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접근하는 수학

글쓴이
남영우
등록일
2016-10-13 22:50
조회
9,6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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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건
몇 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무리없는 방법을 고르는게 좋습니다.
목표가 전공수학을 이해하고, 논문을 읽는 것으로 놓으면 당장은 어렵습니다. 수학논문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 수학과 석사졸업 수준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이건 수학을 전공한 학부생도 쉽지 않습니다. 어지간한 재능이 아니고서는 독학으로 전공을 마스터 하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제대로 하려면 괜찮은 대학의 수학과로 진학해야 합니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는 수학적 기술을 마스터 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일부 전공 입문분야 중 비교적 접근용이한 것을 선택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대학 1학년때 배우는 미적분학을 상당부분 안다고 가정하면,
선형대수학(쉬운 것), 미분방정식, 정수론 정도가 해당되고, 벡터 미적분학이나 조금 도전적으로 복소함수론을 선택하여 교재를 차근차근 읽으면서 마스터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독학용으로 미분기하학이나 위상수학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이때, 책의 분량이 상당하고, 읽으면서 무슨 내용을 보고 있는지 인내력을 가지고 꾸준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취미로 접근하는 수학공부라면 전공자에 가까운 진지함과 노력이 있을 때, 재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공업수학책의 챕터를 분야별로 별도의 수학책으로 읽는다고 보면 됩니다. 꾸준하게 시간을 내서 거의 매일 최소 몇 달이상 공부해야 조금씩이라도 진전이 됩니다.

이 방법 말고, 정말 취미로 접근하고 싶다면 교양서적을 읽으면서 공부할 수학 분야를 천천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교양서는 상당히 많은데,

중고생을 위한 학습서 수준의 교양서부터 거의 수학과를 졸업해야 알 수 있는 개념들을 나름(?) 쉽게 풀어낸 책 까지 다양 합니다. 어쨌거나 읽어서 어느 정도 이해되고, 그런 부분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수학내용이 들어있는 책을 찾으면 됩니다.

예를 들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를 주제로 책을 고른다면, 가장 잘 알려진 책이 사이먼 싱이 지은 책이지만, 실제 수학의 접근성이나 내용을 차근차근 이해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의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70906812
수학홀릭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 유키 히로시

의 책이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읽고나서 정수론에 흥미가 생겨서 기초부터 보고 싶다면,

https://www.amazon.com/Friendly-Introduction-Number-Theory-4th/dp/0321816196
A friendly introduction to number theory
를 주문해서 보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의 introduction to number theory 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의 간극은 대학교 1학년 학생과 대학교수 사이의 실력차 만큼 또는 그 이상의 간극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은 접근 가능한 것으로 출발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이 방식은 이른바 내적 동기부여를 가지고 공부를 시작하기 때문에, 그러한 동기부여가 잘 되어 있으면 정말로 평생취미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일단 그 정도의 수학교양서를 찾아서 부담없이 많이 읽어봐야 합니다. 동네 도서관부터 교보문고까지 어디서든 수학교양서 읽는 취미를 가지고, 급하지 않게 시작하면 됩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주제가 있으면 그 자리에서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면, 질문도 막연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돈 있으면 수양교양서 읽고, 사고 꾸준히 접하는 것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교양서도 수준이 천차만별입니다. 예를 들어 "이안 스튜어트"가 저자인 일부 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려워서 접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준입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프랙탈을 다룬 수학 교양서부터 Julia set까지 보고, 동기부여가 되면 기본 바탕이 되는 복소함수론부터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식은 원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공부의 폭을 넓혀가는 방식입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그리고, 취미는 프로수학자 수준에서 필요한 고도의 집중력보다 일반적인 집중력 + 꾸준함이 더 큰 미덕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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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R&D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회사원입니다.
> 취미를 찾다가 예전부터 관심있던 수학을 공부하고자 했는데요
> 뭐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고민되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수준은 전공 수학을 이해하고 논문도 보고 난제들을 이해하고
> 푸는 시도를 할 수 있는 정도 입니다.
> 공대를 나와서 미적분학과 공학수학정도는 배웠는데
> 그것도 오래되서 다시 공부해야 할 수준입니다
> 교양수학책을 재미로 보면서 올림피아드 문제들을 풀어보고
> 그 다음에 전공수학 책을 들어가면 될까요?
> 수학과 분들이나 졸업하신 분들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
 >

