는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러닝이나 농구를 즐겨 했구요.
    인생에서 긍정성은 정말 중요한거예요.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오랜 독백을 정신적으로 아주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하고 있어요.
    내면적 성찰을 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 시간을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세상에서 안되는건 없다라고 하지만, 사실 정말 위험한거라고 생각해요.
    점점 하다보면 나의 한계를 알게되고, 성공이란게 운이 필요하다는걸 알게되거든요.
    그리고 지식에 한계가 없다라는 것도 세상이 얼마나 불완전하고
    나 자신도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 알게되면 점점 그 실체를 알게되죠.
    신념을 지키시고 하시는건 좋은데 주변 이야기도 듣고 세상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들 얘기도
    들으면서 거기서 배움을 얻으려고 해보세요.
    본인 생각에만 치우져져 있진 않을까 좀 우려되네요.

    무엇보다 성숙한 인격은, 인간관계에서 만들어집니다.
    상대에게 투영되는 나의 모습에서 자존감이 생기고 존재감이 만들어지죠.
    이건 금방 되는게 아니예요. 누군가를 보고 배우고, 작은 행동으로 습관을 만들면서
    장기간 내 성격에 변화를 줘야하는거라서 순서를 먼저둬야하는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공부하시면서도 사람들에게 배풀고 좋은 사람이 되보도록 노력하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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