  • 세라수맛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른 집중력이 필요한 취미(피아노, RC등)을 가지고 있지만, 도움이 많이 되는 안내서를 읽은 느낌입니다.

  • 뚱마라치 ()

    꼭 수학 분야에 한정할 것이 아니라 공부에 취미를 둔다는게 막연해서 어쩌지 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가이드 라인이 될 것 같네요.

  • 공학인 ()

    이렇게 자세히 답변 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동기부여 방법, 좀 큰 장벽을 느끼겠지만 저한테는 저방법이 적합할 거 같습니다. 너무 큰욕심을 가지지 않고 과정을 즐기면서 취미생활을 해봐야겠네요. 수학은 그만큼 충분히 매력있는 학문이니까요. 감사합니다.

  • 통나무 ()

    어제 알라딘 중고서적에 갔다가 유기화학에 맥머리가 생물학적 접근으로 일반적인 유기화학에서 화학과를 위해서 넣은 부분은 좀 빼고 생물쪽 예시를 중심으로 만든 책을 봤는데, 수학책중에도 생물학을 위해서 따로 편집해서 필요한것을 모아서 만든 책도 있죠.

    문과쪽도 수학을 점점 더 필요로 하고,
    미적분학이나 계산에 필요한 수학을 넘어서 사고력을 확장하거나 더 심도있는 이해를 이해서 수학이 필요하다면, 아니 단지 수학이 아니라 현재 융합이니 뭐니 하는게 이러저러한 학문들이 걸칠수밖에 없어보이는데 그 연결되는 지점이나 타분야 사람들이 인접분야에 빨리 읽고 이해할려면 결국 교양서적이 아니라 전문적인 책들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위에 유기화학책은 외국은 책팔아도 충분히 수익이 되니까 이러저러한 책들도 많고 위에 유기화학책 수익은 공익재단에 기부한다는 책머리에 얘기도 있는데.
    한국 상황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와 걸쳐있어서 다양한 분야를 알고 있는 학자들을 선정해서,
    그냥 전통적인 교과서가 아니라 이분야에서 저분야에 관심이 있을때 건너가는 법이나,
    초심자가 우리분야 알려고 할때 수학이나 이러저러 장벽이 있다면 이러한것은 우리는 당연히 안다고 가정하지만 니들은 모를테니 자이런것은 이런것이고 하는것을 정해서
    상세한 메뉴얼처럼 만들어서 전자서적으로 뿌려놓으면 볼사람은 참조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천억 때려박아서 500개 정도 주제로 만든다고 하고 2억씩 주고 1년 연구년식으로 준다음에 제대로 쓰라고 한다면....물론 공상입니다.

  • 댓글의 댓글 세아 ()

    돈 주고 쓰라고 하면 나중에 아무도 보지 않을 쓰레기 교재들이나 넘쳐날 겁니다. 하고 싶은 사람들이 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는 역할을 해야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수학자 층이 두텁지 못해 하고 싶은 사람이 많지도 않고 멍석을 깔아줄 의지조차 없는 연구재단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해결될 겁니다. 예를 들어 생명수학 연구하는 분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으니 머잖은 미래에 생명수학 교재가 하나 탄생할 겁니다. 지금도 서울대에서 만든 자체 교재가 있습니다만.요즘은 산업수학이 붐이기 때문에 머잖은 미래에 관련 교재들이 나오기 시작할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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